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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호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
라임 무역금융 펀드 국제분쟁 인상 깊어
계약 단계부터 신경 써야 금융 분쟁 발생 예방
공개 2024-01-2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기업 간 금융거래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금융분쟁과 금융규제다. 특히 금융사의 경우 계약 당시 생각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돼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다양한 이유로 제재를 받기도 한다.
 
법무법인 화우의 금융그룹은 자본시장과 기업금융, 사모투자, 자본시장 규제, 금융규제 및 법규 준수를 비롯한 금융산업 전 분야를 담당한다. 파트너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가 클라이언트의 사안에 따라 그룹 내외의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최상의 결과를 위해 힘을 모은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국제분쟁을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금융제재 분야와 공매도까지 자문하고 있는 박지호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를 만났다.
 
박지호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사진=법무법인 화우)
 
-담당 업무와 법무법인 화우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금융그룹 소속으로 자본시장과 기업금융 등을 주요 업무분야로 하고 있다. 특히 금융제재 분야 자문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으며, 근래 들어서는 공매도와 관련된 자문도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금융회사 자문을 맡고 있다. 금융회사에서 여러 영업 과정이나 컴플라이언스(준법) 이슈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생기거나 문제가 발생한 경우 자문하고 있다. 주로 증권사나 은행, 운용사 등에 자문하고 있으며 자본시장법을 필두로 지배구조법 등 금융회사 제반 법률을 주로 보고 있다. 특히 증권사 등 금융투자와 관련된 금융사가 주요 고객이다. 
 
-자본시장법을 포함해 금융회사 관련 사례는
△사례는 크게 트랜젝션(거래) 파트와 레귤레이션(규제) 파트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거래 자문과 규제 자문을 한다. 거래의 경우 금융회사가 계약을 체결하거나 신사업에 대한 영업, 사업구조 재편 등에 대해 계약서를 검토하고 법률 이슈에 대해 자문하고 있다. 규제파트는 금융사가 영업활동을 하다가 문제가 생긴 경우 자문을 제공한다. 금융감독원 같은 감독 기관에서 보기에 특정 사안에서 자본시장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른 법률 위반 이슈가 있다고 판단하면 조사를 하게 된다. 최근에는 검사 초기 단계부터 자문하기도 하며, 사실관계를 파악해 위반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제출한다. 해당 의견이 받아들여지면 감독 당국에서 제재 절차를 밟지 않지만, 반대의 경우 절차를 진행한다.
보통은 감독원 제재 기준으로 금융감독원에서 사전 통지한다. 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린 후 금융위에 설치된 증권선물위원회, 그리고 금융위원회 단계를 거치게 된다. 통상적으로 이 세 단계의 위원회가 열리는데, 이 과정에서 금융사를 대리해 잘못의 유무와 고려사항에 대한 주장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인상 깊었던 케이스는
△라임 무역금융 펀드 국제분쟁(중재) 사건과 금융회사 제재건 중 제재절차 결과, 과태료 면제를 이끈 사건이 먼저 생각난다. 라임 무역금융 펀드 국제분쟁 사건의 경우 긴 시간 동안 열정과 집중력을 쏟아부어 임했던 사건인데, 결과도 좋아 큰 보람을 느꼈다. 금융회사 제재건은 금액의 규모가 크지는 않았으나, 관련하여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었고, 담당자들에게 억울한 부분도 있었는데 법리적 근거와 함께 당시 상황이 소명돼 잘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운용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에 대한 법 위반 여부에 관한 건으로, 제재심 직전에 사건을 맡아 증선위 단계에서 과태료 면제를 이끌고, 이에 더하여 개인 제재조치도 받지 않게 되었다.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제재가 확정될 경우 후속 소송에도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있었으나 결과가 좋았다. 제재 대상이 되면 90% 이상 원안이 확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과태료 면제의 경우 손에 꼽는 정도로 소수이기 때문에 보람을 느꼈다.
 
-특히 라임 무역금융펀드 국제분쟁 사건이 기억에 많이 남으실 것 같은데
△해당 사건의 경우 지난 2019년 말부터 보기 시작했다. 고객사로부터 규제 이슈 및 거래 분석 건으로 의뢰를 받고 검토를 했는데, 복잡한 조건들이 얽혀있어 처음에는 막막하기도 했으나 계약관계와 구조 등을 최대한 상세히 파악했다. 당시 계약 담당자가 고객사에서 퇴사한 상태였기 때문에 계약의 히스토리 등을 알기 어려워 계약서 검토와 사실관계 자료 수집에 공을 들였다. 상대방과 협의를 할지 디스퓨트(논쟁)로 갈지를 많이 고민하고 결정했던 기억이 난다. 이러한 과정에서 고객사와 함께 고민하고 화우 국제중재팀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시너지가 발생했던 것 같다. 국제중재팀과 함께 케이맨제도, 뉴욕, 홍콩 등에 걸쳐 증거를 찾는 등 사실 관계 파악과 증명에 신경을 썼다. 복수의 준거법이 적용되고 자료 확보에 이슈가 있던 상황에서 전부승소 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금융팀·국제중재팀 사이에 시너지를 활용해 포기하지 않고 증거 수집 등을 통해 객관적 사실을 규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박지호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사진=법무법인 화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등을 법리적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고 검사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 예상할 수는 없으나, 감독당국에서 신속한 처리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보조를 맞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상품의 경우 금융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자기 책임의 원칙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금융시장 변호사로서 안타까운 부분은 사모펀드 사태를 거치면서 자기 책임 원칙이 다소 훼손되는 인상을 받았다. 금융회사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지만, 책임 여부과 그 수위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자기 책임 원칙도 고려돼야 함에도 사모펀드 사태를 거치면서 이 부분이 간과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투자자의 입장에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고, 신속한 상황 처리에 대한 장점이 분명히 있으나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경우 필요한 검토가 정밀하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생각한다.
 
-근래 들어 주의 깊게 보고 있는 사안은
△몇 년 전부터 공매도와 부동산 금융에 대해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부동산 금융의 경우 전문분야는 아니지만 일부 자문하던 사업장을 보면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연착륙될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자문했던 건들에 대해 관리를 하면서 후속 자문을 하고 있는데, 자문 요청하는 사항들 중 기한이익상실(EOD)이 날 경우의 계획 등 관련 건이 많았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미분양 상황이 길어져 대출을 상환하기가 어려워져 EOD이슈가 나오는 것 같다. 공매도의 경우 최근 몇 년간 활발하게 자문 중인데, 사안들을 살펴보면서 시스템 조정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심스러우나, 법규 또는 금융당국이 원하는 수준과 금융회사들의 기술·시스템 한계에 괴리가 있는 것 같다. 금융사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개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로, 서로 맞춰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유예기간을 갖고 보완을 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이 금융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계약을 체결할 때는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관행대로 계약을 진행하기도 하고 장기간 문제가 없는 경우들이 많은데, 대외적인 상황 즉, 코로나, 급격한 금리 인상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경제적, 사업적 손실이 크게 날 수도 있으니 관행에 의존하지 말고 매 건마다 꼼꼼하게 계약서 등을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계약서에 대부분의 상황들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을 하고 상대방이 소송을 할 만한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다. 법원이나 제3자가 보기에 관행 등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문헌에 기초해서 해석을 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꼼꼼하게 내용을 담는 것이 분쟁 발생 시 당사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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