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송혜림 기자]
대신증권(003540)이 두 차례에 걸쳐 1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단기 차입금 차환과 자기자본 확충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상환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를 통해 초대형 기업금융(IB) 인가 요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포석이다. 특히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낮은 대신증권 입장에서는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 희석 없이 자본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영구채 발행의 이점으로 꼽힌다. 다만 5년 뒤 스텝업 조항이 적용되면 이자 부담이 커지는 구조여서 콜옵션 시점에 맞춘 차환 재원 마련이 향후 과제로 남는다.
(사진=대신증권 홈페이지)
영구채로 자본확충부터 지분 희석 방지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두 차례 연달아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30년 이상으로 길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회사가 이자 지급을 연기하거나 조기상환(콜옵션) 여부를 선택할 수 있어 상환 의무가 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대신증권이 지난 6월 발행한 3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은 700억원 규모로, 이자율은 5.5%이며 만기는 30년이다. 7월 초 발행한 4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역시 700억원 규모로, 이자율 5.2%에 만기는 3회차와 동일하다. 두 채권 모두 발행 목적은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상환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381억원 규모다.
대신증권은 초대형 기업금융(IB) 도약을 위해 자기자본을 적극적으로 확충해왔다. 지난 2024년 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된 후, 지난해 16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두 차례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3850억원 규모)을 통해 총 5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 덕에 지난해 말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며 초대형 IB 요건을 충족했다. 초대형 IB 인가는 오는 2028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 역시 이 연장선으로 추정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대신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4조947억원 규모다. 이번 3·4회차 신종자본증권 발행액을 더하면 단순 합산 기준 자기자본은 4조2347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초대형 IB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최근 2개 사업연도 결산일 기준 자기자본 요건을 연속 충족해야 한다.
아울러 대신증권의 영구채 발행은 넓게 보면 지분 희석도 피할 수 있단 점에서 이점이 크다. 올해 3월 말 기준 대신증권의 최대주주 양홍석 및 특수관계인들의 의결권 있는 지분은 16.81%(922만9635주)다. 전년(15.99%) 대비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최대주주 양홍석 회장 개인 지분도 10.1%에 불과하다.
대신증권이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했다면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이기에 지분 희석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낮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이 증자 이후 더 하락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잔재하는 것이다. 다만 영구채에는 의결권이 없어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키지 않으면서도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크진 않지만, 향후 추가 자본확충에 있어서도 지분 방어에 유리할 영구채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대신증권은 <IB토마토>에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을 하는데 이번 영구채 발행도 그중 일부"라면서 "이번 발행은 소규모 건이어서 따로 목표나 의도를 가지고 진행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텝업에 따른 이자 비용은 관건
다만 영구채 역시 실질적으로 갚아야 할 빚이란 점에서 완전히 상환 부담을 털어낸 건 아니다. 대신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비용은 2조2989억원으로 전년보다 111.7% 늘었다. 매출 대비 영업비용 비율은 무려 95.7%에 이른다. 상당 부분은 공정가치 측정 금융상품 관련 손실이 차지하고 있다. 이자비용도 전년 대비 14.2% 늘어난 1856억원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순이익 1455억원을 400억원가량 웃돈다.
여기에 이번에 발행한 3·4회차 영구채의 연간 이자비용은 각각 38억5000만원, 36억4000만원이다. 분기별로 단순히 나눠보면 총 18억7250만원이 추가로 든다. 영구채가 가진 '스텝업(Step-up)' 조건도 무시할 수 없다. 3회차와 4회차 모두 발행일로부터 매 5년째 되는 날부터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합한 뒤 연 2% 이율이 추가로 붙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자 규모가 불어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기업이 스텝업 조항이 실현되기 전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는 게 암묵적인 관행처럼 여겨진다. 영구채 특성상 단기적인 자금 조달에는 부담이 적지만 결국 만기 도래 전엔 차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다행히 대신증권의 실적 성장세는 가파르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4014억원으로 전년(1조1247억원) 대비 113.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영업비용으로 상당히 깎이긴 했지만 10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2% 증가했다. 다만 최근 실적은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되며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가 늘어난 덕이 크다. 향후 증시 상승세가 꺾이면 이자 부담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해 비용 관리는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은 <IB토마토>에 "이번 영구채는 발행 규모도 작기 때문에 저희 재무나 이익 대비해서 부담되는 수준은 아직 아니다"라면서 "다른 건의 이자 등 자금 조달 비용은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