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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지평 이태현 변호사
"M&A는 살아있는 기업에 관한 것…산업적·거래적 특성 중요"
"여러 전문 그룹과 협업으로 프로젝트 진행, 소통 능력 필요해"
"올해 딜 클로징 못하는 사례 늘어…내년 특별한 시장 열릴 것"
공개 2022-12-19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급격한 금리상승과 증시침체, 경기 둔화 전망으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매물로 나온 일부 기업들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지만 선뜻 인수에 나서는 곳이 없다. 금융과 자본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 가격 산정의 간극이 벌어졌고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법무법인 지평에서 M&A 그룹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태현 변호사는 금리상승에 대한 영향으로 내년에는 한계기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회생 중 M&A, 경영권 분쟁 등의 부문에서 자문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형적이고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라 특이한 시장이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법무법인 지평 이태현 파트너 변호사 (사진=지평)
 
다음은 이태현 변호사와 일문일답이다.
 
-현재 지평에서 맡고 있는 ‘M&A 자문’ 업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지평의 M&A 그룹은 기업의 인수와 합병, 지배구조 개편, 지주회사 전환 등 전형적인 M&A 관련 거래를 다룬다. 자문은 초기의 거래구조 설계부터 대상 기업에 대한 실사, 계약서 작성, 기업결합에 대한 신고, 각종 특별법상 인허가, 거래종결 순으로 이뤄진다. 초기부터 종결까지 전 주기 자문을 제공한다. M&A는 기업이 속한 산업의 특성에 따라 여러 이슈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전문적인 그룹과 협업을 많이 한다. 공정거래나 노동, 금융규제, 자본시장 등 다양한 부문의 그룹과 업무를 함께 진행한다.
 
-지평 M&A 그룹이 지닌 강점이나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먼저 크로스보더(Cross Boader) 딜에 대한 강점이 있다. 국내 로펌 중에서 해외 지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러시아 등이다. 다수의 해외 지사와 협력 관계를 통해 종합적인 자문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한다. 현지 지사가 연락사무소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국내 변호사가 직접 지사장으로 나가 있으며 현지에서 변호사를 직접 채용하기 때문에 자문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한다. 
또 하나는 M&A 그룹에서 인큐베이팅해서 다른 전문 그룹들이 나왔다. M&A는 종합예술적인 측면이 있어서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팀으로서 유기적인 협력 관계로 소통을 효과적으로 해야 하는 등 팀워크가 굉장히 중요하다. 바이오 헬스케어팀이나 에너지팀, 도산구조조정팀, 경영권분쟁팀 등 기본적으로 M&A 그룹 소속 변호사들이 리딩을 하고 다른 팀과 함께 특화된 TF팀을 만들어서 각종 M&A 상황에 산업적·거래적 특성을 반영해 적시에 자문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M&A 자문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M&A는 살아있는 기업, 계속 변화하는 기업에 대해 실사를 통해 기업의 산업적·거래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매도인과 매수인, 감독기관, 그 외 다른 경쟁자 등 이해당사자가 많아 거래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이슈들이 새롭게 제기된다. 따라서 전방위적 쟁점 파악 능력이 중요하다.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상법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 관련 특수법 등 발생할 수 있는 쟁점에 대해 알아야 한다. 
또한 거래는 기본적으로 타이밍을 중요하게 여긴다. 일정을 정해놓고 실효적이고 시점에 맞게 쟁점을 즉시 파악하고 답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M&A는 1~2명의 전문가가 아니라 최소한 10명부터 많게는 20명 이상 다수의 전문가가 개입한다. 여러 팀이 같이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로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개별적으로는 각자 담당한 부문에서 이슈를 놓치지 말고 꼼꼼하고 세심하게 자료를 파악해야 한다. 단순하고 지엽적인 정보를 놓치면 마지막에 가서 거래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최근에 진행했거나 소개할 만한 M&A 사례가 있다면 알려달라.
△미국에 있는 피스컬노트라는 정책 AI 전문회사와 국내에서 AI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스타트업 에이셀 두 회사가 플립이라는 거래를 했는데, 에이셀의 국내 주주가 주식을 미국회사에 다 넘기고 그 주주가 미국회사의 주주가 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조세 부담 때문에 구조 검토 단계에서 거래가 마무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피스컬노트는 IPO를 준비하는 회사였고 이 특성을 활용해 조세 부담을 최소화 하도록 설계했다. 구조적으로 의미가 있었다. 
또 최근에 코메스인베스트먼트에서 엠투아이코퍼레이션이라는 반도체 회사를 매각했는데, 벤처 투자조합이 기업을 인수한 다음 첫 번째 상장 후 매각한 거래다. 비상장인 상태의 회사를 벤처투자 조합이 인수한 다음 상장을 성공시키고 매각한 사례인데 아직까지 거래종결은 안 되고 계약 체결 단계에서 공시는 떴다. 벤처 조합이 인수 기업을 상장시키고 매각한 첫 사례라 의미 있다.
 
-올해 하반기 M&A 시장을 평가해보자면? 내년 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지난해까지는 유동성이 워낙 풍부해서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대기업 중심의 기업구조 개편 딜, ESG 친화적인 M&A, 사모펀드(PE) 주도의 신사업 투자, 엑시트 거래 등이 상당히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에는 딜이 진행되고 논의되는 과정이었는데 중반기와 하반기부터 갑자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자금 확보가 어렵게 됐고 주가가 떨어졌다. 실제로 팔고자 하는 쪽의 기대 매각가치와 사고자 하는 쪽의 예상 매수가격에 갭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딜이 대부분 클로징을 못하고 펜딩(계류) 되거나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 PE들은 블라인드 펀드가 아니면 프로젝트 펀드이거나 인수금융을 해야 하는데 대출을 인수자금의 30~50%를 받아야 하는데 이율이 너무 많이 올라서 인수자금 조달 문제로 거래종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은 하반기에 시작해서 내년 상반기에 딜이 종결되는 사이클을 타야 하는데 하반기에 딜이 종결 무산되고 새로운 딜이 많이 생성되지 않고 있다. 내년 상반기 정상적인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딜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결국에는 한계기업이 많이 나올 텐데 저가에 좋은 기업을 사서 나중에 엑시트 할 때 좋은 상태에서 팔 수 있기 때문에 자금이 있는 곳에서는 한계기업 인수 내지 투자가 내년에 활성화될 것 같다. 특히 프로젝트 펀드 같은 경우 유휴 자본을 많이 갖고 있는 경우 내년 상반기에 나올 수 있는 한계기업이나 기업가치가 떨어진 알짜기업들에 대한 인수 의지를 강력히 밝히고 있다.
 
-M&A 자문 시장에 몸담으면서 제도·법률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있다면?
△합병을 하게 되면 합병기일과 합병등기일 두 가지 일자가 나오는데, 법률적으로는 합병기일에 두 회사가 합쳐지는 것이라고 하면서 실제 합병의 효력은 합병등기일에 발생한다. 합병기일에 합병등기를 하는 사례처럼 두 일자를 맞추면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데 합병등기는 여러가지 사유 때문에 등기가 뒤에 들어가는 경우가 꽤 있다. 기일과 등기일 사이에 세무나 정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나의 날짜로 일거에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합병에서 채권자 보호 절차라는 것이 있다. A회사와 B회사가 합쳐지는데 우량한 회사의 채권자가 부실한 회사가 들어오니 자신의 채권을 갚아달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소송채권자가 채권자인지 아닌지에 대해 명확하게 법이 되어 있지 않다. 명확한 액수로 채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이의를 제기하면 담보를 제공해서 채권자 보호를 해주면 된다. 그런데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채권자는 양 당사자가 입증을 가지고 서로 다투고 있기 때문에 채권 금액이 특정이 안 된다. 채권자가 과도하게 많은 채권을 부르고 있고, 합병 당사자인 채무자는 과소하게 방어할 수 있다. 여기서 등기관은 채권자 보호 절차에서 이의제기 한 자만 있으면 그 이의제기 한 자의 채권 액수까지 담보 제공해야만 합병을 통과시킨다. 합병에서의 채권자 보호 절차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내년 M&A 그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계획이나 목표는?
△내년은 특이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M&A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기업 회생, 한계기업에 대한 M&A나 구조조정, 경영권 분쟁 등이 있을 것이고 관련 그룹과 협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매도인과 매수인의 간극이 심한 경우에 딜이 나오면 거래종결 이후에 진술·보장 위반에 대한 것들이 많다.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산업군에 대한 M&A 특화된 전문성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바이오 헬스케어팀을 계속 꾸려나가고 IT 관련 신사업이나 가상자산, NFT 등 관련 팀과 협업을 해서 인수합병 진행을 해나갈 것이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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