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뮤이앤씨, '잘 나가는' SK에코플랜트 지분 매각한 까닭
더블유에이치홀딩스에 74만6500주 양도…지분율 2.11% 559억원 규모
9월말 차입금의존도 65%, 344억 차입금 상환시 50%로 감소
올해 고무적 영업성과 시현…3년만 '흑자' 기대
공개 2023-12-05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17:5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중견건설사 까뮤이앤씨(013700)가 지분율 2%가 넘는 SK에코플랜트의 비상장주식을 모두 처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2년간 실적 악화로 경영이 어려워졌지만, 올 들어 실적이 반등하고 있는데다 주식 매각으로 수백억원의 차익까지 거두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까뮤이앤씨가 시공한 화성통합폐수처리장 건설현장 모습.(사진=까뮤이앤씨)
 
비상장주식 거래로 3년만 260억 차익…“전액 차입금 상환”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까뮤이앤씨는 지난 29일 SK에코플랜트의 비상장주식 74만6500주를 더블유에이치홀딩스에 559억원에 양도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주식의 양도는 이날 이뤄졌다.
 
까뮤이앤씨는 지난 2020년 12월30일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의 주식 74만6500주를 299억원에 취득한 바 있다. 올해 9월 말 까뮤이앤씨가 보유하고 있던 SK에코플랜트 지분은 2.11%였다. 회사는 더블유에이치홀딩스에 SK에코플랜트 주식을 양도하면서 약 2년 11개월 만에 260억여원의 차익을 거두게 됐다.
 
까뮤이앤씨는 장외주식시장인 K-OTC를 통해 주식을 매도한 것이 아닌 타 법인에게 양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더블유에이치홀딩스와 펀드를 조성해 양도 대금 559억원 중 215억원을 다시 더블유에이치홀딩스에 대여했다. 대여기간은 2024년 11월30일까지이고, 이율은 연 10.0%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본 건 금전대여는 대여 상대의 주식 취득에 필요한 일부자금 용도로 1년 내 회수 예정”이라며 “SK에코플랜트 주식을 담보로 하는 유가증권신탁 등 2순위 우선수익권을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까뮤이앤씨가 더블유에이치홀딩스에 SK에코플랜트 주식을 직접 양도한 배경은 ‘주가 혼란 방지’와 ‘매도 가격 방어’로 꼽힌다. 실제 K-OTC에 따르면 이날 SK에코플랜트의 주가는 6만55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7월 8만5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10월 7만원대, 11월 6만원대로 주가가 떨어졌다. 까뮤이앤씨는 주당 7만5000원에 주식을 양도했다.
 
까뮤이앤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비상장주식의 특성상 SK에코플랜트와 같은 기업의 지분 2%에 달하는 주식을 K-OTC 상에서 매도한다면 주가에 큰 혼란을 줬을 것”이라면서 “또한 현재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각할 수 있었기에 이번 주식 양도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주식 양도로 획득한 559억원 중 더블유에이치홀딩스에 대여한 215억원을 제외한 약 344억원을 대부분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고, 일부는 매입채무를 상환해 유동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2년간의 경영악화…올해 반등 ‘기대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별도 기준 까뮤이앤씨의 단기차입금 잔액은 346억원, 장기차입금 잔액은 294억원이다. 사채는 없다. 현재 회사의 부채비율은 172%로 적정 수준이지만, 차입금의존도는 65%로 재무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번 주식 양도를 통해 즉시 얻게 된 344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면 까뮤이앤씨의 차입금의존도는 50%로 약 15%포인트나 감소할 전망이다.
 
  
까뮤이앤씨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2021년 별도 기준 매출 1636억원, 영업손실 30억원을, 2022년에는 매출 1951억원, 영업손실 15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각각 15억원, 20억원씩 지출됐다. 이자보상배율도 2021년 –2에서 지난해 –7.9로 악화되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할 수 없는 처지였다.
 
지난해 8월 강원 양양군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로 올해 1월3일부터 3월18일까지 2개월 이상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47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9월 말 18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또한 단기차입금 역시 지난해 말 218억원에서 올 9월 말 346억원으로 128억원 증가했다.
 
올 들어 회사의 실적은 크게 반등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1974억원으로 지난 한 해 매출을 뛰어넘었고, 영업이익은 6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이자보상배율도 올 들어 2.9로 완화됐다.
 
지난해 금리 인상과 미분양 리스크 등 부동산 시장의 악화를 감안해 공사비 미회수분을 일부 충당금으로 잡으면서 손실이 확대됐지만, 올해부터 추가적인 비용 부담 없이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까뮤이앤씨는 올해 초 매출 273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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