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도시은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신세계 회사채 시장에서 인수 물량을 빠르게 늘리며 조달 파트너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24년부터 꾸준히 공동대표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려온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두 차례 발행에서만 1300억원을 인수하며 관계를 한층 끌어올렸다. 올해 초 신설한 IB종합금융부와 발행어음 사업까지 가동되면서 회사채 주관을 통해 다져온 대기업 커버리지를 기업금융 전반으로 넓힐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진=신한투자증권)
신세계 회사채 인수 확대…올해만 1300억원 책임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004170)는 최근 진행한 무보증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당초 모집액이었던 2500억원 모집에 2년물 5700억원, 3년물 모집에 6800억원이 몰리면서 두 트랜치에 합산 1조 25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최종 발행금액을 2년물 1000억원, 3년물 2400억원 등 총 3400억원으로 증액했다. 이번 발행에서 신한투자증권은 2년물 공동대표주관사로 참여해 2년물 발행액 1000억원 가운데 700억원을 총액인수 방식으로 책임졌다.
신한투자증권은 2024년부터 신세계 회사채 발행에 잇달아 참여하며 거래 관계를 쌓아왔다. 2024년 1월 총 3100억원 규모의 발행에서 250억원 규모로 참여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 총 2400억원 규모의 발행에서도 350억원의 물량을 소화하며 신뢰를 쌓았다.
지난해에도 신세계 회사채 주관사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월 신세계가 당초 2000억원 모집에서 29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을 당시 신한투자증권은 공동대표주관사로 참여해 200억원을 인수했다. 같은 해 6월에도 당초 1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발행 규모가 확대된 딜에서 250억원을 책임졌다.
올해 들어서는 인수 물량이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 1월 신세계가 당초 2000억원에서 22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 회사채에서 신한투자증권은 600억원을 인수했다. 여기에 이번 발행에서 700억원을 추가로 책임지면서, 올해 들어 신세계 회사채 인수 규모만 1300억원에 달하게 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신한투자증권과 신세계의 밀착 관계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IB 비즈니스의 특성상 발행사와 주관사 간의 쌓아온 신뢰와 인적 네트워크가 영업 성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통상 한 번 형성된 네트워크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되는 경향이 강해, 이미 구축해놓은 자금 조달 수요 역시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 초 'IB종합금융부' 신설…CIB 수익도 증가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초 정근수 CIB(기업투자금융)총괄사장 직속으로 'IB종합금융부'를 신설했다. 생산적 금융 실행과 기업금융 솔루션 제공 역량을 강화하고 발행어음 사업과 연계해 기업금융 영역을 넓히려는 포석이다.
CIB총괄은 회사채 발행과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등 기업의 전방위 활동을 지원하며 차별화된 수익 창출과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체질 개선 노력은 실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신한투자증권 CIB총괄 수익은 1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억원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개발 금융주선과 인수금융 등 대형 거래 성과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발행어음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총계 5조8993억원이다. 신한투자증권은 2025년 말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이후 사업 속도를 높여 발행액은 1차 2월 9일 1200억원, 2차 3월3일 800억원을 발행해 총 2000억원을 발행했다. 2월 첫 운용 시작 후 채무증권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기업금융관련 자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 나가는 운용전략을 추진 중이다.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 입장에서는 막대한 유동성을 기업 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 금융 등 고수익 IB 사업에 즉각 투입할 수 있어, 자금 조달력과 투자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올해 환경은 녹록지 않다. 올해 상반기 DCM과 ECM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0~30%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금리 인상 가능성과 시장금리의 변동성 확대로 인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기조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제한된 발행 물량을 두고 증권사 간의 DCM 주관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단순 외형 경쟁보다는 안정적인 딜 수행과 발행사별 재무상황에 맞춘 맞춤형 조달 솔루션 제공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특히 회사채 기반으로 형성된 기업고객 관계를 활용해, 금융당국의 주주보호 기조와 자본시장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의 자금조달 방안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