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기업은행(024110)이 녹색금융 공급을 확대하며 저탄소 전환에 힘을 싣고 있지만, 정작 내부 친환경 차량 운용에서는 법정 의무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까지 녹색금융 38조원 공급과 2040년 자체 탄소중립을 내건 상황에서 신규 저공해차 의무 기준을 지키지 못해 과태료까지 부과받은 것이다. 대외 ESG 확대와 별개로 내부 실행력까지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기업은행)
신규 차량 저공해차 의무 미달…80만원 과태료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저공해자동차 의무 구매 임차 비율 미달로 과태료를 납부했다. 지난 5월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대기환경보전법 제58조의5제1항에 따라 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으면서다. 전기자동차의 임차 비율을 맞추지 못했던 탓이다.
해당 법령은 일정 수량 이상의 자동차를 보유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신규 차량을 구매하거나 임차할 때 일정 비율 이상의 저공해자동차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규정한다. 시행규칙상 의무비율은 100%다.
시행령에 따르면 저공해자동차를 구매하고 임차하는 경우 제1종 저공해자동차를 구매하거나 임차해야 한다. 기존에 보유하거나 임차 중인 차량은 해당되지 않으며, 새로 계약하는 건에 대해 적용되는 내용이다.
제1종 저공해자동차란 전기자동차, 태양광자동차, 수소전기자동차가 해당된다.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도 해당되지 않는다. 1종은 무공해자동차로 분류되며 2종과 3종까지 합해 저공해차로 분류된다. 기업은행이 해당 법령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받았다는 것은 새로 구매하거나 임차하는 차량이 저공해 차량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대기환경보전법상 이를 준수하지 않은 공공기관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과태료 부과 규모 자체는 작지만, 내부 살림을 챙기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다. 기업은행은 기본에 충실한 지속가능 은행을 ESG부문 경영 비전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ESG리딩뱅크로 도약을 위해 친환경,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는 녹색경영을 지향하고 있다. 녹색금융 확대와 친환경 조성, 기후변화 대응을 중점 과제로 삼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21년 친환경 전기자동차 200대를 본점과 전국 영업점에 도입되면서 2023년에는 전체 차량의 8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당시에도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동참하고 탄소 중립 활동을 이행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기준 전국 영업접 업무용 차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7%를 넘기기도 했다. 다만 본점까지 합하면 8월 기준 84%로 떨어지는데, 본점 기준 업무 범위가 전국구인 부서의 영향이 수치 차이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경우 해당 법령에 의한 과태료 납부 건 공시는 한 건도 없었다.
녹색금융 38조 목표…내부 전환 관리도 과제
기업은행의 대외 녹색금융 행보를 감안하면 이번 과태료는 더욱 대비된다.
기업은행은 지난 2021년 금융공공기관 최초로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구축해 금융그룹 차원의 ESG경영 컨트롤 타워도 마련했다. 2017년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 편입 이후 연속으로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하기도 했다.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ESG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중대성 평가를 매년 진행하는 등 기업 지속가능성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은행은 기후 변화 대응을 중대 이슈로 설정했다.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관련 목표를 2040 자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2050 금융배출량 탄소중립을 목표로 자체 배출량과 금융 배출량 감축으로 삼았다.
녹색금융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녹색금융이란 녹색펀드, 녹색 채권 등 환경 보호와 탄소 중립 달성을 지원하기 위한 친환경 산업 자금 공급을 뜻한다. 기업은행은 녹색금융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2023년부터 녹색가치 성장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은행권 중 최대 금액인 2625억원을 기후 기술 펀드에 출자할 예정으로, 오는 2030년까지 총 다섯 단계에 걸쳐 3조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2024년 기후기술 1호 펀드 4283억원, 2025년 2호 펀드 4971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정부의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과 연계해 1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채권 발행, 펀드 조성 등 저탄소 경제 전환 과정의 금융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녹색금융 지원액은 4조 3000억원, 오는 2030년에는 누적 공급 38조원을 목표하고 있으며 비중은 13%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으나 의무구매임차비율에 미달돼 과태료를 납부했으며, 전기차 인프라 보급 확대에 따라 점진적으로 도입비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등 ESG 지속 가능한 은행이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