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키움캐피탈이 자동차금융 관련 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일반적인 할부·리스 형태가 아닌 ‘재고금융’이라는 방식으로 새 영역에 대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팩토링(SCF)과 개인 부실채권(NPL) 사업 확장에 이어 올해 자동차금융까지 포함하면서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할부·리스 아닌 ‘재고금융’ 형태로 진출 후 확장 계획
20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키움캐피탈은 올 4분기에 자동차금융 사업을 개시했다.
캐피탈사가 전개하는 자동차금융 사업은 보통 할부와 리스, 렌탈 등의 형태로 이뤄지는데, 키움캐피탈은 재고금융이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키움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재고금융이란 중고차 매매상사들이 사업을 위해 대출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시를 했고, 기반으로 삼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키움금융)
일반적인 자동차금융 할부·리스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B2C(Business to Consumer) 사업에 가깝다면 재고금융은 B2B(Business to Business) 모델로 풀이된다.
즉 자동차금융 사업에 간접적으로 들어간 셈이다. 재고금융을 활용하면 중고차 매매상사들은 사업 확대를 위한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으며, 캐피탈사는 대출채권 자산을 늘릴 수 있다.
이를 위해 키움캐피탈은 지난 5월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 경동오토필드와 함께 재고금융 활성화 협약을 맺기도 했다. 중고차 매물 진단, 가격산정 체계에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협력 모델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건전성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낮추기 위함이다. 키움캐피탈은 협회로부터 성능점검 정보 기반의 자동차 가격정보를 제공받는데, 이를 통해 신뢰성이 제고된 담보 평가를 수행할 수 있다.
자동차금융 포트폴리오 확보 의미…신사업 진출 다양화
재고금융 이전 키움캐피탈의 영업 포트폴리오에는 자동차금융이 없었다. 3분기 기준으로 영업자산(2조8013억원) 구성을 살펴보면 ▲부동산금융(PF·담보·수익증권) 27% ▲기업금융(일반여신·인수금융·유가증권) 34% ▲리테일금융(중도금대출·스탁론·팩토링·개인NPL) 26% ▲투자금융(GP·LP투자) 13% 등으로 나온다.
사업 영역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할부·리스 부문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이번 재고금융 역시 할부·리스 사업은 아니지만 자동차금융 기반인 만큼 향후 추가 확장할 수 있는 연결고리는 마련해 둔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자동차금융 진출은 ‘비부동산’ 영역의 사업을 다각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동산금융 비중이 높아지면 거액 여신으로 신용집중 위험이 커지고, 부동산 경기에 대한 민감도도 올라간다. 그만큼 건전성 측면에서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키움캐피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을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신규 취급을 제한하면서 부동산금융 비중을 낮추고 있다. 그 결과 건전성 지표도 매우 우수한 상태다.
다만 영업자산 확보 목적에서 새롭게 확장할 영역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리테일금융에서 팩토링과 개인 NPL 사업 신규 취급에 나선 바 있고, 관련 자산을 크게 늘린 상태다.
비교적 최근에 확장한 팩토링, 개인 NPL, 자동차금융 사업은 ‘소액다건’ 위주 구성으로 안정성 높은 자산에 해당한다. 재고금융의 경우 B2B 형태이나 중고차 매매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소액다건 성격이 있다.
여신전문금융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동차금융 시장은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편이고 그만큼 경쟁도 높은 영역”이라며 “영업에서는 금리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데, 조달 측면에서 신용등급 A급 캐피탈사가 경쟁 우위를 가져가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계서는 중고차나 렌탈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이 영위되고 있는데, 재고금융은 넓은 의미에서 자동차금융”이라며 “전통적인 할부·리스 형태로 확장될 가능성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