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준하 기자] 올해 영업이익 전환에 성공한 핀테크 기업
핑거(163730)가 우수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토큰증권(STO)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관련 사업을 추진해 온 핑거에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인건비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낮은 시스템 통합(SI) 위주의 사업 구조를 탈피하려 하는 상황에서 관련 법안이 시행될 내년 초부터는 STO 관련 수요가 증가해 핑거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진=핑거 홈페이지 갈무리)
기술력·재무안정성 입증한 핑거, SI 중심 구조에서 SaaS 전환 모색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핑거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연간 5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금융 IT 시장 전반의 불황 속에서 프로젝트 취소와 수주 경쟁 심화, 신사업 개발비 투입 등으로 플랫폼 사업 매출이 위축됐지만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흑자 전환을 했지만 사업 구조가 안정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핑거의 매출 구조는 인적자원을 투입해 고객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SI 사업이 76%를 차지한다.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지만, 인건비 비중이 높아 외형 성장이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도 지난해까지 감소 추세였다.
구조적 제약을 인식한 핑거는 사업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핑거는 지난해부터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매출 확대를 위해 인력을 추가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SI와 달리, SaaS는 고객 수 증가에도 추가 비용 부담이 크지 않아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장기 성장 전략의 축을 반복 매출 사업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전략의 토대가 되는 기술 경쟁력은 이미 확보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스크래핑 기술 ‘BIG’은 금융권에서 기술적 해자를 구축한 사례다. 모바일뱅킹 앱을 개발하는 데 활용되는 프레임워크 ‘오케스트라’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파로스’ 등 서비스도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체질 전환을 뒷받침할 재무 여력도 충분하다. 3분기 기준 핑거의 유동비율은 285%로 단기 지급능력이 우수하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26억원으로 전체 유동자산의 54%를 차지하며 단기투자자산을 포함하면 약 292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42%, 순차입금비율은 0%로 무차입 경영 상태를 유지 중이다. 향후 SaaS 인프라 확장과 신규 사업 투자에서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STO 제도화 첫발…내년 초 사업 탄력받을까
핑거는 SaaS 전략을 블록체인 영역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사업권을 확보한 뒤 자체 블록체인 솔루션 ‘F-Chain’을 기반으로 분산신원증명(DID), 대체불가토큰(NFT), 영속토큰(SBT) 기능을 결합한 ‘F-BaaS’를 개발했다. 고객사는 별도의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이나 운영 부담 없이 STO 관련 기능을 구독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STO SaaS 모델이 정착하면 핑거가 추진 중인 사업 체질 개선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STO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지목돼 온 것은 제도적 불확실성이었다. 블록체인이 법적 장부로 인정되지 않고 비정형 자산의 장외거래가 허용되지 않아 STO는 제도권 금융에서 발행·유통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15일 STO를 장외거래중개업자를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기업의 STO 발행을 허용하는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국면이 전환됐다. 해당 개정안은 공포 1년 후인 내년 1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도 공백으로 사업화에 제약을 받아온 STO 사업도 수익성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인 사업 가시성에 변수가 남아 있다. 14일 STO 유통의 핵심 인프라인 장외거래소 사업자 선정이 공정성 논란으로 지연되면서 STO 시장 개화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다만 법안 통과로 제도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중장기 성장 경로는 보다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핑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몇 년 동안 미뤄지던 법안들이 통과되면서 STO 시장이 제도권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발행부터 유통, 청산까지 아우르는 올인원 플랫폼을 만들어둔 만큼 향후 핑거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준하 기자 jha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