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허태수, 누가 될까)③바이오에 진심인 허서홍 GS 부사장
4세 가운데 유일 지주사 근무…미래사업팀장 맡아 신사업 발굴
'휴젤 인수' 당시 주도적 역할…향후 사업 확대 행보에 '주목'
공개 2023-06-30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9일 10:0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 등을 따르지 않고 철저히 실적 등을 고려, '가족회의'를 통해 차기 회장을 추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영 능력이 뛰어나다면 다른 것과 상관없이 회장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특히 허태수 현 회장은 '신사업 발굴 능력'을 강조하고 있어 오너가 4세들이 너도나도 신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유력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는 3인의 신사업 성적표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GS그룹 4세 가운데 유일하게 지주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허서홍 GS(078930) 부사장은 그룹이 제약·바이오업계에 첫발을 내딛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해당 사업을 중심으로 본인의 영향력을 키워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가적인 인수·합병(M&A), 신규 투자 등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허서홍 GS 부사장. (사진=GS)
 
29일 업계에 따르면 GS의 미래사업팀은 최근 3년간 인력 규모를 2배로 키우는 등 조직 확대에 나섰다. GS에서 M&A을 비롯한 신사업 발굴과 미래 전략 등을 담당하는 미래사업팀 팀장이 허 부사장이다.
 
허 부사장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며, 허태수 회장과는 5촌 관계다. 지난 2006년 GS홈쇼핑에 입사, GS에너지에서 근무하다 허태수 회장이 취임한 이후인 2020년에 GS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21년 말 부사장에 승진하면서 허윤홍 GS건설(006360) 사장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과 함께 차기 그룹 회장 후보 반열에 합류했다.
 
간판 실적은 국내 대표 보톡스 기업 '휴젤 인수'
 
대표적인 실적으로는 국내 대표 보톡스 기업인 휴젤(145020) 인수 건을 꼽을 수 있다. GS그룹은 지난 2021년 8월 싱가포르 펀드 CBC그룹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휴젤 인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그룹 출범 이래 처음으로 제약·바이오업계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인수작업은 약 6개월 만에 마무리됐는데, 당시 허 부사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인수 이후에도 허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으며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허 부사장이 제약·바이오업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해당 업계가 타 업계와 비교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약 개발 등 소위 '잭팟'을 터뜨려 호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른 산업들은 이미 충분히 성장한 만큼 후계자들의 경영 능력을 보여주기가 어렵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쉽게 말해 제약·바이오사업이 후계자들이 성과를 통해 추후 승계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GS의 허 부사장뿐 아니라 OCI(456040), 오리온(271560) 등 다른 대기업들도 오너 2~4세들이 제약·바이오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휴젤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 현재로서는 성공적인 인수라고 업계에서 평가하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매출 2817억원, 영업이익 1014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1.5%, 6.1% 증가한 수치다.
 
'차별화 전략' 주효했지만 소송 리스크는 변수
 
이를 두고 허 부사장의 '차별화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S는 다른 대기업들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것과 달리 휴젤의 주력 사업인 보톡스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위탁개발생산 시장의 경쟁력이 심화됨에 따라 수익 창출에 시간이 걸리는 것과 다르게 좀 더 이른 시일 내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다만 현재 '소송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메디톡스(086900)는 휴젤이 자사 균주를 무단으로 가져다 썼다고 주장하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한 일각에서는 허 부사장의 사업 확장 행보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GS는 미래사업팀에 바이오파트를 신설하는 등 사업에 힘을 실었으나, 휴젤 다음으로는 M&A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구강 스캐너 기업인 메디트 인수에 나섰으나 결국 발을 빼면서 무산됐다.
 
 
한편, GS는 휴젤 실적이 그룹 연결실적에 반영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연간 기준으로는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GS는 지난해 매출 28조7770억원, 영업이익 5조5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7%, 88.8% 대폭 증가한 실적을 냈다.
 
신호용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GS는 GS칼텍스 등 주력 계열사의 우수한 시장 지위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라며 "또한 견조한 배당금, 임대 및 상표권 수익을 통해 배당금을 비롯한 경상적 비용, 투자 소요에 안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GS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특별히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다"라고 답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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