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DB손해보험(005830)이 운용자산 전략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며 안전자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공채를 줄이고 수익증권이나 대출채권을 크게 늘리는 공격적 운용을 나타냈는데 올해는 반대로 전환한 모습이다. DB손해보험은 현재 글로벌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자본비율(K-ICS) 관리 부담이 늘어나 대규모 채권을 선제적으로 발행 중이다. 여기에 자산 운용 구조까지 조정하면서 총체적 관리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사진=DB손해보험)
1분기 들어 국공채 대폭 확대…안전자산 중심으로 전환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올 1분기 운용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국공채·특수채 규모가 8조9912억원이다. 지난해 말 7조3625억원 대비 22.1%(1조6287억원) 증가했다. 전체 운용자산(55조887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1%로 3.0%p 상승했다.
국공채와 특수채는 보험사가 보유한 유가증권 중 가장 안전한 자산이다. 이를 늘리거나 줄이는 방향성에 따라 자산 운용이 공격적인지 혹은 안정 지향적인지 평가가 나뉜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국공채·특수채 규모를 12.7%(1조716억원) 줄이며 공격적 운용에 나섰던 바 있다. 국공채, 특수채, 금융채 같은 안전자산을 축소하는 대신 주식, 수익증권, 대출채권과 같이 투자 수익률이 더 높은 항목의 자산을 늘렸다.
올 1분기는 이러한 흐름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공채·특수채와 함께 안전자산에 속하는 금융채 역시 지난해에는 21.3%(2203억원) 줄었지만 1분기에는 1조1011억원으로 35.6%(2888억원)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38.9%(3조7622억원) 늘렸던 수익증권은 12조7119억원으로 5.3%(7134억원) 줄어들었다. 대출채권 역시 같은 양상을 나타냈다. 1분기 규모는 13조3318억원으로 10.0%(1조4755억원) 감소했다.
포트폴리오 변동 결과 투자수익률은 하락했다. 운용자산 합계 투자수익률이 지난해 말 4.05%에서 올 1분기 3.85%로 떨어졌다. 계정별 수익률은 채권 2.89%, 수익증권 5.40%, 대출채권 4.84% 등으로 나온다.
수익률과 반대로 포트폴리오 안정성은 제고됐다. 지난해 16.6%로 4.0%p 하락했던 안전자산 비중이 1분기에 19.1%로 상승하며 다시 회복했다. 위험자산 비중은 46.9%에서 43.5%로 줄었다.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지표인 듀레이션 갭은 1.0으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K-ICS 비율 우수…2분기 포테그라 인수 영향으로 하방 압력
운용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에서는 투자수익률보다 자본비율인 K-ICS 안정화 목적이 더 중요하다. 위험자산이 많아 ALM 부담이 큰 경우 K-ICS 산출 식(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에서 요구자본 내 위험액이 증가, K-ICS 비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DB손해보험은 현재 K-ICS 비율이 매우 우수한 편이다. 1분기 기준 추정치가 232.1%로 지난해 말 218.2%보다 13.9%p 상승했다. 경상적인 수익성도 뛰어나지만 지난 2월 자본성증권인 신종자본증권 4420억원(보완자본 인정)을 사모 발행하면서 자본을 추가 확충하기도 했다.
DB손해보험의 K-ICS 비율 목표 구간은 200~220%다. 최소 수준이 200%이며 연도별 비율 증가 수준이나 예고된 제도 변경, 가정 악화 예상에 따른 영향 등을 반영한 최대 수준이 220%다. 그 이상으로 초과한 부분은 주주환원이나 국내 신규사업 진출,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세 가지 요인 모두 자본 부담이 따르는 만큼 결과적으로 K-ICS 비율을 낮춘다.
이 가운데 주주환원과 글로벌 사업 확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중이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지난해 기준 30%인 배당 성향을 2028년까지 35% 이상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은 지난해 9월 체결했던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The Fortegra Group, Inc.)에 대한 지분 100% 인수 계약을 오는 30일 종결하는 건이 있다.
앞서 DB손해보험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오는 2분기 포테그라 연결 편입 시 기본자본 K-ICS 비율 하락이 예상된다며 6월 중 신종자본증권을 추가 발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는 기발행 후순위채 차환과 동시에 기본자본을 강화하는 목적이다.
관련 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지금은 K-ICS 비율이 우수한 수준이지만 2분기 중에 포테그라 인수 영향으로 지표 하방 압력이 있는 상태고, 계리적 가정 표준 실무 가이드라인 적용에 대한 관리 목적과 후순위채 상환 건도 있다"라면서 "자본확충뿐만 아니라 자산 구성 자체도 안전한 자산으로 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운용자산 변동은 K-ICS 관리 목적도 있지만 1분기 당시 불안정한 국제 정세 영향을 고려했던 것"이라며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