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미 투자 등으로 무차입 경영이 끝난
휴스틸(005010)이 소진된 현금 곳간을 채우기 위한 채비를 마무리했다. 휴스틸은 올해 1분기 중 미국 현지 공장 투자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율 수출 관세 장벽에 줄어든 매출 반등과 함께 재무 개선도 함께 꾀한다는 방침이다. 강관업계는 석유용 강관 시장의 부진을 돌파할 수 있는 카드로 미국 LNG 개발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대미 투자가 끝난 만큼 휴스틸은 미국 현지 공장을 통해 미국 LNG용 강관 매출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석유용 강관(사진=휴스틸)
투자 확대에 유동성 매년 감소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스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888억원이었는데, 이는 직전연도 말(1243억원) 대비 28.6%가량 감소한 수치다.
유동성이 크게 줄어든 원인은 업황 악화와 투자 확대가 함께 엮여서다. 2022년 글로벌 LNG 투자 확대에 힘입어 휴스틸은 강관 호황을 맞았다. 당시 회사에 쌓인 현금성 자산은 2665억원까지 불어났다. 업황이 좋았던 덕분에 유상증자(670억원)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휴스틸은 축적한 자금을 국내 공장 확장(신사업 진출 투자) 및 미국 공장 신설(생산량 증대 투자)에 썼다. 당시 대미 강관 수출 시장은 쿼터(물량제한)에 묶여 수출이 제한되던 때였다. 현지 생산으로 쿼터제를 돌파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강관 업계에서 미국 현지 공장은 관세 등 무역장벽을 넘을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졌고, 국내 주요 강관사들이 미 현지 생산 공장 건설에 앞장섰다. 당시 휴스틸이 계획한 투자 규모는 3000억원(국내 및 해외 투자 총합) 수준에 달한다.
다만, 강관 호황이 빠르게 식은 까닭에 영업현금흐름을 이용한 투자 자금 충당은 어려웠다. 2022년 2063억원이 유입됐던 회사의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 2024년 425억원이 유입되는 데 그쳤고, 지난해 3분기는 251억원이 유출되며 반전됐다. 반면 회사의 CAPEX(자본적 지출)은 2023~2024년까지 1000억원 이상 유지됐다.
이에 지난해 휴스틸은 외부 자금에 일부 기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회사의 순단기차입금(단기차입금 증가액에서 상환액을 뺀 금액)은 467억원으로 직전연도 3분기(-142억원)에서 양수 전환했다. 이에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던 회사의 현금 사정도 지난해 3분기 회사의 순차입금은 731억원으로 24년 말(-93억원)에서 커졌다.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은 28.9%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차입금 증가에 체감 이자 부담은 부채비율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이자 비용은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 회사 누적 영업이익(83억원) 대비 금융비용에 잡힌 이자비용(17억원) 비중은 20%에 달한다.
표면상 이자 외 실제 이자부담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회계원칙상 공장 등 영업 목적에 따른 유형자산 투자는 이자비용을 자본으로 상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이자 비용을 지불하지만, 회계처리는 비용이 아닌 유형자산(건설중인 자산)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것이다. 휴스틸은 지난해 3분기까지 28억원의 이자 비용을 자본으로 처리했다.
지난해 국내 투자 마무리에 이어 오는 3월 미국 투자도 일단락되며 자금 지출 규모도 줄어들 예정이다. 다음으로 소진된 유동성을 채워 넣기 위해 매출 반등을 적극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는 강관 수요 다수가 몰린 북미 지역에서의 행보가 중요할 것이라 분석한다.
부진한 석유 강관 업황…LNG 기대감 커져
업계에서는 미국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알래스카 LNG 가스 개발 사업에는 1300km에 가스 운송관 건설도 포함돼 있다. 사업 기간도 10년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어 장기간 강관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강관업체는 LNG사업에 강관을 공급하는 입장이라 사업에 대한 리스크도 적다.
휴스틸은 오는 3월 미국 현지 공장 투자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사업 진행 단계에 맞춰 강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LNG사업자로 선정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관 건설에 필요한 철강을 공급하고, LNG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강관사들에 대한 주문 가능성이 예상되며,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량 등을 고려했을 때 LNG 사업 수요를 여러 업체들이 분산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기존 주력 사업인 석유용 강관 수요는 부진한 상태다. 낮은 유가에 석유 인프라 투자가 부진하고, 50%에 달하는 철강 대미수출 관세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휴스틸 미국 판매법인(휴스틸 USA) 매출은 24년 3분기 3760억원에서 1년 사이 2636억원으로 1000억원가량 줄었다. 기존 주력 사업이 부진한 탓에 회사의 수주잔고량도 지난해 3분기 17만톤에서 1년 새 15만톤으로 감소했다.
휴스틸 측은 <IB토마토>에 “아직 미국 LNG 개발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출 증가 등에 대한 예측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사업 내용 등을 봤을 때 강관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