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근로자 직고용으로 내재화 효율성 '방점'
동국제강 600명 직고용 방침…연간 100억원 규모 원가 상승
원가율 0.3%포인트 수준 증가…고용 효율성 효과 더 높아
전력비 등 원가 낮출 수 있는 방안 집중
공개 2023-11-15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3일 17:5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동국제강(460860)이 하도급 근로자 600여명에 대해 직접 고용을 결정하면서 연간 100억원대의 매출원가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내년도 동국제강 원가율을 0.3%포인트 늘리는 수준으로 크게 무리한 금액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근로자 직접 고용을 통해 얻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동국제강은 앞으로 전력비 감축으로 매출원가 절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태양광이 설치된 동국제강 공장(사진=동국제강)
 
비용 늘어도 직접 고용 추진…이유는 효율성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내년부터 하도급 근로자 6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하도급 근로자들을 동국제강 소속으로 바꾸기 때문에 매출원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 근로자 급여는 재무제표 상 매출원가로 잡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올해 상반기 1인당 월평균 급여액은 500만원이다. 600여명을 직접 고용할 경우 월 30억원의 비용이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은 지난 상반기 128억원을 외주용역비로 지출했다. 직접 고용으로 인해 반기동안 추가로 52억원의 매출원가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연간으로는 매출원가 104억원이 증가한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동국제강이 매출액 총 4조4340억원, 매출원가 3조9080억원(원가율 88%)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직접 고용을 통해 증가하는 인건비 104억원을 더할 경우 원가율은 88.3%로 0.3%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인건비 증가에도 직접 고용을 추진하는 이유로 내재화 전략을 꼽고 있다. 내재화 전략은 원료, 고용 등을 외주에 맡기지 않고 직접 다뤄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계열사 동국씨엠(460850)은 컬러강판에 부착되는 필름을 직접 생산해 내재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고, 동국제강은 고용 부문에서 내재화를 펴고 있다.
 
동국제강은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서 잦은 인력 교체를 막아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급여 지출보다 잦은 인력 교체로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질 경우 입는 생산성 손해가 더 크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하도급 근로자 직고용 방침은 맞다. 다만 근로자들의 의사 및 채용절차 과정에서 직접 고용 규모는 다소 변동될 수 있다”라며 향후 채용 규모가 바뀌면 비용 증가분이 달라질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매출원가 증가, 가시적 효과는 나중으로
 
동국제강은 급여액이 증가함에 따라 다른 곳에서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 확보를 늘리는 가운데 다른 분야에서 원가를 절감해야 전체적인 매출원가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철강업계는 비용 증가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다. 철강업계가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해외 철강사들과 가격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할 경우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동국제강은 전력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방안으로 전기로 효율성 증가가 꼽히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11월9일 한국전력이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1kWh(킬로와트 시) 당 10.6원씩 인상한 점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기존 전기요금(99.8원~204.5원, 시간대 별 상이)에서 5.2~10.6% 증가한 수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 6월 한달간 전력비에 297억원을 지출했다. 동국제강이 전력비에 지출하는 비용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21년 2460억원이었던 전력비는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2830억원까지 치솟았다. 철강업계에서는 오는 11월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올해 동국제강 전체 전력비용이 3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국제강 아크전기로 (사진=동국제강)
 
이에 동국제강은 전력 효율성이 기존 전기로보다 30% 뛰어난 아크전기로 사용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크전기로는 현재 국내에서 효율성이 가장 높은 전기로로 알려져 있다. 동국제강은 아크전기로 가동으로 연간 200억원가량의 전력비를 절감하고 있다. 여기 동국제강은 2028년 가동을 목표로 공정 속도와 열 효율성을 높인 하이퍼 전기로를 개발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아직 구체적인 제원 등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크전기로보다 효율성이 더 좋아 전력비 절감액이 더 클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그 외에도 생산 활동을 야간으로 전환해 전력비를 절감하는 방법과 태양광 발전기 설치 등 방법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동국제강은 연간 15억원 이상의 전력비를 절감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전기 요금 절감 노력으로도 전력비 증가 자체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철강 제품 가격은 낮아지는 가운데 전기 요금은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에 따른 연료비 연동제 등 제도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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