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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 계속된 손 바뀜에 정상화 '요원'
2021년 화려한 증시 데뷔…연이은 적자로 자본잠식
새 최대주주, 대규모 자금 조달 공시로 정상화 오리무중
공개 2024-05-14 16:50:35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6: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제주맥주(276730)의 최대주주가 우여곡절 끝에 변경됐다. 제주맥주는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제맥주 붐에 힘입어 화려하게 증시에 상장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잇단 적자에 자본마저 잠식되자 회사 설립자를 비롯한 경영진이 물러났다. 새롭게 최대 주주에 오른 더블에이치엠은 대규모 자금조달을 계획한 상태지만 누적된 적자로 인해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주식양수도 계약 거래 종결에 따라 최대주주가 기존 주식회사 엠비에이치홀딩스 외 2인에서 주식회사 더블에이치엠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변경 후 최대주주의 소유 지분비율은 6.83%이고 변경일자는 5월13일이다.
 
더블에이치엠은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업력 3년의 자동차 수리 및 부품유통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26억원, 순이익은 3억2300만원을 기록했고 최대주주로는 현재 대표이사인 정승국씨가 지분의 40%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제주맥주)
 
앞서 제주맥주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제맥주 유행과 함께 코스닥에 화려하게 데뷔했었다. 2021년 상장 당시 문혁기 제주맥주 창업자 겸 대표이사는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며 상장 후 3년간 연 45% 이사의 매출 성장률을 약속했고 2023년엔 219억원까지 흑자 규모를 키우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제주맥주는 상장 이후에도 줄곧 영업부진을 면치 못했다.
 
제주맥주는 상장이 진행되던 2021년 매출 28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이듬해 239억원, 2023년엔 224억원으로 매출이 줄어들었다. 성장률이 정체된 상황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2021년 7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후 2022년엔 116억원, 2023년엔 11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누적된 적자로 지난해부터는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부분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기준 제주맥주의 자본잠식률은 22%로 현재 관련 법규상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 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며 자본금이 완전 소모돼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되면 즉시 상장폐지된다. 누적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장폐지 위기에 봉착하자 결국 문혁기 대표를 비롯한 최대주주는 회사 매각에 나섰다.
 
하지만 매각 과정도 순탄치 못했다. 제주맥주는 지난 8일 예정된 임시주총을 오는 22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인수자로 나선 더블에이치엠이 인수 대금 잔액 40억원을 치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블에이치엠은 63억원 중 10억원 남짓한 계약금만 지급한 상태다.
 
대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자 인수가 좌절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결국 인수 측이 10억원은 우리은행으로부터 차입하고, 대표이사로 선임 예정인 신성현 씨와 정승국 씨에게 각각 28억7000만원, 8억3000만원을 빌리면서 인수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곧이어 진행되는 자금 조달과정에서 손바뀜이 또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블에치엠은 지난달 19일 경영권 인수와 동시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총 5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 계획을 줄줄이 공시했다. 무려 시총의 60%가 넘는 자금이 조달되는 셈으로 진행 예정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제주맥주의 최대주주는 더블에이치엠에서 지와이투자조합으로 바뀐다. 지와이투자조합은 류규열 씨와 김준걸 씨가 각각 50% 출자해 신규 설립했다. 지와이투자조합은 주당 1059원, 총 100억389원을 투자해 944만2871주를 배정받고 13.91% 지분을 보유할 예정이다.
 
이어 수옹투자조합과 일두투자조합을 상대로 각각 200억원 규모의 CB와 BW도 발행이 이어지면 최대주주와 경영권에 대한 상황은 또다시 뒤바뀔 수 있다. 지속된 적자로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제주맥주의 상황에서는 계속되는 손바뀜이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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