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불안정한 항공우주사업…지상방산이 적자 메울까
GTF 엔진 사업 수익성보다 점유율 확대 전략
2030년까지 항공우주 사업 손실 지속 전망
지상방산 수익성이 항공우주 손실 메워
공개 2024-02-27 17:34:5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17:3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이하 한화에어로)가 지상방산사업으로 2030년까지 항공우주사업 적자를 메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에어로는 항공 우주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미국 프랫앤휘트니(P&W)사 GTF 엔진 사업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P&W사와 수익을 공유하는  RSP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손익분기점 달성 시기를 2030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30년까지 지상 방산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주가 이뤄져야 항공우주 사업의 적자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익보다 점유율 우선’ 항공우주 사업
 
27일 한화에어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화에어로의 항공우주 사업 부문 매출액은 4284억원, 영업손실은 253억원을 기록했다. 253억원의 영업손실 중 RSP 사업 손실은 전체 손실의 87.7%인 22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항공우주 사업의 영업이익은 3억원에 불과했다.
 
항공우주사업의 수익성이 낮은 원인으로 RSP 사업에 따른 손실이 지목된다. 수익과 손실을 지분율에 따라 공유하는 RSP 방식 특성상 한화에어로는 항공우주 사업에서 낮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GTF 엔진 사업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다. 항공엔진 사업은 사업 안정화에 10년~20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
 
현재 RSP 사업은 군용 GTF 엔진 시장에서 일부 수익성이 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항공엔진 시장의 다수를 차지하는 민수용 엔진 시장에서 수익성이 부진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이에 한화에어로의 항공우주 사업의 영업이익도 편차가 큰 편이다. 2022년 127억원이었던 항공우주 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3억원으로 97.6% 줄었다.
 
 
RSP 사업에서 손실이 계속 발생하는 이유로는 한화에어로 등 GTF 사업 주체들이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매출의 다수를 차지하는 민항기 엔진 시장은 수요처가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사들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점유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이에 제조원가 이하로 엔진 판매 가격이 형성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향후에도 한화에어로는 RSP 사업의 수익과 손실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23억원 적자를 봤던 RSP 사업 손실은 매출 확대에 따라 손실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 측은 올해 700억~800억원 수준으로 손실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RSP 사업의 손익분기점은 2030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전까지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수익성과 반대로 한화에어로의 항공우주 사업 매출은 증가가 예상된다.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GTF 엔진 인도 물량은 863대로 올해는 900대 이상 인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한화에어로 항공우주 사업 매출액은 1조7350억원이 전망된다. 그러나 매출 증가에 따른 RSP사업 관련 손실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방산 호조가 손실 메워
 
한화에어로 항공우주사업의 불안정한 수익성은 지상방산 사업으로 메울 것으로 보인다. 항공엔진은 개발에만 10년 이상 걸릴 정도로 장기 프로젝트라서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결국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지상방산 사업이 항공우주사업의 손실을 메워주는 모습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의 지상방산 매출액은 4조1338억원으로 2022년에 비해 72%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725억원으로 같은 기간 75% 증가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지상방산 사업의 매출액이 연간 1조원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한화에어로의 지상방산 매출액이 5조820억원, 2025년 6조640억원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연간 매출로 3년치에 해당하는 지상무기 수주잔액(28조3000억원)이 매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향후 지속적인 수주가 이어져야 항공우주사업의 불안정한 수익성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한화에어로의 영업이익은 각각 532억원, 1652억원 수준이었다. 수주 잔액 규모에 따라 향후 수익성 규모가 크게 좌우된다.
 
이에 정책적으로 방산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도 진행되고 있다.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지난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현행법상 수출입은행은 자기자본(15조원)의 40%를 대출 한도로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을 통해 수출입은행 자기자본을 25조원으로 늘려 대출 한도를 10조원으로 늘리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폴란드 정부는 수출입은행 대출 등을 통해 무기 구매 자금을 확보하고자 한다. 수은법 개정을 통해 폴란드 정부의 무기 구매 자금 대출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한화에어로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항공엔진 사업은 사업 초기라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기 때문에 2030년 이후 수익성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현재 수익성 측면에서 항공엔진 사업은 실적 편차가 크지만 지상방산 사업은 흑자를 이어가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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