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손해율 가정 도입되나…보험사 CSM 줄어든다
비교 가능성 제고 차원에서 '계리적 가정' 보수적 조정 전망
CSM 미실현이익 감소 영향…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 증가
공개 2025-11-2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5일 11:0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 손해율 가정의 통일성을 높이는 실무표준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정에 대한 재정비로 보험사 간 비교 가능성을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그동안 흐름처럼 보수적인 조정이 예상되는데, 이 경우 보험사 장래 미실현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는 장기보험 손익에서 마이너스(-)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신규위험률 5년 가정·비실손 갱신담보 관련 손해율 조정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율 실무표준안 관련해 ‘신규위험률’ 5년 이내의 손해율 가정 설정이 논의 중이다. 
 
위험률은 보험사가 보험부채(보유계약)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미래현금흐름을 추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다. 보험사는 보험계약이 초장기이기 때문에 현금 유입과 유출에 격차가 있고, 이를 적정하게 추정하는 중요하다. 이를 위해 위험률이나 해약률, 보험료, 사업비율 등과 같은 ‘계리적 가정’을 사용한다.
 

(사진=연합뉴스)
 
개별 보험사는 자사의 경험통계에 기반해 경과 기간별로 위험률을 산출하고 있다. 위험 담보는 사망부터 생존, 일반손해보험 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여기에 다시 연령, 성별, 직업, 흡연유무 등을 고려한다.
 
보험부채 결산에 적용하는 최적의 위험률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예정위험률에 손해율 가정을 반영해야 한다. 손해율은 보험사에 들어오는 보험료 대비 빠져나가는 보험금을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이에 대한 가정이 가장 밑바탕에 깔려 있는 셈이다.
 
이번 실무표준안에서 논의하고 있는 신규위험률 5년 가정은 새로운 계약의 향후 5년 손해율 형성에 대한 것이다. 기본적인 방향성은 현재 보험사 설정보다 더욱 보수적으로 잡는 것으로 거론된다.
 
비실손의료보험(비실손) 갱신 담보의 목표손해율 설정도 논의되고 있다. 실손보험이 아닌 보장성보험 등에서 질병, 입원, 간병 등 담보별 손해율 처리 방법에 관한 것이다.
 
갱신 조정은 통상 개별 보험사의 경험통계를 활용해 위험손해율을 먼저 추정하고, 그 이후 특정한 기간에 대해 목표손해율로 수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목표손해율을 변경하면 그에 맞춰 보험료 요율이나 보험금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달라진다.
 
이 외에도 실무 표준화 관련 여러 가지 이슈가 다뤄지고 있는데, 내용이 광범위한 것으로 언급된다. 실무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보험사가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확정적인 문서가 나온 상태는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하반기 적용 전망…“CSM 낮추는 요인 될 것”
 
손해율 실무표준안 마련은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계리적 가정 사용이 너무 자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랐다. 손해율 가정을 낙관적으로 혹은 보수적으로 잡으면 비교 가능성이 떨어져 재무지표에 대한 신뢰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여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왔다. 손해율 실무표준안이 연장선이자 추가 조치다. 보험사 실제 적용과 실행 시점은 내년 하반기 정도로 거론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융당국의 지속된 입장 중 하나는 처음부터 손해율을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기조”라면서 “이러한 방향에서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해율 가정이 더욱 보수적으로 조정되는 만큼 CSM 하방 압력은 불가피하다. 보험부채 항목에는 규모가 가장 큰 최선추정부채(BEL)와 장래 미실현이익인 CSM, 위험조정(RA) 등이 있다. 위험률 가정이 변경되면 미래현금흐름도 영향을 받아 보험부채에 변동이 나타나는데, BEL이 늘어나고 그만큼 CSM이 줄어들 수 있다.
 
CSM은 장기보험 손익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큰 뼈대다. CSM에서 일정 부분을 매분기 상각하면서 보험손익 기초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CSM이 감소하면 보험사의 장기적인 수익성도 저하되는 셈이다.
 
단기적으로는 장기보험 손익 항목에서 손실부담계약관련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미래에 손실이 예상되는 보험계약으로 CSM이 없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기본적으로는 CSM 잔액이 감소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적용하는 시점에서는 일회성 요인 손실로 손실부담계약관련비용이 증가하는 방향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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