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증권사 회사채 담은 운용사들…상생인가 이해상충인가
수요예측 흥행 물량 안정적 확보 차원
일부 개별민평 대비 높은 금리 편입도
이해상충 방지 위한 공시 투명성 과제
공개 2026-07-08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06일 17:0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올해 1분기 계열 증권사가 주관하거나 인수한 회사채를 잇달아 펀드에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신용등급이 높고 수요예측에서도 흥행한 우량 채권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자산 확보와 발행 지원 성격이 함께 읽힌다. 다만 일부 채권은 시장금리보다 높은 조건으로 발행됐거나 모집액을 채우지 못한 사례도 포함돼 우량채라는 명분만으로 계열 거래의 적정성과 공시 투명성 논란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6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산운용사들의 관계인수인 거래 채권 공시는 총 52건으로 집계됐다. 회사별 공시 건수는 ▲한국투자신탁운용 16건 ▲케이비자산운용 13건 ▲키움투자자산운용 7건 ▲엔에이치아문디자산운용 5건 순이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30.8%)과 케이비자산운용(25.0%)의 공시 건수가 전체의 55.8%의 비중을 차지했다.
 
편입 채권 대다수 '신용등급 우량'…일부 조건별 편입 유연성도 보여
 
계열 운용사들이 참여한 관계인수인 거래 상위 종목은 금융채 등 유동성이 풍부한 우량 크레딧 중심으로 구성됐다. 편입 채권 대부분은 우수한 신용등급을 확보한 종목이었다.
 
KB증권(AA+)을 비롯해 한화투자증권(003530)(AA-), 한국항공우주(047810)(AA-), CJ(001040)(AA-), 교보증권(030610)(AA-), HD현대오일뱅크(AA-) 등은 AA급 이상 신용등급을 보유했다. 이외 채권도 A등급 이상 종목이 주를 이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종목별 수요예측 경쟁률은 한화투자증권30-2가 12.13대 1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한국항공우주산업30-2(12:1), 한화투자증권30-3(11.50대 1), CJ160(7.80대 1) 등 견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신용등급이 우량 채권의 물량을 계열 운용사들이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일부 채권은 개별 민평 대비 높은 금리로 발행된 뒤 계열 운용사 펀드에 편입됐다. 연합자산관리41-1은 결정스프레드가 개별 민평 대비 4bp 높게 형성됐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해당 채권을 총 발행금액의 14.29% 비중으로 매수했다. KB자산운용이 매입한 연합자산관리41-2 역시 개별 민평 대비 6bp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으며, KB자산운용은 총 발행금액의 12.50%를 편입했다.
 
개별 민평 대비 금리가 15bp 높게 책정된 한국중부발전75 채권도 KB자산운용이 발행금액의 10%를 매수했다. 미래에셋증권82-2는 개별 민평 대비 9bp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고, KB자산운용이 8.33%의 매수 비중을 가져갔다. HD현대오일뱅크132-1도 개별 민평 대비 5bp 높은 금리로 발행됐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발행금액의 11.76%를 매입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물량을 책임진 사례 또한 눈길을 끈다. KB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30-2, 한화투자증권30-3를 인수해 각각 발행 물량의 22.86%, 22.22%를 소화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에도 'KB증권49-1'를 전체 발행량 중 16.67%를 매수하며 적지 않은 비중을 나타냈다.
 
운용업계 "철저한 컴플라이언스 준수…운용 규모 대비 극히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관계인수인거래 시 철저한 컴플라이언스 준수와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KB증권은 채권 주관 실적 상위권 회사로 대부분의 회사채 인수에 참여하고 있어 관계인수인 거래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법령에 따라 차상위등급 이상 채권에 대해 30% 한도 내에서 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수요예측 전 철저한 사전 확인과 검토를 거쳐 법령 위반 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운용사들이 매입한 물량도 전체 운용 규모와 비교하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 역시 <IB토마토>에 "관계인수인이 인수한 채권을 매수할 때는 준법감시인의 사전 확인을 거쳐 신용등급, 발행금액 대비 매수 비중, 분산투자 한도 등을 집중 검토한다"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채권 전체 운용 규모가 약 35조 정도로 계열사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가 계열 증권사가 참여한 채권을 매입하는 것 자체는 현행 규제상 위법이 아니다. 다만 실제 편입 과정에서 동일 신용등급이나 유사 조건의 다른 채권과 비교해 어떤 기준으로 해당 종목을 선택했는지는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 시장 일각에서 개별 채권의 매수 비중 공시를 넘어 내부 심사 기준과 이해상충 검토 여부를 더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본시장법 85조 불건전 영업행위 금지 규정에서 85조 제2호에서 자기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관계 인수인이 인수한 증권을 집합 투자 재산으로 매수하는 행위 이게 금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거래 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범위 내에서 허용될 수 있다 "며 "금융투자업 규정에서 이해관계 이해 상충 우려가 없는 경우 관계인수인과 거래했을 경우 금융투자협회에 위임을 해 분기별로 협회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