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성과급 전쟁이 남긴 숙제
노사갈등보다 더 부각된 노노갈등
성과급 갈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
문제 해결 위한 사회적 합의 필요 시점
공개 2026-05-27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7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005930)의 2026년 임금·성과급 잠정합의안이 27일 오전 10시 조합원 찬반투표 마감을 앞두고 있다. 투표 대상 선거인은 5만7302명으로, 26일 오전 기준 투표율은 이미 90%에 육박했다. 업계에서는 잠정합의안 통과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000660)에서 시작돼 삼성전자로 번진 반도체 성과급 논란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적지 않은 숙제를 남겼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먼저 노사갈등에 이어 노노갈등이 새로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노사갈등이 우리사회의 가장 큰 갈등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 성과급 논쟁에서는 노노갈등이 더 크게 부각된 상태다. 노사 합의안이 노노갈등에 의해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기업 내에서도 각자 입장에 따라 만들어진 노조 간 갈등이 극명하게 표출됐다.
 
삼성전자에는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동행노조 등 3개 노조가 있다. 처음에는 이들 3개 노조가 같이 공동교섭단을 꾸려 사측과 임금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노조원들이 많은 동행노조가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동교섭단을 탈퇴한 바 있다.
 
특히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DS 부문 직원들은 약 1억 6천만원에서 6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지만, DX 부문 직원들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동행노조는 법원에 찬반 투표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노조는 가처분 신청뿐 아니라, 투표 무효 소송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비메모리 사업부 분사론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여기에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삼성전자로 번진 성과급 논쟁이 반도체를 넘어 자동차·조선 등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우리 사회에 새로운 임금 갈등을 촉발시키고 있다. 이익의 일정 비율을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이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005380)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HD현대중공업도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사이클에 영향을 받는 반도체 사업도 문제긴 하지만, 아직 외부 변수가 많은 산업까지 고정비 성격의 성과급이 결정될 경우 산업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기업의 주인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다.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에 대해 노조가 기업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현재 이재명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상법 개정 등도 사실은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한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개선 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렇듯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쟁은 단순한 임금 협상의 차원을 넘어 기업 경영과 주주가치, 노조 간 형평성, 나아가 산업 경쟁력까지 흔드는 사회적 이슈로 번지고 있다.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조직 내부의 형평성과 주주의 권리, 기업의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하지 않는다면 갈등은 언제든 다시 반복될 수 있다.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제는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그 결실을 누구와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차근차근 만들어가야 할 때다.
 
최용민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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