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코윈테크(282880)가 '코윈로보틱스'로 사명을 바꾸고 피지컬 AI 기반 로봇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다만 공시상 납기가 지난 계약과 자회사 탑머티리얼의 적자가 연결 실적과 현금흐름을 압박하고 있다. 미청구공사가 급증하고 자회사 탑머티리얼의 적자까지 이어지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장기 프로젝트의 원활한 청구 전환과 자회사 실적 정상화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공시상 납기 지난 수주계약 수두룩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윈테크는 지난 1일 사명을 '코윈로보틱스'로 변경했다. 같은 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로봇 관련 판매 및 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대거 추가했다. ▲지능형 로봇 제조 ▲로봇 구동장치 및 관련 부품 제조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로봇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로봇 임대 및 구독형 로봇 서비스업 ▲로봇 설치·시공·관제·유지보수 등 시스템 통합업이다.
이러한 변화는 로봇 사업을 주축으로 로봇 자동화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코윈로보틱스는 로봇 설계 및 하드웨어 제조부터 자율주행, 제어 소프트웨어, 시스템 통합까지 연결하는 풀스택 로봇기업이다. 현장에서의 레퍼런스와 풀스택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기반 로봇 지능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코윈테크의 로봇 자동화 및 유지보수 매출은 834억원으로 전년 동기(678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89.8%에서 84.9%로 4.9%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자동화물류장비 기업 디에프에스와 85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전용 조립 로봇 및 자율주행로봇 납품 계약을 맺으면서 사업 외형을 키우고 있다.
사업 확대와 함께 기존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은 점검할 대목이다.
먼저 주요 계약 현황을 보면 납기가 지난 계약들로 다수 구성돼 있다. 코윈테크의 6월 말 주요 계약은 19건으로 수주 총액(계약 총액)은 4908억원에 이른다. 이 중 공시상 최초 납기일이 지난 계약은 14건인데, 이 중 진행률이 90% 이하인 계약은 9건에 달했다. 지난 2023년 3월자 계약은 납기일이 2024년 1월임에도 진행률이 6%에 머물렀다. 또 다른 2024년 1월자 계약 역시 납기일이 2024년 11월임에도 진행률이 59%에 그쳤다.
이들 계약에서 집계된 미청구공사액은 약 298억원이다. 미청구공사는 진행률에 따라 매출은 인식했지만 고객에게 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 조건을 아직 충족하지 못해 계약자산으로 남아 있는 금액이다.
코윈테크 측은 <IB토마토>에 "실제로는 공장 가동 시기가 연장되면서 납기일도 연장된 상황"이라면서 "현재 공시는 최초 납기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진행률과 별개로 대부분 금액이 회수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탑머티리얼 적자에 현금흐름 악화
전방산업 측면에서는 이차전지 의존도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코윈테크의 올해 상반기 유지보수 매출을 제외한 로봇·자동화 부문 매출은 805억원이다. 이 가운데 이차전지 산업에서 발생한 매출이 445억원으로 절반이 넘는다. 사업 형태는 로봇으로 바뀌고 있지만 전방산업 측면에서는 여전히 배터리 투자 사이클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
자회사이자 이차전지 양극소재 전문기업
탑머티리얼(360070)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탑머티리얼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늘었지만 순손실은 124억원을 냈다. 현재 진행 중인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의 원가 변동을 반영하면서 손실을 냈고, 매출채권과 계약자산에 대한 대손 비용이 적자 폭을 키웠다.
탑머티리얼의 실적은 코윈테크의 연결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코윈테크의 올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억원보다 적자가 확대됐다.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2.7%로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는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71억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489억원에서 253억원으로 48.3% 감소했다.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은 마이너스 5.3배를 기록했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면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는 뜻이며, 마이너스는 이자 지급 전 단계에서 이미 영업손실을 냈다는 의미다.
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된 가운데 단기 조달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말 1249억원이던 유동부채는 올해 6월 말 1838억원으로 약 47.2% 증가했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사채 등 단기성 차입부채는 같은 기간 377억원에서 512억원으로 늘었다. 유동부채 증가분 상당 부분이 만기구조 변화에서 발생한 만큼 이를 신규 차입 증가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로봇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에 현금성자산이 줄고 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됐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코윈테크는 로봇 전문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로봇 학습과 트레이닝 센터를 확충하고 피지컬 AI 로봇 플랫폼 개발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모바일 로봇 및 휴머노이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대규모 투자가 예견된 만큼 자회사의 적자를 줄이고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회복하는 것이 선행 과제로 꼽힌다. 향후 탑머티리얼에 추가적인 자금 지원까지 필요해질 경우 로봇 사업에 투입할 재원이 분산되면서 사업 확장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탑머티리얼과 코윈테크 측에 영업적자 원인 및 흑자 전환 시기 등을 문의했으나 "현재는 답하기 어렵다"고 회신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