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CB 줄줄이 무산…코스닥 벌점 급증에 상폐 압박
유증 철회 14곳 그대로…복수 공시 번복은 증가
코스닥 벌점 50% 늘어…누적 10점이면 실질심사
공개 2026-08-07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05일 17:4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가 번복하는 상장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유상증자 철회에 더해 전환사채(CB) 발행과 경영권 변경까지 연쇄적으로 무산되는 사례가 늘면서 불성실공시법인 벌점이 크게 높아졌다. 공시 신뢰 훼손에 더해 누적 벌점 강화와 상장폐지 제도 개편까지 맞물리면서 한계기업들의 유동성 위기 현실화와 시장 퇴출 시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난 7월부터 공시 위반에 따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반복적으로 자금조달 계획을 뒤집은 기업의 상장유지 부담도 커졌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유증' 공수표에 벌점 총합 '83.5점' 폭등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유상증자 결정 철회(공시 번복)’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코스피·코스닥 기업은 총 14곳이다. 코스닥 기업 12곳(중복 기업 1, 코스피 기업 2곳이다. 지난해 동기간 지정 기업 수와 동일하다. 제재금 총액은 2억 9400만원으로 전년(3억 2000만원) 대비 소폭 줄었으나 벌점 총합은 65점에서 83.5점으로 대폭 늘었다. 유상증자 철회 외에도 지정 사유가 여러 건인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유상증자 철회 등 공시 번복 사유가 발생하면 즉시 해당 기업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처분을 내리며, 사후 심사를 거쳐 고의성이나 중대성이 인정될 경우 단 1회의 철회일지라도 벌점 부과 및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결정을 확정하고 있다.
 
벌점은 위반 동기, 위반 내용의 중요성,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 시가총액 규모 등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제재금의 경우 코스피는 상한액 최대 10억원, 코스닥은 최대 5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기업은 해당 벌점 부과일로부터 과거 1년 이내의 누적 벌점이 10점 이상이 되는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가 진행된다. 벌점이 누적되지 않았더라도 기업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일 경우 관리종목 지정 단계 없이 즉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도록 최근 규정이 신설됐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올해 유상증자 결정 철회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코스피 기업은 이엔플러스(074610)제이알글로벌리츠(348950)다. 이엔플러스는 지난 2023년 8월 공시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3년도 더 지난 올해 6월 철회해 벌점 4점을 부여받았다. 대상자를 수차례 변경한 뒤 최종 결정한 조합마저 납입기일까지 12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다.
 
이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올해 1월 결정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지난 2월 철회해 제재금 800만원을 받았다. 이 기업은 반기보고서 기준 전자단기사채(400억원)에 대한 사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하고 자율구조조정(ARS) 프로그램을 개시한 상태다.
 
CB·경영권까지 연쇄 무산…코스닥 벌점 50% 증가
 
코스닥 기업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해 유상증자 결정 철회로 불성실공시기업에 지정된 코스닥 기업은 중복 지정된 한 곳을 제외하면 12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1건)보다 1건 더 늘었다. 제재금 총액은 2억 8600만원으로 전년보다 9800만원이나 불어났고, 벌점 총합은 79.5점으로 26.5점 큰 폭 증가했다. 지난해 코스닥 기업 지정 사례는 대부분 유상증자 철회 한 건에 집중됐다. 그러나 올해는 전환사채(CB) 등 다른 자금 조달 철회도 맞물리며 가중 패널티를 받은 기업들이 늘어났다.
 
예로, 코퍼스코리아(322780)는 올해 1월 유상증자 및 제5·6회차 CB를 모두 철회해 제재금 3000만원을 부과받았다. 행위 대상자가 납입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퍼스코리아는 지난 6월 다시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 상황이다. 이어 핀텔(291810)도 지난 4월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모두 철회했다. 최대주주 변경 계약의 잔금이 지급되지 않아 주식양수도 계약 자체가 해제되자, 경영권 변경을 전제로 했던 자금 조달도 연쇄적으로 무산되면서다. 핀텔은 현재 시가총액 200억원 상태가 30매매거래일 이상 지속돼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제기된 상태다.
 
다원시스(068240)는 지난 3월 유상증자 결정 철회를 결정한 이후 납품 계약 네 건까지 줄줄이 차질을 빚었다. 또 4월엔 사채 원리금도 미지급하며 지난 6월 결국 벌점 24.5점과 제재금 5000만원을 한 번에 부과받았다. 매출 감소와 영업 적자에 허덕이던 다원시스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매매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기업이 추후 자금 조달을 추진할 때는 제도적·법적으로 강도 높은 제약이 따른다.
 
최근 3년 이내 공시 위반으로 제재를 받으면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대기 시기가 연장될 수 있다. 공시위반 벌점 등으로 인해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재무 악화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들은 취득한 주식을 6개월 동안 매도하지 못하고 의무 보유해야 한다. 이 경우 신규 투자 유치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최종 지정되면 매일 발행되는 증권시장지와  HTS/MTS 시세표상 종목명 옆에 '불성실공시법인'이라는 낙인이 최소 1주일에서 최대 1개월간 강제 표기된다. 공시 위반 지정 사유와 누적 벌점 등은 전자공시시스템에 1년간 상시 게재되므로 향후 유상증자 공모 진행 시 청약 미달 및 주가 급락 등의 패널티를 맞을 수 있다.
 
자금조달 막히고 상장폐지 코 앞으로…상장사 수난시대
 
올해 들어 기업들은 유상증자뿐 아니라 전환사채(CB) 발행까지 잇따라 철회되면서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자금줄이 막힌 기업들은 경영권 변경, 공급계약 등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잇따르며 가중 패널티를 맞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공시 신뢰가 흔들릴 뿐더러, 패널티를 받은 한계기업들의 유동성 위기와 상장폐지 결정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들이 제3자 인수 대상자의 납입 능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자금 조달 공수표를 남발한 점도 문제지만, 금융당국이 주주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현미경 심사를 강화하며 자금 조달 문턱을 높여 놓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및 공시 신뢰 혁신 방안 후속 조치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실질심사 요건인 벌점 기준을 15점에서 10점으로 강화 조정했다. 올해 유상증자 철회 등으로 추가 벌점을 받은 기업 가운데 과거 벌점을 합산한 최근 1년 누적 벌점이 10점을 넘긴 기업은 아이톡시(052770)·엑시온그룹(069920)·다원시스·인크레더블버즈(064090)·KD(044180) 총 5곳이다.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가 기존 예상 50곳 내외에서 최대 220곳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은 상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누적 벌점 10점 초과 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을 확인한 날부터 15영업일 이내에 해당 법인이 실제로 기업심사위원회의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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