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가 영업 확대 과정에서 신계약비를 과도하게 책정하면서 그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특히 현행 회계인 IFRS17 체계서 더 속도가 붙었는데, 보장성보험 판매가 중요해지고 사업비 이연 인식에 대한 회계 이점까지 반영됐기 때문이다. 신계약비 증가에 따른 후폭풍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IFRS17 타고 신계약비 급증…영업비용 확대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계약비는 34.4조원으로 전년도 30.1조원 대비 14.3%(4.3조원) 증가했다. 22개 생명보험사는 15.8조원에서 18.5조원으로 17.1%(2.7조원), 11개 손해보험사는 14.3조원에서 15.9조원으로 11.2%(1.6조원) 늘었다.
신계약비는 보험사가 신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영업 비용(직접비)이다. 계약 유지·관리에 쓰이는 유지비(간접비)와 함께 보험사 사업비를 구성한다. 신계약비 증감에는 보험 상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의 변화, 신계약 유치를 위한 영업 강화, 설계사 수수료 지급 체계의 변화, 판매촉진비 지급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현행 IFRS17 회계 체계서 비용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제도가 바뀌기 바로 전인 2022년에는 신계약비가 19조원 정도였다.
수익성 핵심 기반이자 장래 미실현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을 늘리기 위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공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신계약비가 과도하게 불어났다. IFRS17 도입 초기인 2023년~2024년에는 생명보험사 중심으로 단기납 종신보험 영업이 활개를 쳤으며, 최근에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제3보험인 건강보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회계적으로는 기존의 IFRS4 체계서 신계약비를 최대 7년 동안 이연하며 상각했지만 IFRS17에서 보험계약 전 기간에 걸쳐 비용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관련 부담이 감소한 영향이 있다. 신계약비 집행을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영업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러한 양상이 지속되면서 비용 확대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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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약비 후폭풍…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확대
신계약비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지만 해당 요인이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부각된다. 이는 보험사가 보험계약 해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쌓아두는 법정준비금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증가하는 것은 보험사가 보장성보험 신계약 판매를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불가피하게 인식하게 되는 부분이다. 계약자가 보험을 중도 해지할 위험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계약비 증가 역시 해약환급금준비금 확대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 규모가 커지면서 영향 관계가 부각된 것이다. 그동안 신계약비를 과도하게 집행해온 결과 비용의 이연과 상각에서 차이가 커졌고 이러한 부분이 결과적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병건 DB증권 연구원은 "IFRS17 이후 잘 드러나지 않지만, 과다한 신계약비 경비 집행으로 이연과 상각 차이 확대는 가속화되고 있다"라면서 "이 부분이 해약환급금준비금 급증으로 나타난다"라고 분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신계약 매출과 보험계약 신계약비 지급 계획에 따라 결정된다"라면서 "건강보험 판매 확대로 인한 신계약 영향으로 준비금이 증가하고 있으며, 신계약비의 경우 그동안 판매한 계약에서 지급되는 판매 수수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