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 후폭풍)①사용자성 '오리무중'…갈등비용 커진다
기업 별로 달리 해석되는 사용자성 인정 여부 혼동
법적 근거 마련에 중노위 접수 건수 40%갸량 늘어
새로운 갈등 국면에 모호한 개념 명확화 필요성 대두
공개 2026-06-01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7일 18:3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으로 국내 기업의 경영 환경에도 변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사용자성 인정 범위 등을 둘러싸고 법원이 기업별로 엇갈린 판단을 내놓으면서 현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해관계는 한층 복잡해지고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분쟁 대응과 노사관계 관리에 드는 비용 역시 기업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의 이익 확대와 근로자 권리 보장이 맞서는 지점에서 갈등 관리에 실패한 기업은 생산성 저하까지 감수해야 할 수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의 변화와 쟁점을 점검하고, 달라진 경영 환경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사용자성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확립되기 전이라 해석의 차이에 따른 갈등 발생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향후 개념 확립이 되기 전까지 갈등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기존 노사관리 체계만으로 갈등을 관리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관리 패러다임 구축 필요성도 높아졌다.
 
대법원의 HD현대중공업 하청 교섭의무 판결 장면(사진=연합뉴스)
 
복잡해진 갈등 양상
 
27일 업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사용자성의 개념이 추상적인 까닭에 사용자성에 대해 사안마다 다른 판단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원청 기업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법원 등 결정이 이어졌지만, 4월과 5월 중흥건설과 HD현대중공업의 사용자성은 인정되지 않는 등 사용자성 인정 여부가 크게 뒤바뀐 상태다. 노란봉투법은 원청기업이 하청 근로자의 근무 조건에 대해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졌다면,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과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근무 형태 등 사안마다 결괏값이 달라질 수 있다.
 
하청 노조가 교섭에 나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노동 갈등의 빈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4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심판사건 접수건수는 1만 36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건수(9672억원)보다 40%가량 늘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한화오션(042660), 현대차(005380) 등 다수 대기업이 노조로부터 사용자성 인정을 요구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갈등 전선 확대가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제조업은 생산성 다수를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어 갈등 심화에 따른 피해가 크다. 파업 시 삼성전자가 입을 피해액이 최소 수 십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회복 사이클을 탄 조선산업 역시 노동 갈등 확대에 따른 타격이 큰 대표적 산업으로 꼽힌다.
 
반면 노동계의 입장은 다르다. 하청 근로자의 낮은 근로 조건 등을 고려했을 때 노란봉투법을 계기로 적극적인 하청 노조의 권리 확대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속노조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하청 노조의 요구사안 중 처우에 관한 내용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처우에 대한 권리 확보 수단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 등 한정적인 실정이다.
 
이에 이전보다 더 복잡해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셈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원청 기업과 원청 소속 노조로 구성된 갈등 당사자 구조에 하청 노조가 진입하면서 이해 관계를 풀어내기 더 어려워졌고, 이로 인한 갈등의 장기화는 큰 타격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로운 갈등 국면…관리 체계 점검 필요성 대두
 
이에 노란봉투법상 해석의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한 개념 명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명확한 기준이 확립되기 전까지 노동 갈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란봉투법의 최대 화두인 원청 기업의 사용자성 해당 여부에 대해 명확한 원칙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기업의 갈등 관리 비용도 높아진다. 잠재적 교섭 대상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법조계 등에서는 기존 노조뿐 아니라 하청, 특수형태 근로자 노조까지도 잠재적인 처우 협상 대상 후보가 될 것이라 본다.
 
또한 근로자의 지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쟁의 가능성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 개정 노동조합법은 근로자의 지위에 관한 사항에 대해 노동쟁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근로자의 지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원청 기업과 하청 노조가 직접 고용 여부를 두고 교섭 가능성이 결정된다. 현재 근로자의 지위에 직접 고용이 포함되는지 여부는 해석이 다른 상태다.
 
노동 갈등 문제가 현실화되기 전 사전 갈등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하청 임금 체계 점검, 경영상 결정에 대한 내부적 협의 창구 마련 등이 사전적 대응으로 꼽힌다.
 
아울러 노란봉투법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모호한 개념의 명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석희 여의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혼란 방지를 위한 사용자 개념 명확화, 사용자 판단기구 설치, 쟁의행위의 합리적 조정 등 대체입법 추진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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