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찾는 동일철강…대주주 지분율 줄어도 자금 조달 사활
유상증자·CB전환 앞두고 있어…대주주 지분 10%포인트 하락
관계사 대선조선 워크아웃 등 우환…타법인 지분 취득 등 돌파구 찾기
공개 2023-12-20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8일 16:5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특수강 제조사 동일철강(023790)이 대주주 지분율 하락에도 외부 자금 유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동일철강이 철강산업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지배력 감소를 감내하면서 새로운 사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관계사 대선조선의 워크아웃, 철강산업 부진으로 대내외적 우환이 쌓여가는 동일철강에 대해 신사업보다 철강 본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동일철강 관계사 대선조선 부산 영도사업장(사진=동일철강)
 
유증·CB전환으로 최대주주 등 지분율 크게 하락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동일철강의 최대주주 장인화 대표이사 및 그의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모두 합해 50.75%다. 그러나 다음달부터는 지분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주식 전환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일철강은 지난 13일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총 309만9375주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하며 발행대상자는 개인이다. 신주 상장은 내년 1월5일로 예정돼 있다. 동일철강은 제3자 배정 대상자가 보유하고 있는 타 회사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한다고만 밝혔다. 지분 매입 대상 기업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울러 2021년 발행했던 전환사채들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일철강은 지난 2021년 1월12일 발행했던 1차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된다. 주식전환수는 97만4930주로 21억원(전환가액 2154원)치다. 전환 물량은 내년 1월5일에 상장된다. 해당 전환사채는 지난해 1월에 한 차례, 지난해 3월에 두 차례씩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면서 주식으로 풀렸다. 1년 넘게 잠잠하다가 올해 다시 사채 보유자들의 요구로 주식으로 전환된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주식전환이 실행되면 발행주식총수는 현재 1600만8325주에서 2008만2630주로 늘어난다. 동일철강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분기 기준 50.75%에서 40.5%로 줄어든다. 동일철강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들은 현재 812만4262주를 보유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계열사 대선조선의 워크아웃으로 모회사 동일철강의 주가도 연중 저점을 찍었는데, 최근 들어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식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
 
철강업계, ‘본업 집중’ 필요 목소리도
 
동일철강은 본업인 철강업의 부진으로 영업적자가 심화되며 결손금 규모가 커진 데다, 최대주주로 있는 대선조선(지분율 45.1%)이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동일철강이 보유한 대선조선 지분 993만1400주(지분율 45.1%)는 지난 13일 모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담보로 맡겨졌다. 대선조선이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가며 신규자금 수혈을 위한 어쩔수없는 선택이었다. 대선조선은 이를 통해 1700억원을 수혈받는다.
 
동일철강의 주력 생산품은 마봉강으로 주로 기계류, 자동차, 조선 등에 부품 소재로 사용된다. 대선조선 인수 당시에도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의도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중국과 일본산 마봉강이 가격을 무기로 국내 중소형 시장을 공략하면서 예상과 다르게 상황이 흘러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중국산 마봉강 수입량은 3만225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6720톤)보다 20% 증가했고, 일본산은 같은 기간 4927톤에서 7439톤으로 50%이상 증가했다.
 
 
수입산 철강제품 유입 확대로 동일철강의 재무구조도 악화되고 있다. 동일철강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63억원으로 지난해(239억원)보다 31%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4억원 흑자에서 올해 20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결손금규모도 지난해 말 387억원에서 올해 3분기 581억원으로 늘어나며 자산 규모도 960억원에서 753억원으로 줄었다. 2018년 자산총계(1448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일철강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일철강은 최대주주 등 지분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타 법인 지분 마련 자금을 만들고 있다. 다만 본업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새로운 사업에 역량을 투입할 경우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철강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동일철강이 향후 신사업에 나설 경우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지원 등 추가 지출에 대한 방안도 우려되고 있다. 3분기 기준 동일철강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억원이다. 
 
동일철강 측은 유상증자 배경 등을 묻는 <IB토마토>의 질문에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공시될 것”이라며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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