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연이은 논란에 고객의 신뢰를 잃으며 추락하고 있는 임블리의 남편회사 부건FNC가 계속되는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건FNC는 지난해 투자 유치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 결과, 부건FNC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6383%까지 오르며 재무상태에 '빨간불'이 켜졌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건FNC는 지난해 국내 4대회계법인 중 한 곳을 주관사로 선정해 투자 유치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명품카피, 곰팡이 호박즙과 부작용 화장품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며 매각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는 '곰팡이 호박즙' '명품 카피' '고객 대응 미흡' 등으로 잇따른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기 앞서 사과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2010년 1월 설립한 부건FNC는 인터넷 쇼핑몰 '임블리'와 '멋남(슬랙스 런던)'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의류와 화장품을 제조·판매 중인 회사다. 이 회사는 인스타그램 스타인 '임블리' 임지현 전 상무의 인기에 힘입어 성장해왔다
2013년 27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4년 475억원, 2016년 722억원까지 늘었다.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익의 질도 우수했다. 2014년, 2015년, 2016년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1.3%에 이르렀다. 2017년 잠시 삐끗하긴 했지만, 2018년 매출액이 970억원까지 재차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100억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019년 부건FNC는 곰팡이 호박즙과 부작용 화장품 논란 등을 겪으며 이미지가 실추됐다. 연이은 악재로 인해 부건FNC의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부건FNC의 매출액은 45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6%감소했다. 또한 132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됐다.
재무상태는 2017년 이후 악화일로다. 고양시 일산동구와 안성시 공도읍에 위치한 자산을 236억원에 매입하며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이후 지난해 421억원의 자산을 또 한 번 매입하며 현금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 488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쉽게 말해 회사에서 현금이 488억원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지난해 투자를 받거나 2018년과 같은 실적을 냈다면 빚을 서서히 갚아나가며 사세를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은 기대와 달랐고 투자 유치는 실패했다. 그 결과, 2019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6368%, 차입금의존도는 82.9%에 이르렀다. 차입금의존도가 82.9%란 의미는 자산의 80% 이상의 자금을 빌려서 매입했다는 것이다.
박도휘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이상일 경우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부채비율 400% 이상 기업은 고위험 기업으로 분류돼 금융권을 통한 자금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추후 기업들은 악순환에 접어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부건FNC의 매각 과정도 역시 삐거덕거렸다. 매각 전 초기에는 지난 2018년 프랑스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6000억원에 인수한 '스타일난다'와 비교됐다. 하지만, 부건FNC가 연이은 악재를 맞으며 이미지가 크게 추락해 사실상 인수 의사가 있는 기업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의류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의 한 관계자는 "임블리 케이스는 오너리스크의 전형적인 예"라면서 "오너의 방만한 경영으로 회사 평판이 크게 뒤집힐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SNS가 워낙 활성화돼있어 소문이 급속도로 퍼진다"면서 "발 없는 말이 천리간다는 말을 격언으로 삼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