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흑전에도 현금은 악화…광주중앙공원 '암초' 돌파 관건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 342억 '흑자 전환'
에너지사업 진출·주택사업 확대에…무차입에서 순차입 2900억원
2.1조 광주중앙공원 시공권 확보 여부, 향후 영업실적·재무부담 완화 '핵심'
공개 2023-12-13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6: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최근 한양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광주중앙공원 개발사업의 수복 여부가 향후 영업실적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흑자를 회복하며 준수한 실적을 내고 있는 반면, 그간 신사업 진출로 재무부담이 더해진 상황에서 실적 상승과 재무건전성 개선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가 절실한 시점이다.
  
주택부문 원가관리로 흑자전환…사업 확대로 현금은 악화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7842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2022년 3분기 누적 7465억원)은 소폭 증가했고, 지난해 영업적자(-68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한양은 2020년 이후 2022년(영업손실 114억원)을 제외하곤 매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해 왔다. 다만, 지난해에는 황금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동북아 LNG허브터미널 기초공사 등 채산성이 양호한 종속기업으로부터 수주받은 공사수익이 실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영업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올 들어 매출의 80.8%를 차지하는 국내 건축·주택 사업장에서 잇따라 도급액 증액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가부담도 소폭 완화됐다. 특히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건자재 가격 상승에 많은 건설사들이 원가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한양은 올해 3분기 88.8%의 원가율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민간, 계열사 발주 공사로부터의 매출 비중이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올해 9월 말 기준 주택사업의 분양률이 96.8%에 달하고, 자체사업 비중이 25.5%로 리스크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사업 확대로 현금흐름은 악화된 모습이다. 한양은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광양그린에너지(지분 80%), 동북아 LNG 허브터미널(지분 100%) 등 에너지사업 관련 지분에 약 2300억원을 출자했다. 또한 계열사 차입금 대위변제, 주택공급 확대 과정에서 운전자금, 대여금 관련 지출이 이어지면서 2020년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682억원으로 ‘무차입’을 유지했지만, 올해 9월 말 291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83.2%에서 136.0%로, 차입금의존도도 20.1%에서 29.5%로 각각 증가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에너지사업 출자와 주택사업 확대 과정에서 증가한 재무부담은 준공 주택현장들의 공사대금 회수에 따라 내년부터 점차 축소될 것”이라면서 “다만 특수관계자에 대한 대여금 2302억원 등 계열에 대한 금융지원을 지속하는 가운데 예정 사업장 관련 사업비 대여, LNG 터미널 사업 관련 지분투자 등 추가적 자금소요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진흙탕’된 광주중앙공원 개발사업…사업 향방은 어디로?
 
한양은 지난 2020년 1월 우빈산업(25%), 케이엔지스틸(K&G스틸·24%), 파크엠(21%)과 함께 광주광역시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특례사업 추진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을 설립했다. 한양도 SPC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고, 이 사업의 시공을 맡기로 했었다. SPC 설립 과정에서 한양은 우빈산업에 출자금 49억원을 대여했고, 주주간 특별 약정을 체결했다. 우빈산업이 약정을 위반할 시 대여금 10배와 원리금, 주식 전부를 손해배상한다는 조건이 골자였다.
 
지난 5일 광주광역시에서 개최한 한양의 기자설명회 모습.(사진=한양)
 
이 사업은 광주 서구 금호·화정·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 및 비공원시설을 짓는 것으로,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 지상 28층, 39개 동, 총 2772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광주시에서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고 감리자 지정까지 마쳐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총사업비만 2조1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2021년 4월 롯데건설이 우빈산업과 중앙공원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우빈산업이 K&G스틸의 지분 24%를 위임 받아 주주권을 행사했고, 지난해 K&G스틸 지분에 콜옵션을 행사해 총 49% 지분을 확보했다. 그리고 롯데건설은 올해 10월 근질권을 행사, 우빈산업의 지분을 가져왔다. 이에 따라 SPC 주주 지분율은 한양(30%), 롯데건설(29.5%), 파크엠(21%), 허브자산운용(19.5%)으로 재편됐다.
 
이같은 상황에 한양은 지난 5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시행사인 SPC의 무단 주주 구성원 변경에 대해 광주시의 부작위로 공모사업의 취지가 무너졌다”며 “‘제2의 백현동 사건’으로 변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SPC의 무단 주주 구성원 변경에 대해 광주광역시의 ‘부작위’로 공모사업의 취지가 무너졌다며 광주시에 부작위 위법 소송을 제기하고,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등으로 고소할 계획임을 밝혔다.
 
올해 9월 말 한양의 수주 계약잔고는 3조9433억원으로 약 5년치 매출을 확보해뒀다. 올 들어 양호한 원가관리로 수익성을 확보한 상황에서 착공을 앞둔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사업 수주는 향후 영업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그간 에너지사업 등 추진에 소요된 현금도 채워넣을 수 있는 기회다. 한양이 이 사업의 시공권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한양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롯데건설로부터 시공권을 찾아오는 목적의 소송이 아닌, ‘사업의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광주광역시와의 법적 다툼도 예정돼 있는 만큼, 사업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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