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포용적금융 기조 전환에 맞춰 카드업계의 중금리대출 취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에 대출자산 중심이었던 카드론 대신 민간 중금리대출과 사잇돌대출 등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중금리대출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는 취급 확대 여력이 있다. 다만 금리 수준과 차주 특성을 고려하면 수익성이나 건전성 측면에서는 하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IB토마토>는 카드업계의 중금리대출 현황과 향후 취급 전망, 재무적 영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카드업계가 중금리대출 취급을 확대해도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대체 자산인 카드론보다 금리가 낮아서다. 게다가 조달금리가 상승 추세라 비용 측면에서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보증부 대출인 사잇돌대출과 달리 민간 중금리대출은 카드론과 차주 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아 건전성 부담도 높다.
(사진=연합뉴스)
카드론보다 낮은 대출금리…수익성 개선은 '제한적'
13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선보일 사잇돌대출 상품의 금리 범위는 8%~12% 정도다.
서울보증보험(031210)과 보험료 요율 협상 후 구체적인 금리 수준이 결정되는데, 포용금융 상품인 만큼 더 낮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중금리대출 상품 금리는 그동안 카드사가 빠르게 늘려왔던 카드론 대비 낮다. 여신전문금융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카드론 대출금리(운영가격)는 지난달 기준 신용점수 801점~900점대가 ▲현대카드 13.17% ▲우리카드 12.89% ▲하나카드 12.79% ▲KB국민카드 12.36% ▲신한카드 11.99% ▲
삼성카드(029780) 11.89% ▲롯데카드 11.59% ▲비씨카드 11.17% 등으로 나온다.
신용점수 구간이 더 낮은 701점~800점, 601점~700점, 501점~600점 등으로 갈수록 금리가 더 높아진다. 금리가 가장 높은 카드사 기준 ▲701점~800점 15.65% ▲601점~700점 17.82% ▲501점~600점 19.5% 등으로 확인된다.
카드업계서는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제한에 따라 카드론 취급을 줄여나가는 대신 중금리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더 낮은 상품으로 자산을 키워야 하는 셈이다. 운용수익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카드론 대신’이라는 조건이 붙은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도 수익성을 크게 기대하는 사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포용금융에 따라 출시하게 되는 중금리대출 상품은 수익을 보고 하는 영역은 아니다"라면서 "상생금융 차원에서 금융사가 동참하는 성격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하반기 금리상승으로 조달 부담 증가…건전성 관리도 '불확실'
올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비롯해 전반적인 금리 레벨이 올라간다는 점은 중금리대출 운영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카드업계는 조달금리(민간채권평가의 카드채 3년물 평균금리)가 이미 4%대를 넘어선 상태다. 카드사별 범위가 4.19%~4.56%다.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비용 압박이 커진다. 결국 중금리대출 운용은 수익이나 비용 양방향 측면에서 모두 저하 우려가 있는 셈이다.
카드업계의 카드대출 실적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규제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었다. NICE신용평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카드론의 경우 수익이 지난해 5조3003억원이었으며 올 1분기는 1조3067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는 전년도 동기(1조3230억원) 대비 증가 흐름이 꺾였다.
카드론을 비롯한 카드대출 부문은 카드사 전체 수익 구조에서 카드결제(가맹점수수료)보다 영향력이 더 커졌기 때문에 대출성 실적이 감소할 경우 신용카드사 수익성에 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건전성(연체율) 관리도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잇돌대출은 보증부 신용대출이지만 나머지 민간 중금리대출은 카드론과 같이 차주 부담이 커서다. 카드론이나 중금리대출 모두 중·저신용자가 주요 수요층이지만, 카드론은 중금리대출보다 신용점수가 더 위 단계인 900점 초과 구간이 있다.
카드업계서는 지난해 9월 신용사면 시행이나 10월 배드뱅크 설립 등 정부의 부실차주 구제정책 영향으로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더 커진 바 있는데, 중금리대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카드론 안에서도 고신용자와 중·저신용자가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때 중금리대출 차주와 연체율 부담 측면에서 크게 차이가 없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잇돌대출은 리스크가 적겠지만 민간 중금리대출이 일반 카드론보다 안정적이라고 하기는 애매하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