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루트, 콜옵션 절반이 최대주주 측으로…CB의 수상한 구조
CB 콜옵션, 최대주주·특수관계인에 집중
무상 이전 논란에 지배력 강화 의혹
공개 2026-07-07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02일 18:4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에이루트(096690)가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콜옵션 상당 부분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배정되면서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콜옵션이 사실상 무상으로 양도됐고 인수인도 재무가 불투명한 영세 법인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상감자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잇따르면서 기존 소액주주의 주식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키우고 있다.
 
(사진=에이루트 홈페이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대상 '콜옵션 행사자 지정' 몰아주기

 

2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루트는 지난 5월20일 1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 목적은 운영자금(30억원)과 채무상환자금(70억원) 마련이다. 전환가액은 7802원으로 전환청구 가능 기간은 내년 6월부터다. 세 차례의 정정 공시를 거쳐 사채 권면총액은 78억5000만원으로 조정됐고, 전환가액은 5783원으로 낮아졌다.
 
주목할 점은 이후 CB 콜옵션 행사자 지정 공시다. 에이루트는 지난달 23일 발행 예정 금액을 확정 짓고 대금을 납입한 직후인 24일, 전체 CB 금액 중 32.12%에 해당하는 물량을 대상으로 콜옵션 행사자 총 16명(개인 및 법인)을 콜옵션 행사자로 지정했다. 이들은 인수인으로부터 CB를 사갈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게 된다.
 
에이루트는 콜옵션 행사자 선정 경위에 대해 <IB토마토>에 "사업과 그에 부속되는 경영 목적 달성을 안정적으로 영위하기 위하여 이사회에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콜옵션 행사자 지정에 따라 이번 CB 발행 목적이 공시에 기재한 사업 강화보다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높이기 위함이 아니냐는 물음이 나온다. 콜옵션 행사자에 배정된 CB 권면금액 총합계에서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에게 배정된 금액은 전체 약 54%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채 발행 후 1개월이 지난 시점인 오는 7월23일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행사자별로는 최대주주 최정임이 6억26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올에이엠(대표 최정임)·대표이사 서문동군·글로불스(대표 서문동군)·이대성(최정임의 친인척 및 에이루트 회장)이 총 7억4500만원 규모의 콜옵션을 양도받았다. 다올에이엠과 글로불스는 각 법인 대표가 에이루트 최대주주와 대표이사인 점을 고려할 때 각자의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해당 법인들을 콜옵션 행사자로 지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CB 인수인으로 지정된 법인들(크립토그로스1호·크리스티앙픽·큐리어스홀딩스) 역시 재무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는 영세 법인이라는 것도 CB 발행 배경에 의문을 남긴다. 크리스티앙픽은 에코글로우가 현물출자해 투자자문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라는 것 외에는 정보를 찾을 수 없었고, 큐리어스홀딩스 역시 사모펀드운용사(PEF) 큐리어스파트너스의 지분을 보유한 경영컨설팅 기업이라는 점 외에는 재무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콜옵션 지정 대가(양도금액)가 모두 '-'인 점 또한 눈길을 끈다. 즉, 회사가 최대주주 등을 콜옵션 행사자로 지정한 것에 대해 별도의 현금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후 콜옵션 약정 시 권면금액의 2% 옵션 프리미엄과 실제 행사 시 매매대금의 확정수익률 4%만 내면 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24년 최대주주에게 무상이나 헐값으로 CB를 넘긴 것이 아닌지 알 수 있도록 정당한 대가 수수 여부 또는 지급 금액 등에 대한 공시를 의무화했다. CB가 대주주의 손쉬운 지분 늘리기 용도로 악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이번 에이루트의 경우 향후 주가가 전환가액을 넘으면 지분 확대와 투자 수익 등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콜옵션을 양도 대가 없이 받은 것이므로, 콜옵션이 가진 잠재적 이익을 무상으로 이전 받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회사가 콜옵션을 직접 행사해 CB를 소각하거나 대가를 받고 제3자에게 매각했다면 그 이익은 회사에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면, 이는 이사회가 기존 주주 전체보다 특수관계인의 이익을 더 우선시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최대주주 지분율은 가파른 상승…소액주주는 '소외'
 
문제는 소액주주들의 주식 가치 희석이다. 에이루트는 올해 3월 말 기준 18억원에 달하는 결손금 해소를 위해 지난 3월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감자 비율은 무려 83.33%에 이른다.
 
지난달는 사업 운영자금 확보를 명목으로 각각 20억원과 3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 건은 최대주주 최정임을 대상으로, 다른 한 건은 넥스트2호조합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무상감자부터 유상증자, CB 발행 모두 이사회 결의일 당일 감사가 참여하지 않았고, 유상증자와 CB는 사외이사마저 전원 불참했다.
 
소액주주들이 잇따른 감자와 증자로 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동안 최대주주를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은 계속 올라갔다.
 
이번 전환사채 매수선택권을 확보함으로써 최정임의 지분율은 올해 1월 기준 7.94%에서 6월 10.62%로 상승했다. 최정임을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의 전체 지분율은 같은 기간 17.25%에서 23.76%로 올랐다. 만일 이번 콜옵션 한도만큼 CB 전환까지 이뤄진다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은 약 30% 수준까지 상승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리픽싱으로 전환가액이 추가 하향될 경우 확보 가능한 주식 수가 늘어나 최대주주 측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이번 CB 구조가 회사의 자금 조달을 위한 것인지, 최대주주 측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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