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스퍼트)②출자사업이 키운 세컨더리 붐
얼머스·티에스인베스트먼트, 펀드 결성 '박차'
IPO 침체로 기존 포트폴리오 유동화 필요성 부각
공개 2025-12-1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1일 14:1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연말을 맞아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가 신규 펀드 결성에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정책 자금을 확보한 주요 운용사들은 펀드 클로징에 집중하며 새해 투자 실탄을 마련 중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하우스들의 펀드 조성 현황과 전략을 짚어보고, 내년 VC 업계의 투자 기조를 전망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벤처투자 시장의 한 축으로 세컨더리펀드가 자리 잡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도 엑시트(투자회수) 수요와 유동성 확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자금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주요 벤처캐피탈(VC)들은 정책기관·연기금 출자사업 등을 발판 삼아 세컨더리펀드 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얼머스인베스트먼트)
 
얼머스·티에스, 세컨더리펀드 결성 '박차'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얼머스인베스트먼트(이하 얼머스인베스트)는 지난달 28일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가 주관한 VC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출자금을 확보한 얼머스인베스트는 당초 계획했던 400억~500억원 규모 펀드를 750억원 수준으로 확대해 내년 상반기 펀드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얼머스인베스트가 중기중앙회 출자사업 GP에 선정되며 정책기관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최근 국민연금 VC 출자사업 1차평가(서류심사)를 통과했다. 얼머스인베스트가 국민연금 VC 출자사업 GP 자격을 확보할 경우 세컨더리펀드 규모를 1000억원까지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펀드 결성을 계획하면서 인공지능(AI)·딥테크 기업 중심의 공격적인 세컨더리 투자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올해 4분기 내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한 운용사도 있다. TS인베스트먼트(246690)(이하 TS인베스트)는 지난달 108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펀드를 조성했다. 출자자(LP)는 한국산업은행,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농업활동조합중앙회, 한국교직원공제회, 한국증권금융, 하나초격차상생재간접펀드, MG캐피탈, 아이비케이캐피탈 등이다. TS인베스트는 구주 인수 거래를 통해 벤처투자 시장 유동성 공급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얼머스인베스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차별화 포인트·창업자 백그라운드·팀워크·현재까지의 퍼포먼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술 기반의 미래 성장성이 높은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발굴할 것"이라며 "750억~10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펀드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회수시장 침체에 새해 세컨더리 '주목'
 
세컨더리펀드가 벤처투자 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회수시장 침체때문이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신규 자금 공급보다 기존 포트폴리오 유동화 필요성이 부각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에 벤처캐피탈들은 세컨더리펀드를 통해 구주 거래를 확대해 할인매입·조기회수해 수익성 제고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벤처캐피탈들이 결성한 펀드에서 회수 압박도 커지면서 세컨더리펀드는 운용사와 LP 모두에 유용한 구조가 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AI 기반 기업 구주를 세컨더리 딜을 통해 활발히 거래하는 운용사가 늘어나고 있다. 새해 경기 둔화와 IPO 시장 침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세컨더리 딜을 주요 먹거리로 삼으려 하기 때문이다. 벤처투자 업계에서도 2026년 세컨더리펀드 결성 규모가 확대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VC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컨더리펀드 신규 결성액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새해 세컨더리펀드 예상 결성총액은 2조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내년 주요 정책기관들이 VC 대상으로 세컨더리 전용 트랙을 확대할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컨더리 시장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딜(거래) 품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세컨더리펀드 결성은 활발하지만 실제로 거래 가능한 구주 투자처가 풍부하지 않아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가격 조정이 끝나지 않은 기업이나 상장 일정이 불투명한 기업의 경우 투자자-경영자 간 기업가치 평가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라며 "벤처캐피탈의 AI 기반 기업 투자 광풍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 세컨더리 붐이 일어날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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