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마르는 돈줄…1년 만에 현금창출력 10분의 1토막
2년 연속 FCF 적자 기록…영업현금으로 유형자산 취득 감당 못해
14년 만에 영업현금 1조원 이하…제품 등 재고 급증에 유동성 발목
공개 2023-03-31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9일 18: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LG화학(051910)의 현금흐름이 악화일로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현금창출력에 빨간불이 켜진 데다 잉여현금흐름(FCF)도 2년째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출한 현금만으로 고정자산 투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여기에 LG화학은 향후 대규모 투자까지 앞두고 있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창출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56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5조5098억원으로 집계된 전년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조원 이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급감에도 불구하고 흑자는 유지했지만, 문제는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라는 점이다. 
 
실제 LG화학은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으로 8조4062억원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기업의 현금창출력으로 평가받는 잉여현금흐름은 8조원 가까이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유형자산 투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영업활동현금으로 유형자산 등 투자를 감당하고 돈이 남아야 정상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LG화학 여수 석유화학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은 지난해뿐 아니라 이미 2021년부터 2년 연속 FCF가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지난 2021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조5098억원을 기록했지만, 그해 유형자산 취득으로 5조7736억원을 사용하면서 FCF가 적자를 기록했다.
 
실제 LG화학은 지난해 유형자산 중 기계장치 3조293억원, 건물 1조7416억원 등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 8조9645억원의 ‘건설중인 자산’을 보유중이다. 이는 2021년보다 2조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건설중인 자산이랑 유형자산을 건설하는 과정에 투입된 모든 경비를 말하고, 건설이 완료된 이후 실제 유형자산으로 대체된다. 지난해 6조5160억원이 건설중인 자산에서 실제 유형자산으로 대체됐다.
 
문제는 LG화학의 신규 투자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철저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당면한 문제를 극복해 나간다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고, 2030년 매출 30조원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 8조4979억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7조4504억원의 매출채권을 가지고 있어 당장 자금 마련이 어려운 상태는 아니다. 지난해 ‘비지배지분에 의한 자본납입(13조6601억원)이 이뤄지면서 자금력은 크게 강화된 상태다.
 
다만, 재고자산이 크게 늘어난 점은 향후 LG화학 현금 창출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0년 말 5조34497억원이던 재고자산은 2021년 말 8조2835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 말 11조8806억원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매출 성장폭보다 재고자산 증가폭이 더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매출(51조8649억원)은 전년(42조5993억원)보다 21.75% 늘었지만, 재고자산은 같은 기간 42.42%나 증가하면서 매출 증가율의 2배를 기록했다. 여기에 재고자산 대부분이 제품 상태로 남아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2021년 말 4조4819억원(장부가액 기준 )을 기록했던 ‘제품 및 반제품’ 재고금액이 지난해 말 52.90% 상승한 6조853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LG화학은 자산 효율화 등을 통해 투자금 등 자금 조달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형자산 107억원, 공동기업투자자산 168억원을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한 상태다. 이는 유형자산 53억원을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던 2021년 말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LG화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대부분 차입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라며 “또한 현금 창출 능력 강화를 위해 자산효율화도 중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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