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엔솔, '한국판 IRA' 수혜 부상…세액공제 선택이 변수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로 수혜 가능성 확대
내수 62%·국내 단일 생산…공제 조건에 부합
통합투자세액공제 적용 중…둘 중 하나 선택해야
공개 2026-08-07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05일 17:1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이 정부의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로 태양광 업계의 대표 수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 음성공장에서 셀과 모듈을 직접 생산하고 내수 매출 비중도 높아 생산·판매 요건을 모두 갖춘 데다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어 실제 세부담 경감으로 연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적용받는 생산시설이 있어 두 제도를 동시에 누릴 수는 없다. 향후 어느 공제를 택하느냐가 실제 수혜 규모를 가를 전망이다.
 
(사진=HD현대에너지솔루션)
 
한국판 IRA 수혜 기업으로 부상…4년 연속 흑자 기조
 
5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지난 3일 '2026 세제개편안'을 통해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리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태양광·반도체·이차전지 등 6개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량에 비례해 세액을 공제해주는 제도로, 2027년 1월부터 2036년 말까지 10년간 한시 적용된다.
 
다만 요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내국인이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을 국내에서 직접 판매해야 하고, 핵심 공정도 국내에서 수행해야 한다. 여기에 이미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적용받는 생산시설에서 만들었거나,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서 생산한 제품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래픽=AI제작·IB토마토)
 
태양광 업계에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이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기업 중 하나로 거론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태양광 셀과 모듈을 충북 음성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어 국내 생산 요건을 충족하는 데다, 공장 소재지가 수도권과밀억제권역 밖이어서 지역 요건에 따른 배제 가능성도 없다. 오히려 이번 개편안이 비수도권 생산시설에 지역별 계수를 적용해 최대 1.5배까지 공제를 우대하기로 한 만큼 소재지가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
 
내수 판매 비중과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다는 점도 공제 효과를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598억원 가운데 62%인 989억원이 내수에서 발생했다. 같은 기간 국내 태양광 모듈 시장점유율은 34.2%로 지난해 말 26.6% 대비 7.6%포인트 상승했고, 인버터 점유율은 61.7%로 지난해 말 55.9%보다 5.8%포인트 올랐다. 생산량과 국내 판매량에 비례해 공제액이 결정되는 제도 구조상, 점유율 상승세는 그대로 공제 규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관건은 실제로 차감할 법인세가 있느냐다. 이번 제도는 직접 현금을 환급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산출세액에서 공제액을 빼주는 구조여서, 결손이 쌓인 적자 기업은 당장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공제받지 못한 금액은 10년간 이월할 수 있지만, 그사이 흑자로 돌아서지 못하면 실익이 없다.
 
이 지점에서도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은 1650억원, 영업이익은 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4%, 139.8% 증가했다. 연결 영업이익은 2023년 175억원, 2024년 35억원, 2025년 412억원으로 3년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제도가 시행되는 2027년까지 현재의 이익 규모를 유지한다면 공제액을 해당 연도부터 세부담 경감으로 연결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중국발 저가 공세로 국내 태양광 기업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이번 국내생산세액공제로 실제 수혜를 보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흑자를 내는 기업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만 공공 프로젝트 등 국내 수요를 늘리고 국산을 우대하는 제도가 함께 마련돼야 세액공제의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투자세액공제 중복 배제…수혜 규모 갈림길 될까
 
다만 HD현대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이미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생산시설에 적용하고 있어 향후 국내생산세액공제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 두 제도는 중복 적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통합투자세액공제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2021년 처음 시행된 제도로 기존에 흩어져 있던 각종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사업용 기계장치 등 신규 취득한 유형자산 투자금액의 1~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며, 직전 3년 평균을 넘어선 투자 증가분에는 추가 공제가 붙는다.
 
태양광 산업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이 제도의 적용 범위에 들어왔다. 우선 지난 2월27일 시행령 개정으로 탄소 2등급 이상 태양광 모듈 기술이 신성장·원천기술에 신규 반영되면서 올해 1월1일 투자분부터 소급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이어 지난 4월14일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탄소배출량 655kg·CO₂/kW 이하라는 구체적 인정 기준이 확정되며 제도가 완성됐다. 이로써 저탄소 모듈을 생산하는 제조 공정은 물론 해당 모듈로 지은 발전소 설치 비용까지 공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생산설비에 해당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투자세액공제를 받고 있는 설비에서 생산된 물량은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배제된다.
 
다만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예외 절차를 두기로 했다. 기업이 사업 특성에 따라 유리한 제도를 고를 수 있도록 기존에 적용받던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취소한 뒤 국내생산세액공제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신규 설비 취득이나 증설 등 투자가 활발한 기업은 투자금액 기준인 통합투자세액공제가, 반대로 설비투자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 생산·판매량이 많은 기업은 생산량 기준인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유리할 수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후자에 가깝다. 생산 거점이 충북 음성공장 한 곳으로 대규모 증설이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유형자산 취득액은 2억원으로, 연결 매출(1599억원)의 0.13%에 그쳤다. 전년 동기 75억원과 비교하면 96.9% 급감한 수준이다.
 
기존 설비의 노후화 속도와 견줘도 투자 강도는 낮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 감가상각비는 25억원으로 신규 투자액이 감가상각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설비가 장부상 소모되는 규모만큼도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연간 기준으로 봐도 CAPEX는 2023년 84억원, 2024년 117억원, 2025년 123억원으로 연평균 108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연평균 매출 4870억원의 2.2%에 불과하다.
 
이렇듯 투자보다 생산·판매가 앞서는 구조라면 생산량에 비례해 공제가 붙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쪽이 실익이 클 수 있다. 다만 공제 대상 품목과 공제율 등 세부규정은 내년 2월 시행령 개정에서 확정될 예정으로 현시점에서 전환의 유불리를 확정하기는 이르다. 회사가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어느 규모로 적용받아 왔는지, 이를 취소하고 전환할 실익이 있는지는 시행령 윤곽이 드러난 뒤에야 판단이 가능할 전망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생산설비에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국내생산세액공제는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적용 방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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