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북미 성장에 증설 우려 덜었지만…재고 리스크 부각
북미 성장세에 서탄공장 증설 명분 확보
실적·현금흐름 개선에도 재고·원가 부담 여전
공개 2026-06-16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2일 09: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경동나비엔(009450)의 서탄공장 증설 우려를 북미 시장이 덜어냈다. 지난해 생산능력 확대에도 생산실적이 주춤하며 투자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올해 1분기에는 북미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함께 나타났다. 다만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이 급증한 데다 원가율까지 오르면서 증설 효과를 실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남았다.
 

경동나비엔 서탄공장. (사진=경동나비엔)
 
증설 마무리 수순…북미 성장세가 투자 명분 뒷받침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지난 10일 '서탄공장 부품동·사출동 건립 및 열교환기동 증축공사 관련 신규시설투자' 공시를 정정하고 투자금액을 기존 1012억원에서 1043억원으로 변경했다. 정정 사유는 '도급계약 정산 합의에 따른 투자내역 수정'이다. 자기자본 대비 투자 비중도 17.31%에서 17.84%로 커졌다. 다만 증가 규모는 전체 투자금액의 3% 수준에 그쳐 사업 계획 자체가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번 공시는 서탄공장 증설 사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경동나비엔은 2028년까지 약 4300억원을 투입해 서탄공장 생산부지를 기존 4만평에서 10만평 규모로 확대한다. 투자의 핵심 목적은 종속회사인 경동에버런과 경동폴리움의 주요 공정을 서탄공장으로 통합해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관건은 늘어난 생산능력을 실제 수요가 뒷받침할 수 있느냐다. 지난해에는 생산능력이 증가한 반면 실제 생산실적은 감소했다. 재고자산도 늘어나면서 투자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이 같은 우려를 완화한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253억원으로 전년 동기 3652억원 대비 16.47%(601억원) 증가했다. 특히 북미 매출은 2142억원에서 2576억원으로 20.24%(434억원) 늘어나며 전체 성장세를 웃돌았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60.56%로 전년 동기(58.66%)보다 1.9%p 커졌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생산량 기준으로는 직접적인 증설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생산·물류 효율성 제고와 수직계열화 시너지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됐지만 남은 과제는 재고와 원가 리스크
 
현금창출력도 개선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1분기 431억원에서 올해 1분기 701억원으로 62.69%(270억원) 급증했다. 제조업체의 대규모 설비투자 국면에서는 매출 성장보다 현금흐름을 더 중요한 지표로 평가한다. 판매 확대 과정에서 재고자산이나 매출채권이 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현금흐름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회사는 매출 성장과 현금창출력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투자 부담을 일정 부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 또한 개선됐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394억원 대비 61.75%(244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77억원에서 580억원으로 53.83%(203억원) 확대됐다. 영업이익률 역시 10.8%에서 15.0%로 4.2%p 올랐다.
 
다만 지난해 시장이 주목했던 재고 부담은 여전하다. 올해 1분기 재고자산은 4251억원으로 작년 말(4198억원) 보다 소폭(53억원) 증가했지만,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은 작년 말 169억원에서 302억원으로 78.55%(133억원) 늘어났다. 재고의 질적 부담은 확대된 셈이다. 특히 완제품을 중심으로 충당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판매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고 총량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요 대비 재고 소화 속도 측면에서는 부담 요인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원가 부담도 과제로 떠올랐다. 올해 1분기 매출원가율은 56.57%로 전년 동기 55.33% 대비 1.27%p 상승했다. 이는 수입 원자재 가격 인상과 신제품 출시 확대에 따른 제품 믹스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쳐서다.
 
원가율을 낮추며 서탄공장 1차 증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확대된 설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북미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세도 향후 회사의 투자 성공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IB토마토>에 "2028년까지 에코허브 증설 투자가 진행되는 만큼 현재 높은 공장 가동률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입 원자재 가격 인상과 신제품 출시 확대에 따른 제품 믹스 변화 등이 원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지만 판관비 절감으로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원가율 역시 추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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