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산은캐피탈이 투자금융수지 호조에 힘입어 우수한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시장 호황으로 유가증권 평가손익이 늘어난 덕이다. 본래 투자금융은 손익 변동성이 높은 포트폴리오지만, 산은캐피탈은 오래된 투자 업력이 리스크 보완 요소로 작용한다.
주식시장 호황에 유가증권 평가손익 확대
8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투자금융수지로 18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동기 실적인 1255억원 대비 49.8%(625억원) 증가했다.
투자금융은 유가증권과 신기술금융 자산 운용으로 얻는 수익이다. 유가증권에는 기본적인 출자금부터 투자사채, 기업구조조정이나 인수금융 관련 투자주식 등이 포함된다. 신기술금융은 주로 벤처기업에 대한 출자나 융자 취급 건이다.
특히 유가증권 관련 수지가 55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전년도 동기에는 47억원에 불과했는데, 처분손실과 평가손실이 확대되면서 부진했던 바 있다. 신기술금융자산 손익의 경우 이번에 줄어들었지만 유가증권 부문이 상쇄하면서 만회됐다.
투자금융 호조는 전체 손익 개선을 이끌었다. 산은캐피탈은 3분기 성적이 당기순이익 2015억원에 총자산순이익률(ROA) 2.4%로 우수한데, 투자금융수지 증가 효과가 컸다.
여신전문금융 본업에서 얻는 이자마진(850억원)보다도 수익 규모가 훨씬 크다. 이자마진은 오히려 12.7%(124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 내 비중으로 따지면 투자금융수지가 66.9%, 이자마진이 30.2%다.
투자 영업 성과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시장금리 하락과 주식시장 호황 영향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관련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금융시장 환경 자체가 우호적이다.
산은캐피탈은 투자금융 자산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특히 주식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종류별 투자 업무 내역을 살펴보면 3분기 말기잔액(말잔) 기준 사채가 4238억원, 주식이 2조48억원, 기타증권이 9451억원으로 나온다.
주식은 대부분이 비상장주식이다. 기초 장부가는 1조9336억원 정도였다. 여기서 발생한 평가손익이 710억원이다. 사채 부문의 평가손익은 44억원이다.
신용평가사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투자금융수지 중에서도 배당금이나 신기술금융자산 수익보다 유가증권 관련 수지 영향이 가장 컸다”라며 “주식 비중도 그렇지만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은 자산도 해당 시장의 흐름에 따라 자산 가치가 변동하는 영향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산은캐피탈)
투자금융, 손익 변동성 높지만…업력으로 보완
산은캐피탈의 투자금융 자산은 전체 영업자산(10조926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8%로 높은 편이다. 유가증권(2조1831억원, 단기금융상품 제외 기준)과 신기술금융자산(9644억원) 모두 규모가 증가하는 흐름이다.
상반기 공시에 나와 있는 타법인 출자 현황에 따르면 투자처는 총 686개 정도다. 앞서 언급했듯 대부분 비상장사이며, 단순투자 목적이다. 장부가액 기준으로 건별 평균 잔액은 20억원에서 30억원 수준이다. 규모가 큰 일부 건은 200억원~400억원이다.
투자금융 자산은 본래 이익변동성이 큰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포트폴리오 분야가 워낙 다양하고, 그만큼 이익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서다. 산은캐피탈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건당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작고, 포트폴리오가 업종별로 분산돼 있다는 점이 긍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투자금융 성과도 장기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우수한 수익성을 계속 유지하는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재 투자금융 업황이 우호적이라는 점도 있지만 회사 자체적으로 이 분야에 대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언급된다. 타법인 출자 현황에서 최초 취득은 1985년부터 시작됐다.
관련 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산은캐피탈은 예전부터 신기술금융이나 이런 투자금융 영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영위해 왔던 곳”이라며 “기존에 투자했던 건들에서 기간이 지나고 주식시장이 좋아지면서 성과가 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이 계속 우호적으로 흘러갈지는 알 수 없고, 투자금융 자체가 손익 변동성이 있다”라며 “산은캐피탈의 경우 오랜 기간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수익이 매년 어느 정도는 발생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