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전자, '현금 없는 M&A'의 부메랑…차입·이자 부담 커졌다
주가 상승으로 몸값 뛴 BW, M&A 재원으로 활용
이자보상배율 1배 밑돌아…8월 BW 잔금도 변수
공개 2026-07-1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14일 11: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코스닥 상장사 성호전자(043260)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선 지 1년여 만에 재무 부담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주가 상승으로 가치가 커진 자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대금 지급과 투자자 유치에 활용해 외형을 빠르게 넓혔지만, 이 과정에서 불어난 차입금과 이자비용이 기존 사업의 이익창출력을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성호전자 본사 (사진=성호전자)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호전자는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단기차입금 한도를 350억원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단기차입금 총액은 기존 1971억원에서 2321억원으로 확대됐다.
 
성호전자의 연결 기준 단기차입금은 2024년 말 1099억원에서 지난해 말 1686억원으로 53.4% 증가했다. 올해 3월 말에는 1971억원까지 늘었고 이번 증액을 반영하면 2024년 말보다 1222억원 증가한 2321억원에 달한다. 1년여 만에 두 배를 넘어선 규모다.
 
반면 자체 현금창출력은 약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억원에 그쳤고 올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 162억원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활동에서 201억원이 유입되는 동안 투자활동에서는 894억원이 빠져나갔다. 외부 조달과 메자닌으로 M&A 규모를 키웠지만, 인수기업에서 유입되는 현금이 자금 소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가 상승으로 몸값 뛴 BW…'현금 없는 M&A'의 재원
 
성호전자는 최대주주 서룡전자와 함께 최근 1년여 동안 반도체 장비와 핀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4468억원 규모의 M&A를 추진했다. ADS테크 인수에 약 2728억원, 핑거(163730) 경영권 인수와 연계된 투자에 약 1100억원, 인티맥스 인수에 약 640억원이 투입됐거나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서룡전자와 박성재 대표 등 특수관계인의 성호전자 지분은 총 55.16%다.
 
이 과정에서 성호전자는 보유 중이던 제14회 BW를 현금 대신 적극 활용했다. ADS테크 인수에는 약 1500억원의 인수금융이 동원됐고, 이후 성호전자는 인수목적회사 어매이징홀딩스의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우선주 658억원어치를 넘겨받으면서 대금을 현금이 아닌 자기 BW로 지급했다.
 
해당 BW의 원금은 26억50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이 1600원대인 상황에서 성호전자 주가가 장중 5만9600원까지 오르자 BW에 붙은 신주인수권 가치가 크게 뛰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성호전자의 주가는 동전주를 맴돌았지만,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한 ADS테크를 인수하면서 급격히 요동친 것이다. 결국 원금 26억5000만원짜리 BW가 공정거치 평가에 의해 주당 4만2000원인 658억원으로 평가되면서 수백억원의 현금을 대신했다.
 
인티맥스 인수에도 같은 방식이 활용됐다. 성호전자의 자회사로 편입된 ADS테크는 인티맥스 지분 87.77%를 59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고, 같은 날 성호전자는 인티맥스 매도인 측에 보유 중인 제14회 BW를 총 595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ADS테크가 지급한 인수대금이 성호전자 BW 매입대금으로 다시 유입되도록 거래를 맞춘 구조다.
 
지난 6월 이뤄진 바른창호 거래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성호전자는 에이비즈파트너스가 보유한 바른창호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넘겨받는 대신 제14회 BW 일부를 지급하면서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에이비즈파트너스 측에 총 81억6000만원 규모의 14회차 BW를 대용 납입하는 방식으로 딜을 성사시킨 것이다. 당시 BW의 잠재 주식가치는 주당 4만4000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성호전자 주가는 최근 2만원 이하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이자보상배율 1배 밑으로…8월 BW 잔금 316억원 '첫 고비'
 
문제는 M&A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이자비용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성호전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5억원 안팎인 반면 이자비용은 106억원에 달했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 상황에 진입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은 32억371만원, 이자비용은 32억2784만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에 그쳤다.
 
외형상 차입금의존도는 2024년 말 44.3%에서 지난해 말 35.6%로 낮아졌다. 그러나 이는 인수기업의 자산이 연결 재무제표에 편입되고, 인수자금 일부를 은행 차입이 아닌 CB·BW로 조달한 영향이 함께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단기차입금은 같은 기간 1099억원에서 1686억원으로 53.4% 증가했고, 올해 3월 말에는 1971억원까지 불어났다. 여기에 최근 350억원의 추가 차입 한도를 확보하면서 단기차입금 규모는 2321억원으로 확대됐다. 차입금의존도는 낮아졌지만 실제 자금조달 구조는 단기화됐고, 이자와 차환 부담은 오히려 커진 셈이다.
 
성호전자가 ADS테크, 인티맥스, 바른창호 등을 인수하면서 발행한 메자닌 규모도 약 1100억원에 달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가능성에 따른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가가 당시 계약 단가 대비 반토막 나면서다.
 
특히 주가 하락으로 인해 남은 인수 잔금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11일에는 ADS테크의 인티맥스 지분 인수 잔금과 성호전자의 제14회 BW 2차 처분이 동시에 예정돼 있다. ADS테크가 인티맥스 기존 주주들에게 약 316억원의 잔금을 지급하면, 해당 주주들은 같은 날 같은 규모로 성호전자의 BW를 인수하는 구조다.
 
그러나 인티맥스 기존 주주들 입장에선 최근 성호전자 주가가 반토막이 나면서, 당초 계획된 높은 가격으로 BW를 전량 인수하는 것을 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티맥스 주주들이 현재 주가로는 성호전자 BW를 인수할 수 없다고 버틸 경우, ADS테크는 약속된 인티맥스 지분 인수 잔금 316억원을 고스란히 자체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이에 성호전자는 최근 인수한 계열사 핑거의 현금을 동원, 사실상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핑거는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약 17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지난달부터 이번달 초까지 성호전자 주식 50억원어치를 장내에서 매입했고, 추가로 50억원을 더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성호전자 측에 단기차입금 확대 배경과 BW 잔금 지급 가능성, 핑거의 성호전자 주식 매입 목적 등을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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