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금융(오토금융)을 둘러싼 여신전문금융업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상위권 캐피탈사들은 각자의 사업 기반과 강점에 따라 신차금융이나 중고차금융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렌탈 부문에서는 규제 완화 여부가 자산 확대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기에 신용등급이 우수한 카드사들까지 자동차금융 취급을 늘리면서 시장 내 경쟁 강도는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IB토마토>는 자동차금융 시장의 사업 구조와 여신전문금융사들의 공략 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여신전문금융사의 자동차금융 자산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캐피탈사 신차 부문에서는 리스 형태의 취급이 특히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높은 금리 환경 속 안전자산이 주는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업계서는 디지털 플랫폼 강화와 수입·전기차 시장 확대로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고 있다.
(사진=하나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농협캐피탈 각 사 홈페이지)
할부·리스 취급액 성장세 지속…신차는 '리스' 중심 확대
13일 여신전문금융 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 잔액은 45조7704억원으로 전년도 43조4886억원 대비 5.2%(2조2818억원) 증가했다. 신규 취급 실적은 24조231억원에서 25조9792억원으로 8.1%(1조9561억원) 확대됐다.
리스 잔액은 같은 기간 22조7723억원에서 23조7220억원으로 4.2%(9497억원) 늘었다. 리스의 경우 자동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취급액 기준 대략 81.6%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리스 취급액은 17조5639억원이며 자동차 부문은 14조3364억원이다. 자동차 리스 취급은 11.7%(1조5031억원) 성장했다.
자동차금융은 취급 자산의 성격에 따라 신차, 중고차, 렌터카 등으로 나뉜다. 다수 캐피탈사가 영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각 사의 자산 규모나 포트폴리오 전략에 따라 특정한 부문을 더 강화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신차금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하나캐피탈이다. 지난해 말 영업자산 19조3985억원에서 51.0%(9조8981억원)가 자동차금융으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53.1%(5조2511억원)가 신차금융이다.
하나캐피탈은 중고차(1조2462억원)나 렌터카(3조4008억원) 자산도 늘리고 있지만 지난해는 신차 부문을 가장 큰 규모로 확대했다. 전년보다 5442억원이 늘어 11.6% 증가했다. 특히 수입 신차 리스 중심으로 취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외에 우리금융캐피탈, 농협캐피탈 등도 신차금융이 강한 곳으로 꼽힌다. 자동차금융 자산이 우리금융캐피탈은 6조9780억원이며, 농협캐피탈은 3조5755억원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리스 자산이 5조를 넘어선다. 농협캐피탈 역시 산업재금융을 제외한 오토금융(2조7124억원) 대부분이 신차에 리스 구성이다.
리스는 할부(자동차 구매자가 금융사에 자동차대금 원리금 상환)나 오토론(자동차 구매자가 금융사에 대출자금 원리금 상환)과 달리 차량에 대한 소유권 이전이 없다는 점에서 부담이 덜하다. 계약 기간에는 차량 명의가 해당 금융사이며, 구매자는 월납 리스료만 지급하면 된다.
리스 부문에서는 수입차 비중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데,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차량 관리 편의성도 높일 수 있어서다. 고객 구성에서도 과거와 달리 법인뿐만 아니라 개인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높은 신용등급에 우수한 조달 기반…'디지털·제휴' 확대 강화
신차금융을 적극적으로 취급하는 곳들은 신용등급이 높은 편이다. 앞서 언급한 하나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 농협캐피탈 모두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AA-(S) 수준으로 우수하다.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비용률 기반으로 금리 경쟁력을 높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해당 그룹의 조달비용률은 지난해 기준 3.6%~3.8% 정도에서 형성됐다. 자동차금융 상품 금리는 하나캐피탈 다이렉트 오토리스가 연 5.7%~18.2%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수입 신차 다이렉트 할부 금리가 연 6.5%~10.4%이며, 오토 금융리스는 연 5.6%~13.2%다. 농협캐피탈은 신차 오토론이 연 5.0%~8.2%, 금융리스가 연 7.6%~10.6%다.
자동차금융은 여신전문금융사 영업자산 가운데 가장 안전한 자산에 속한다. 자동차라는 취급 물건이 사실상 대출 담보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신차금융은 중고차금융 대비 수익률이 낮지만 차주 구성 측면에서는 더 안정적인 자산으로 여긴다.
특히 고금리 환경 속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자동차금융 같은 안전자산이 더 강조됐다. 대손 부담이 가장 적은 자산이다. 통상 영업자산에서 자동차금융 비중이 높아지면 포트폴리오 안정성도 그만큼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신차 부문은 캐피탈 업권 내외서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다. 업계서는 금리 외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특히 비대면 플랫폼 역량을 강화 중이다. 이와 함께 수입차나 전기차 같은 영역으로 수익 구조를 넓혀나가는 전략도 주요하게 언급된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고객 중심의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통해 이용자가 견적부터 계약까지 쉽고 빠르게 비대면으로 다이렉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여기에 합리적인 리스료를 제공하기 위해 시장 동향을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목표하고 있는 곳은 전기차 쪽으로, 관련 시장 선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글로벌 회사 제휴를 확대하고 캡티브 마켓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비대면 역량도 강조하고 있는데, 디지털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고도화해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