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준표 기자]
SK네트웍스(001740)가 AI 중심 사업지주회사로 체질을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렌터카 매각 이후 재무 부담은 크게 낮아졌고, SK일렉링크와 민팃 등 이익 기여도가 낮거나 투자 회수 기간이 긴 사업도 잇달아 정리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기존 핵심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AI 분야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동시에 반영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7434억원, 영업이익 3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102.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2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SK네트웍스 삼일빌딩 (사진=SK네트웍스)
SK렌터카·SK일렉링크·민팃 매각으로 사업 재편 속도
SK네트웍스는 그간 꾸준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체질 개선을 단행 중이다. SK네트웍스는 2017년 LPG·유류도매사업, 2020년 유류소매사업, 2022년 철강 트레이딩 사업 등을 정리한 데 이어 2024년에는 SK렌터카 지분 100%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올해 매각한 SK일렉링크와 민팃도 같은 흐름이다. 두 회사는 그동안 매출 외형은 키웠지만, 막대한 인프라 투자비와 고정비 지출로 인해 SK네트웍스의 연결 기준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갉아먹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SK네트웍스는 지난 4월 전기차 충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SK일렉링크 지분을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해 최대주주 자리를 넘겼고, 3월엔 SK네트웍스는 중고폰 거래 자회사 민팃의 지분 90%를 티앤케이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했다. 사업 재편 과정에서 사모펀드와 손잡고 순차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이번 1분기 실적 개선 중심은 여전히 기존 사업 영향이 컸다. SK인텔릭스는 구독 사업 신규 계정 수가 늘면서 수익력이 강화됐으며, 워커힐은 국내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혜를 받았다는 것이 SK네트웍스 측 설명이다. 그러면서 SK네트웍스는 향후 고객 서비스와 업무 영역에 AI 시스템을 고도화해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SK인텔릭스 구독 사업 신규 계정 수 증가와 워커힐의 객실·식음료·대외사업 호조, 정보통신사업부의 마케팅비 집행 시기 조정 등이 영업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한 펀드에서 발생한 평가이익과 전략적 자산 운영 효과가 당기순이익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AI 포트폴리오 확대…업스테이지·엔코아 협업 성과 기대
올해 하반기부터는 그동안 AI 등 신사업에 투자한 성과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2023년 데이터 솔루션 기업 엔코아를 인수했고, 올해 1월에는 광고 사업을 영위하는 인크로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여기에 AI 모델 개발업체 업스테이지에도 2024년 250억원, 2026년 2월 47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번 달에도 5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앞두고 있다.
관건은 AI 투자 성과가 평가이익을 넘어 영업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느냐다. SK네트웍스는 엔코아와 인크로스, 업스테이지 등 신사업 투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신사업의 영업실적 기여도는 미미한 상황이다.
시장에선 SK네트웍스는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당분간 SK텔레콤의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력과 과거 대비 회복된 호텔부문의 영업여건을 바탕으로 실적 하방을 지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네트웍스의 매출비중은 2025년 기준 정보통신(68%), 렌탈(12%), 글로벌(9%), 호텔(6%), 모빌리티(5%) 등으로 정보통신과 렌탈 부문 의존도가 높다. 영업이익도 정보통신(763억원), 렌탈(550억원)에서 나오는 비중이 크다.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분야에선 아직까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AI 중심의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금 회수 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는 미래사업 관련 투자가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렌터카 부문의 포트폴리오 이탈로, 당분간 정보통신과 호텔 사업의 이익창출력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SK네트웍스는 사업 재편 과정에서 부담이 컸던 사업을 사모펀드에 넘기며 외형은 줄이고, 재무구조를 재정비하는 데 집중했다. 실제로 연결매출액은 2021년 11조원에서 2025년 6.7조원으로 줄었지만,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93.9%에서 148.9%로, 53.7%에서 36.6%로 감소했다.
SK네트웍스는 재무구조 정비를 통해 확보한 여력을 AI 투자로 돌리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올해 1분기 실적은 기존 사업 회복과 AI 투자 평가이익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지만,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해서는 AI 투자자산이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연결되는 흐름을 보여줘야 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1분기 실적 개선 효과는 기존 SK인텔릭스, 워커힐, 정보통신 등 기존 사업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도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성과 창출을 바탕으로 AI 기술 접목 및 신규 사업모델 혁신을 지속하고, 업스테이지와 추가 시너지를 모색하는 등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