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세라퓨틱스, 유증으로 급한 불 껐지만…자본잠식 우려 여전
자본금·자본총계 격차 작아 적자 지속 시 재진입 가능
수요 지연으로 실적 예측치 미달…매출 성장 관건
공개 2025-11-2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0일 22:1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자본잠식률이 관리종목 지정 요건인 50%를 넘어선 엑셀세라퓨틱스(373110)가 상장 1년만에 꺼내든 유상증자 카드로 급한 불을 끈 모양새다. 다만 대금 납입을 고려하더라도 자본총계와 자본금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아 적자가 지속될 경우 자본잠식으로 재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수요 지연으로 상장 당시 추정한 예측치와 실적치간 괴리율이 커져만 가는 상황에서 회사가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고 실적을 개선시켜 자본잠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엑셀세라퓨틱스 홈페이지)
 
자본잠식률 50% 상회…상장 1년만에 유증으로 급한 불 진화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엑셀세라퓨틱스의 자본총계가 16억원으로 집계되며 자본금 55억원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지난해 7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약 154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당해년도 상반기 발생했던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한 바 있다. 그러나 누적된 결손금과 적자 지속으로 자본총계 감소가 이어지며 올해 상반기부터 다시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돌기 시작했다.
 
그러다 3분기 24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총계가 더욱 줄었고, 현재 자본잠식률은 70.91%에 달하는 상황이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근 사업연도 말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인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이에 회사는 최근 상장 1년만에 자본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날 납입이 이뤄진 유증 내역은 3분기 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았다. 발행주식수는 635만5932주, 주당 액면가액은 500원, 발행가액은 1496원이어서 자본금 증가분은 약 32억원, 자본총계 증가분은 약 95억원이다.
 
이를 3분기말 기준 재무제표에 단순 합산할 시 자본총계는 111억원, 자본금은 87억원으로 변하며 자본잠식 상태와 관리종목 지정 우려를 해소하게 된다.
 
다만 누적 결손금이 633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순손실이 그대로 자본총계 감소분으로 직결됨을 감안해야 한다. 올 들어 회사의 매출은 1분기 3억원, 2분기 2억원, 3분기 3억원으로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같은 기간 분기별 순손실 평균은 약 25억원이다.
 
남아 있는 4분기에도 25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 자본총계는 다시 86억원으로 감소, 자본금을 하회하며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할 수도 있다. 손실 폭을 줄여 올해 결산은 넘기더라도 적자가 지속된다면 조만간 자본잠식으로 재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수요 지연에 실적 추정치와 괴리…매출 성장 여부 '촉각'
 
결국 이번 유증을 통한 자본확충이 임시방편에 그치지 않으려면 자본총계 감소의 주요 원인인 적자 해소가 관건이다. 지난 2024년 상장 당시 엑셀세라퓨틱스는 흑자전환 시기를 2026년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매출 예측치는 35억원인데 반해 실적치는 19억원에 그쳐 45%의 괴리율을 보였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손실 괴리율은 약 55% 수준에 달했다.
 
사측은 연간 매출이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해 올해 예측치를 82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앞서 살펴본대로 올해 온기 매출이 더욱 떨어지면 전체적인 괴리율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흑자전환 시기마저 늦춰질 경우 추가적인 자금조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예상돼 있던 고객사 수요 및 개별 프로젝트가 2025년 이후로 지연돼 2024년 예측과 실적치 간 괴리가 발생했다는 입장인데, 사측의 설명대로 현재 생산능력을 수요가 못 따라가고 있는 모양새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산업의 핵심 소재인 세포배양배지에 대한 연구개발과 생산을 주사업으로 영위하는 엑셀세라퓨틱스의 주력 제품은 3분기 누적 매출의 58.8%를 차지하고 있는 세포배양배지 제품이다. 현재 세포배양지 생산시설 가동율은 4.58%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번 유증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은 인수인의 의견을 통해 엑셀세라퓨틱스가 치료제 개발 시장의 3세대 배지 수요 확대 지연 등의 영향에 따라 상장 당시 손익추정을 달성하지 못했으며,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손실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엑셀세라퓨틱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상반기 CGT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 사업 모델로의 확장을 준비해 왔다. 당사 배지를 중심으로 해서 글로벌 바이오 장비라든지 바이오 소재 시약 같은 상품을 연계해 고객사들에게 판매하는 사업 모델"이라며 "어느 정도 시장 침투 기간을 마친 것으로 보여지며, 4분기부터는 의미있는 수치들이 나오면서 내년부터 상장 당시 전망치를 목표로 매출은 조금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중국 쪽 전략 고객사인 블루메이지 등 글로벌 총판도 계속 늘어나고 있어 배지 매출도 내년부터는 좀 올라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가적인 자금조달에 대해선) 당장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없다. 우선은 준비해왔던 사업의 성과를 가지고 실적을 통해 말씀을 드려야 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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