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A손보, 차보험 흔들리자 실적 붕괴…올해 결산 '경고등'
3분기 보험손익 -110억원 적자로 전환…영업이익 27억원 뿐
차보험 비중 약 70% 육박…업황 저하로 결산 실적도 '부정적'
공개 2025-12-1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5일 18:4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악사(AXA)손해보험이 주요 영업 포트폴리오인 자동차보험이 부진하면서 보험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투자손익은 예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하는 데 그쳐 전체 영업이익이 90% 이상 급감했다. 4분기에도 자동차보험 업황 부진이 예고된 만큼 올해 결산 성적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보험손익 ‘적자’ 전환…자동차보험 매출 감소 이유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보는 올 3분기 누적 보험손익으로 –11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도 동기에는 150억원 정도였다. 앞서 2분기부터 손실이 시작됐는데, 3분기에는 규모가 더 커져 누적 손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보험손익은 투자손익과 함께 보험사 영업이익을 구성하는 항목이다. 3분기 보험손익은 ▲보험수익 6174억원 ▲보험서비스비용 6202억원 ▲재보험수익 784억원 ▲재보험서비스비용 858억원 ▲기타사업비용 9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재보험 손실 규모가 –139억원에서 –74억원으로 축소됐지만 보험영업 부문은 오히려 저하됐다. 보험수익이 3.3%(212억원) 줄어든 반면 보험서비스비용은 1.9%(115억원)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악사손보 측은 3분기 실적보고서에서 부진 배경에 대해 “지난해 대비 자동차보험 매출이 감소하면서 보험손익도 줄어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악사손보는 과거 자동차보험사로 출범했던 만큼 보험영업 포트폴리오에서 차보험 비중이 매우 높게 나온다. 3분기 기준 전체 보험료수익 6229억원에서 자동차보험이 4287억원으로 68.8%를 차지한다.
 
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20% 내외다.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 기반에 외국계 소형 보험사라는 특이점을 감안해도 비중이 높은 편이다. 나머지 포트폴리오는 일반보험 4.2%와 장기보험 27.0%다. 자동차보험 실적이 절대적인 셈이다.
 
다만 자동차보험은 현재 손실 확대 사이클에 놓여 있다. 업황 자체가 부진한 상태다. 대형사 손해율도 지난 10월 기준 85.7%까지 상승했으며, 앞선 3분기 실적에서는 대다수 보험사가 적자를 낸 바 있다. 그동안 보험료를 계속 인하한 반면 자동차 공임비·부품비는 상승한 영향이다.
 
악사손보의 경우 3분기 보험료수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6.5%(432억원) 감소했는데, 특히 자동차보험이 9.8%(464억원) 줄어들었다.
 

                (사진=악사손보)
 
영업이익 91% 급감…4분기 후 실적도 ‘먹구름’
 
보험손익 적자는 전체 영업손익에 그대로 타격을 주고 있다. 투자손익이 1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34억원) 대비 소폭 늘었지만 보험손익 적자를 상쇄할 만큼의 수준은 못 된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90.8%(258억원) 줄어들었다. 법인세비용을 반영한 당기순이익은 15억원에 불과하다.
 
자동차보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결산 성적표가 적자로 나올 가능성도 따른다. 통상 4분기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4분기는 한파·폭설 등 계절성 요인 탓에 자동차 사고가 늘어나는 시기로 꼽힌다.
 
업계서는 손해율 흐름이 상승 추세인 만큼 당분간 손실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험료를 인상하더라도 그 효과가 내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중론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4분기에는 날씨 요인이 있기 때문에 손해율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중소형 보험사 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도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000810), DB손해보험(005830), 현대해상(001450), KB보험사 등 대형사 네 곳의 시장점유율이 84.8%를 나타낸다. 브랜드 인지도나 보장 수준, 보험료 혜택 등에서 규모가 작은 곳이 영업 효율성을 내기 더 어려운 분야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악사손보는 보험영업을 다이렉트(비대면)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점유율을 높이려 한다거나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한다거나 그러지는 않는 모습”이라며 “과거에는 우량한 고객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자동차보험은 철저하게 ‘규모의 경제’이기 때문에 매출이 얼마 되지 않는 곳은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매출에 대한 영향도 높게 나타난다”라며 “자산 규모가 작을수록 손해율 관리도 어렵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악사손보 측에 자동차보험 손실 방어 전략을 문의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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