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절벽)①역대급 분양 한파…10대 건설사마저 '몸 사리기'
1분기 수도권 분양실적 2472가구 불과…계획 대비 분양률 21%
5월 2.4만가구 분양 예정…6월 대선 앞두고 이월 가능성 높아
지방 미분양 여파 등 10대 건설사 전년 대비 보수적 분양 계획
공개 2025-05-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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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분양시장에 드리운 냉기류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높은 금리와 대외 환경 변화 탓에 주택 수요자들의 구매 여력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이에 건설업계의 주택 공급 전략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건설사들은 ‘미분양 리스크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예년보다 한층 보수적인 분양 계획을 세우는 모습이다. <IB토마토>는 이처럼 냉각된 분양시장 분위기 속 주요 건설사들의 분양 전략을 집중 분석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올해 전국 분양시장에 ‘역대급’ 한파가 몰아칠 예정이다. 냉각된 분양 경기에 주요 건설사들마저 보수적인 분양 계획을 수립했지만, 각종 변수에 이마저도 모두 공급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사진=뉴시스)
 
대선 정국까지 겹친 분양시장…상반기 사실상 ‘개점휴업’
 
1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는 2472가구 분양이 이뤄졌다. 경기도에서는 1179가구의 공급이 이뤄졌고, 서울은 ‘래미안 원페를라’(1097가구), 인천은 ‘용현 우방 아이유쉘 센트럴마린’(196가구)의 분양이 각각 진행됐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예측된 주택 공급량을 크게 밑돈 수준이다. 지난해 말 부동산R114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은 1만1619가구였다. 지역별로는 △서울 2731가구 △경기 6783가구 △인천 2105가구 등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기간 실제 분양된 주택 수는 2472가구에 불과했기에 계획 대비 실제 분양률은 21.2%를 기록했다.
 
1분기 수도권의 저조한 분양실적을 포함해 올해 1~4월 전국에 공급된 민영 아파트(임대 포함)는 총 2만7658가구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4만7399가구) 대비 2만가구 가량 적은 수치다.
 
지난해 절반 수준의 공급에도 불구, 전반적인 청약 성적은 좋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 기간 청약을 받은 전국 43개 단지 가운데 1순위 마감을 달성한 곳은 17곳(39.5%)에 불과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전국에선 2만3804가구가 분양 예정이지만, 대통령 선거 운동이 본격 시작된 탓에 분양 홍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분양 예정 물량 중 다수는 6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이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서 공급 예정인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와 대구 수성구 ‘범어 아이파크 2차’의 분양이 대선 이후로 순연됐고, 현대건설이 경기 의정부시에 올해 초 공급 예정이던 ‘힐스테이트 회룡역 파크뷰’ 역시 7월에 분양될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이 부산 동래구와 부산진구에서 각각 공급을 계획한 2개 단지도 6월 이후로 일정을 늦춰 잡았다.
 
10대 건설사마저…전년 대비 분양계획 대폭 감소
 
주요 건설사들은 이 같은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해 올 초부터 보수적인 공급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분양 적체가 채 해소되지 못한 지방의 경우 올해 계획된 분양이 내년으로 이월될 가능성도 높은 실정이다.
 
<IB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2024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 중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한 9개 건설사는 올해 전국에서 약 10만7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분양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별 공급 예정 물량은 △삼성물산(000830) 1097가구 △현대건설(000720) 1만6123가구 △대우건설(047040) 약 1만5000가구 △DL이앤씨(375500) 1만1150가구 △GS건설(006360) 1만6251가구 △포스코이앤씨 2만590가구 △롯데건설 약 1만2000가구 △SK에코플랜트 4874가구 △HDC현대산업개발(294870) 약 1만1000가구 등이다.
 
이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곤 모두 지난해 분양 실적 대비 낮은 수준의 계획을 수립했다. HDC현산의 경우 지난해 약 1만3000가구 분양을 계획했으나, 실제 7300여가구 분양에 그쳤다. 약 6000가구의 공급이 올해로 이월된 것이다. 올해는 이를 포함해 약 1만1000가구 공급을 계획 중이다.
 
 
10대 건설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와 올해 분양시장의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방의 경우 지난해부터 여전히 분양 시기를 조율 중인 단지가 많다”면서 “올해는 오는 6월 대선까지 예정돼 있어 전년 대비 대외 변수가 많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 분양시장의 양극화는 좀처럼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건설업계의 ‘눈치보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5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를 보면 서울(122.2)과 경기(102.8%), 세종(114.3), 충북·대전·전북(100.0)은 기준치(100)를 상회했다. 반면 인천(96.4)과 경남(92.9%), 광주(81.3), 전남(69.2), 대구(78.3), 경북(84.6), 강원(80.0) 등은 기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악성 미분양’으로 평가받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5117가구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방 소재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2만543가구로 전체의 81.8%를 기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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