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DSC·얼머스, AI·반도체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1~9월 국내 벤처펀드 출자 해외자본 1.2%에 불과국내 출자 제약…한국벤처투자, 해외 투자자 확보 '주력'
연말을 맞아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가 신규 펀드 결성에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정책 자금을 확보한 주요 운용사들은 펀드 클로징에 집중하며 새해 투자 실탄을 마련 중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하우스들의 펀드 조성 현황과 전략을 짚어보고, 내년 VC 업계의 투자 기조를 전망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IMM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241520), 얼머스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주요 VC들은 국내 정책기관으로부터 받은 출자금을 실탄으로 새해 투자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단기 투자보다는 기업가치 제고에 중점을 두면서 AI·반도체·로봇·모빌리티·K-화장품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다만 벤처투자 시장 전반에서 글로벌 자금 유입이 부족하다는 점은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사진=한국벤처투자)
단기 엑시트보다 기업가치…포트폴리오 다각화 공감대
국내 주요 VC들은 공통적으로 단기 투자 회수보다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중시하고 있다. 특정 섹터에 쏠린 투자 구조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겠다는 전략에도 의견이 모인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대표적인 '그로스·PE 하이브리드' 하우스로 꼽힌다. 산업재·인프라, 소비재, IT 등 다양한 섹터에 걸쳐 대규모로 투자한다. 단순 자금 공급에 그치지 않고 피투자기업의 기업가치 제고에 직접 관여하는 전략을 취한다.
IMM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새해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우주·항공, 바이오·헬스케어, 커머스·컨텐츠 등 분야에 초기·중기·후기 스테이지별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SC인베스트먼트는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보유 포트폴리오도 AI·반도체·모빌리티 등 차세대 성장산업이 주를 이룬다. 회사 측은 새해 유동성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 시점을 앞당길 계획이다.
세컨더리 투자에 강점을 가진 얼머스인베스트먼트도 투자 전략의 폭을 넓히고 있다. AI·딥테크를 축으로 하되 특정 섹터에 국한되지 않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추진한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술 기반의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차별화 포인트·창업자의 백그라운드·팀워크·퍼포먼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벤처캐피탈협회)
글로벌 자금 유입 부족…한국벤처투자, 해외 VC 유치 '전력'
정책자금 투입 등으로 국내 투자는 어느 정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외 자금 유치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1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벤처펀드에 출자한 외국자본 비중은 1.2%에 그쳤다. 전년 동기 기준치(1.7%) 대비 되레 감소한 상황이다. 2023년 국내 벤처 투자액 중 글로벌 VC 투자비중은 2%로 같은 기간 인도(87%), 싱가포르(84%), 중국(12%), 미국(7%) 등 주요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다.
글로벌 자금 투자 유치 부진은 국내 유망 벤처기업들의 성장 둔화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업계에선 글로벌 자금 이탈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환율 변동, 투자회수(엑시트) 불확실성 등은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국내 출자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우리나라 VC들의 투자가 해외 기업이 아닌 국내 기업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라며 "해외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가 해외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벤처투자는 최근 글로벌 자금 유치를 위해 미국·프랑스·홍콩·베트남 등 해외 VC 6곳을 글로벌펀드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로 선정했다. 출자금 규모는 768억원이다. GP 6곳은 총 7214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일정 금액 이상을 한국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이와 관련 지난달 서울 서초구 본사 내 벤처투자외환센터(K-Invest Hub)를 개소하고,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외국환신고 지원 서비스를 공식 개시했다. 해외 투자자의 국내 벤처투자를 돕고 글로벌 VC와 해외 출자자의 외국환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려는 목적이다.
또 다른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 VC들이 해외 자본 유치를 쉽게 하기 위해서는 국내에 출자하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라며 "투자 수익률에 따라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 등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