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의 리더십 교체…NE능률, 이정진 원톱 체제로 전환외형 키웠지만 이익은 흔들…이정진 대표 수익성 이력 재조명본업 역성장에 적자 부담까지…구조 전환 성과는 아직 불확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NE능률(053290)의 단독 대표에 오른 이정진 대표의 과거 수익성 관리 이력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에스티유니타스 재직 당시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플랫폼 확장을 통해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불안정한 성적표를 남겼다. 당시 회사 매출은 약 5배 커졌지만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고, 2018년에는 5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본업이 역성장 국면에 들어선 NE능률 입장에서는 외형 확장형 리더십보다 수익성 방어 능력이 더 절실한 상황이다. 이 대표 체제는 출범과 동시에 실적 회복 능력을 검증받게 됐다.
내부 출신서 외부 전략통으로…출판 중심 성장 한계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NE능률은 기존 주민홍 대표 단독 체제에서 주민홍·이정진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올해 3월 주민홍 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이정진 단독 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NE능률이 처한 사업 환경과 맞물려 해석한다.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던 주민홍 전 대표는 NE능률의 최대주주인 hy(한국야쿠르트) 출신이다. 지난 2009년 NE능률에 입사한 뒤 출판사업본부장, 콘텐츠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주 전 대표는 영어출판, 교육교재 등 NE능률의 기존 사업인 BM(출판·학습지·교재 유통) 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안정적 운영만으로는 외형 축소를 막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NE능률의 핵심 기반인 출판·교재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압박을 정면으로 받고 있다. 교재 판매량과 학습지 수요가 줄어드는 시장에서 기존 방식의 효율화만으로 성장성을 되살리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의 등장은 이 같은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외부 수혈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와 교육 플랫폼 기업 에스티유니타스 대표를 거친 투자·플랫폼 전문가다. 특히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에스티유니타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영단기', '공단기' 등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M&A와 플랫폼 확장을 주도했다.
출판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NE능률이 플랫폼과 투자 경험을 가진 외부 전략가를 단독 대표로 세운 것은 사업 전환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NE능률의 현재 체력은 단순한 외형 확장보다 손익 개선을 먼저 요구하고 있다. 회사의 외형은 4년째 축소되고 있으며, 핵심 사업인 출판사업 매출도 3년째 하락세다. 출판사업 매출은 2023년 742억원, 2024년 668억원, 지난해 565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1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이 더 이상 성장판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 대표 체제는 성장 전략과 수익성 회복을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정진 체제 에스티유나타스, 4년 연속 적자 행진
이 대표의 과거 성장 방식이 NE능률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가 수장으로 있던 시절 에스티유니타스는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2014년 836억원이던 에스티유니타스의 매출은 2018년 4172억원까지 급증했다. 4년 만에 외형이 약 5배 확대된 것이다. 2014년 '스카이에듀' 인수를 시작으로 2017년에는 미국 교육기업 '프린스턴 리뷰'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확장에도 나섰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 가운데 드물게 단기간에 외형을 키운 사례로 거론된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수익성은 곤두박질쳤다. 영업이익은 2014년 8억원에서 2015년 30억원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한 이후 2016년 마이너스(-)14억원, 2017년 -28억원으로 적자 행진했다.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구간과 맞물려 본업 수익 기반이 무너진 셈이다.
순손실 또한 외형 성장의 정점에서 극대화됐다. 에스티유나타스 당기순손익은 2014년 10억원을 기록하고 2015년 -396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적자 규모는 해를 거듭할 수록 커졌다. 2016년 1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회사는 2017년 154억원, 2018년 5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과 비교하면 4년 새 500배 이상 적자가 급증한 것이다. 에스티유나타스는 이정진 대표가 수장으로 있던 5년 동안 첫해를 제외하고 매년 손해만 봤다.
이 대표의 관련 이력은 NE능률의 변화 전략에도 의구심을 품게 한다. 현재 NE능률은 출판·교재 중심 사업에서 에듀테크·플랫폼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확대돼 단기간 실적 반등이 요원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NE능률은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NE능률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한 -121억원으로 기록됐다. 회사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1분기 4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회사는 총판 거래처에 대한 채권·재고관리 정책 변경에 따라 기존 출고 제품의 반품이 일시적으로 집중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온라인 교육 플랫폼 사업인 '맘챌'과 영유아 교재 사업인 '아이챌린지·키즈' 부문의 단계적 종료를 진행 중인 점 또한 주요인이라고 언급했다.
NE능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정진 대표는 ST유나티스에서 공단기, 영단기 등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등 빠르게 회사를 키워낸 경험이 있고, 특히 에듀테크를 선도적으로 운영해왔다"며 "NE능률도 상당히 오랜 기간 운영해 온 회사라 기존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어 여기에 플랫폼 전략을 혁신적으로 붙여 AI시대에 성장하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