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보현 기자]
CJ씨푸드(011150)가 부채 부담을 타개하기 위해 '영업통' 김동환 대표 카드를 꺼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증가하고 본업 적자 폭도 줄었지만, 금융 수익 감소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금 창출력 또한 떨어졌고, 차입금이 늘며 재무 부담이 커졌다. CJ씨푸드 '경영의 키'를 잡은 김 대표가 지난 3월 이사회에 먼저 합류한 이우진 CJ제일제당 한국 CFO와 수익·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어떤 승부수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CJ씨푸드)
영업손실 개선에도…차입금 늘고 현금 창출력 악화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씨푸드는 외형 확대를 비롯해 본업의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연결 기준)은 1032억원으로 전년 동기 950억원보다 8.63%(82억원)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억원) 대비 17.65%(4억원) 개선됐다.
영업 개선이 순이익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상반기 당기순손익은 마이너스(-) 5억원으로 전년 동기 5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손익의 적자 전환은 금융 수익에 기인한다. 금융 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18억원에서 올해 6억원으로 64.81%(12억원) 줄었다. 수익과 달리 금융 원가는 22억원에서 10.05%(2억원) 늘어난 25억원이었다.
재무 여력 또한 악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372억원이던 총차입금이 올해 6월 말 430억원으로 15.6% 증가했지만, EBITDA는 58억원에서 9억원으로 급감했다. 해당 지표를 토대로 총차입금/EBITDA는 6.4배에서 23.7배로 급등했다. 잉여현금흐름 역시 지난해 -1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69억원으로 악화됐다.
금융 비용 부담은 본업 개선 속도보다 빨랐다. EBITDA 대비 금융 비용은 지난해 2.1배에서 올해 6월 말 0.4배로 떨어졌다. 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한 영업 성과가 금융 비용의 두 배를 웃돌았지만, 올해는 금융 비용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실제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금융 원가가 이를 방증한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금융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단기자금 조달도 이어지고 있다. CJ씨푸드는 지난달 26일 신한은행 지급보증을 바탕으로 200억원 규모의 사모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이번 CP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5월에 이은 4번째 차환 발행이다. 만기는 91일로 오는 11월25일이다.
해당 CP는 CJ씨푸드 자체 신용도가 아닌 신한은행의 지급보증을 바탕으로 A1 등급을 받았다. CP 발행 자체를 재무위험의 신호로 볼 수는 없지만, 현금 창출력이 약해진 가운데 단기 차입을 반복해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회사 측은 차입금 증가가 유동성 악화에 따른 것은 아니라는 태도다. CJ씨푸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전기 대비 차입금 증가는 원료 수입 시점에 따른 차이일 뿐 유동성 부족에 따른 갑작스러운 차입이 아니다"라며 "금융수익 감소에 대해서도 외부 환경 요인에 따른 일시적 손익 변동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3월 정기 주총서 '재무통' 이우진 이사회 영입
재무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사업별 수익성에서는 뚜렷한 온도차가 나타난다. CJ씨푸드는 기존 어묵 중심의 수산 사업에 더해 김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김은 해외 수요 확대에 힘입어 수출 비중을 높이며 외형 성장을 이끌고 있다.
반면 수산 사업은 아직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다. 올해 상반기 수산 부문은 661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21억원)을 기록했다. 김 부문이 이익(3558만원)을 내고 있지만, 회사 전체의 영업 흑자전환까지는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필수다.
영업력 확대가 화두인 상황에서 최근 대표이사 교체는 사업 방향의 변화를 암시한다. CJ씨푸드는 지난 8월21일 김동환
CJ제일제당(097950) B2B솔루션담당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1976년생인 김 대표는 CJ제일제당에서 B2B사업관리팀장과 식품영업기획팀장을 거친 데 이어 CJ리테일원 대표를 맡는 등 B2B(Business to Business : 기업 간 거래)와 영업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B2B 전문가'다. 작년 11월 CJ제일제당으로 복귀해 식품 B2B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한 그는 10개월 만에 CJ제일제당을 떠나 CJ씨푸드의 수장이 됐다.
조력자도 있다. CJ씨푸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재무통' 이우진 CJ제일제당 식품 한국 CFO(Chief Financial Officer : 최고 재무 책임자)를 이사회(비상근)에 영입했다. 김 대표보다 2살 많은 이 이사(1974년생)는 CJ 전략기획팀 상무와 CJ ENM 커머스 경영지원실장(CFO), CJ올리브영 CFO 등을 거친 '전략·재무 전문가'다. 두 인사를 통해 회사는 생산 중심이었던 경영진에 재무와 영업 기능을 보강해 해당 영역에서 수익성 문제를 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CJ씨푸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인사는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 환경과 미래 성장 동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단행한 것"이라며 "수산 B2B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성공적인 사업 역량을 축적해 온 김동환 신임 대표이사의 부임을 계기로 해당 전략의 추진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사업 간 시너지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