[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대우에스티가 독자적인 전문기업 전환을 추진했음에도 여전히
대우건설(047040) 의존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매출 약 80%가 대우건설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외부 시장 공략이 성과를 보이지만, 매출 구조 변화에 제한적인 만큼 자립 경영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대우에스티의 PC(Precast Concrete) 전문 첨단 생산 시설 (사진=대우에스티)
특수 관계자 매출 98.5%가 대우건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우에스티의 특수관계자 매출은 총 2677억원이다. 전체 매출 3361억원의 79.66%를 차지한다.
특수 관계자 중 대우건설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대우건설은 전체 특수 관계자 매출 98.5%(2638억원)를 차지한다. 또 다른 특수관계자인 중흥토건·건설 매출은 각각 14억원, 9억원에 그쳤다. 나머지는 리츠(REITs) 등 계열사 거래가 대부분이었다.
대우건설의 존재감은 자금 흐름에서도 뚜렷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에스티의 대우건설 관련 매출채권은 275억원, 미청구공사는 234억원이다. 중흥토건(미청구공사 4억원), 중흥건설(미청구공사 2억원)과의 거래 규모를 크게 웃돈다. 장기차입금 450억원도 대우건설에서 조달했다. 영업뿐 아니라 공사대금 회수와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대우건설 비중이 압도적이다.
대우건설 비중이 압도적인 것은 대우에스티의 사업 모델과 무관하지 않다. 대우에스티는 철골,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부동산 서비스 등 전문 공정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대우건설이 수행하는 주택·플랜트·복합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다.
주요 계약 내역을 보면 대우에스티의 사업 기반은 여전히 대우건설 프로젝트에 무게가 실려 있다. 부산 범일동 주상복합 철골공사와 과천 G-TOWN 개발사업 철골공사, 대구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 본철골, 해운대 우동 주상복합, 리비아 즈위티나 발전 프로젝트 등 대우건설이 시공하거나 수행하는 현장이 주요 계약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프로젝트는 주택과 플랜트, 복합개발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대우에스티의 핵심 매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PC·OSC 키우는 대우에스티…외부 수주·중흥 시너지 '시험대'
대우에스티는 최근 특수관계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철골과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모듈러를 중심으로 한 사업 구조 재편 택했다. 회사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외부 물량 확대와 자립경영 기반 마련을 주요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라멘조 공동주택 기술과 더블월 공법, 자동화 설비 구축 등 기술 경쟁력 강화 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PC는 콘크리트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이다. 기둥과 보, 슬래브, 벽체 등을 표준화된 규격으로 생산해 설치하는 방식이다. 기존 현장 타설보다 공기를 단축하고 균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인력 의존도 역시 낮출 수 있다.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등 대우에스티 특수관계자들도 해당 사업을 주목한다. 중흥그룹은 주택과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등 반복형 사업에서 공기와 원가, 품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확보할 수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2032년까지 OSC(탈현장건설)를 적용할 수 있는 비중 중 전체 골조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적용 부위를 아파트 옥탑에서 출입구·주차장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로드맵 달성에 용이하다. 해당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대우에스티는 PC사업을 위시해 외부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당 사업을 통해 다른 건설사와의 협업을 확대 중이다. 대우건설과 중흥그룹 내부 물량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는 만큼, 외부 고객 확보에 집중한다.
해당 사업 수익성 확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PC 부문은 지난해 5억 18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회사가 PC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신규 수주 확대와 생산 효율 개선이 수익성 확보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철골 부문 역시 대우에스티 자립경영의 한 축이다. 회사는 해외 철골시장과 플랜트 분야 진출을 추진 중이다. 손실을 기록한 PC부문과 달리 해당 사업 부문은 지난해 12억 1000만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대형 건설사 위주 수주 또한 성공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 철골공사, 포스코이앤씨의 음성천연가스발전소 철골 제작·납품,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S-OIL 샤힌 프로젝트 철골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대우에스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회사는 관계사 중심의 매출 구조를 넘어 자립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철골과 PC를 중심으로 대외 수주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 건설경기 침체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계열사 매출 비중이 높아진 측면은 있지만, 철골 부문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다수의 협력사로 등록돼 있고, 고난도 플랜트와 일반건축 분야의 외부 프로젝트도 꾸준히 수주하며 시장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PC 사업도 2022년 공장 전환 이후 공동주택 현장 등을 수행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더블월(Double-Wall) 지하외벽 공법을 앞세워 대외 수주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검증된 기술력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대우건설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고 건설시장 전반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춘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흥그룹 편입 효과가 거래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점은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중흥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지 4년여가 지난 만큼 조직 통합은 상당 부분 이뤄졌지만, 계열사 간 공사 물량과 협력 체계를 단기간에 재편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향후 중흥그룹 내부 프로젝트에서 역할을 얼마나 넓혀갈 수 있을지도 계열 시너지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