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그룹 본사 대신343 품은 대신밸류리츠 내달 상장IB 강화 재원 마련 위한 자산 현금화와 배당 수익 확보리츠 시장 하락 끝 반등 기미…선택과 집중으로 '성장'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대신증권(003540)의 종합금융투자사(이하 종투사) 진출 후 투자은행(IB) 강화 첫 걸음인 대신밸류리츠가 발을 뗐다. 앞서 증권업계는 본사 건물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를 예상했다. 매각으로 발생하는 임차료 대비 확보 현금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도 한때 종투사 인가를 위한 본사 건물 매각을 검토했다. 하지만 매각 이전 종투사 진출이 이뤄지면서 본사 리츠 전환을 통한 자산 현금화와 안정적인 배당 수익 확보로 전략이 변경됐다.
금리 인하 기조 속 리츠 시장 반등 기대감이 커지며, 대신밸류리츠 상장이 자본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금화 대신밸류리츠 상장으로 전략 바꿔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 진행된 자사 첫 상장 리츠인 대신밸류리츠의 수요예측에서 7.43대 1을 기록했다. 총 174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전체 주문 규모는 4300억원이다.
대신밸류리츠 사업 투자 구조도 (사진=대신증권)
대신밸류리츠는 대신파이낸셜그룹 본사 사옥인 ‘대신343’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하는 오피스 기반 리츠다. 주당 공모가는 5000원으로 공모 예정액은 약 965억원이다. 현재 대신파이낸셜그룹의 주요 계열사 들이 최대 10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채결했고 7년 평균 수익률 6.35%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신밸류리츠는 23일과 24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 뒤 7월10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앞서 대신증권은 종투사 진출 이전인 2023년 9월부터 대신343에 대한 매각을 추진했다. 그해 이지스자산운용과 매각 협의를 진행했지만, 당시 높은 금리와 더불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불발됐다. 다음해인 2024년 NH아문디운용으로 협상 대상을 바꿔 다시 진행했지만, 매각 가격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불발됐다.
그 사이 대신증권은 별도 기준 자기자본을 키우며 종투사 요건을 갖췄다. 지난해 3월 2300억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자기자본을 3조853억원으로 늘렸고, 이후 IB를 비롯한 사업 확대로 지난해 12월 종투사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은 기존 본사 매각 계획을 리츠 상장으로 전환했다. 리츠 상장으로 본사 건물 가치를 현금화하는 한편 리츠 지분 취득을 통한 안정적인 현금 수익도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상장으로 대신증권은 전체 기업 가치 2989억원 중 보유 지분을 제외하고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최대 24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증권사 사옥 매각…"보유보다 운용"
증권사들의 사옥 매각은 자산 운용 수익이 보유 가치보다 크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22년 서울 여의도 소재 본사 사옥을 6395억원에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여의도 랜드마크 중 하나로 불리는 건물이었지만, 당시 높아지는 시장 금리와 증시 불황에 매각이 결정됐다.
하나증권도 2015년 코람코더원리츠에 본사 건물을 매각한 이후 2020년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는 대신 임대 연장을 선택했다. NH투자증권도 2019년 여의도 사옥을 마스턴투자운용에 2549억원에 매각하고 여의도 파크원빌딩에 입주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랜드마크 건물을 매각하는 이유는 보유를 통해 얻어지는 가치보다 현금을 운용해서 얻는 이익이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여의도 파크원 2타워 전체를 임대하고 있음에도 작년 한해 임차료 명목으로 발생한 비용은 65억원에 불과했다. 해당 시기 국고채 1년물 금리는 2.9%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 따져도 건물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안전자산인 국고채 채권에 투자하면 임차료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대신증권 본사 대신343 (사진=대신증권)
대신증권도 유사한 논리로 매각을 검토했으나, 리츠 상장으로 자산 가치와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를 위해 최근 IB부문 산하 M&A·인수금융 담당과 신디케이트부를 신설했다. 올해부터 기업 간 인수합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뤄진 조치다. 인수금융의 경우 대규모 현금이 필요하다. 종투사가 되면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기업대출이 가능해지지만 단기에 기업 대출 증액은 재무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점진적인 투자 재원 확보도 병행돼야 한다.
대신밸류리츠의 상장 이후 전환사채 전환을 가정할때 대신증권은 지분 18.1%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된다. 상장 이후 대신증권의 보유 주식 총량은 1080만주로 공모 가격인 5000원 적용하면 지분 총액은 540억원이다.
현재 대신밸류리츠 목표 수익률 6.35%를 달성하면 대신증권은 1년에 34억원의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대신증권이 지불한 임차료 비용 4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리츠(REITs)는 부동산을 기본 자산으로 해 건물 임대 수익을 주식의 배당과 같이 지급하는 투자 상품이다. 한때 고금리 대체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금리 인상 위험이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지며 부동산 가격 조정과 차입금 이자 부담이 배당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지며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실제 주요 10개 상장리츠로 구성된 KRX 리츠 TOP10 지수는 2022년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1000포인트 후반이던 지수는 23일 현재 737.28로 3년 사이 30%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로 리츠 자금조달 비용이 줄고,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며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신밸류리츠는 ‘서린345’, ‘소봉빌딩’ 등 우량 자산을 추가 편입하고, 프로젝트 리츠(11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 시행)로 개발·운영 수익을 극대화해 1년 내 1조원, 5년 내 2조원 규모의 초대형 리츠로 키울 계획이다.
대신파이낸셜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반공모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확보 현금 운용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라며 "다만 현재로서는 리츠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