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광고 줄이며 수익 방어…브랜드 경쟁력에 '빨간불'
외형 줄었지만 광고비 20% 절감으로 이익 방어
첫 희망퇴직 후 해외 확장 드라이브…효과는 '미지수'
공개 2025-12-0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7일 17:3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업계 1위 롯데칠성(005300)음료가 외형은 축소했지만 비용을 절감해 영업이익을 늘렸다. 광고선전비를 20% 넘게 줄이고 영업조직을 슬림화 한 것이다. 다만 브랜드 파워가 핵심 경쟁력인 식음료 기업 특성상 비용 절감 중심의 체질개선이 장기적인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회사는 해외 매출 확대와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롯데칠성음료)
 
매출 감소했지만 광고비 줄여 영업익 방어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조7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조1012억원) 대비 0.79% 줄었다. 이번 매출액 하락은 소비심리 위축,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주력사업인 음료·주류 부문이 부진해서다.
 
다만 롯데칠성은 부진한 영업에도 비용을 줄여 영업이익을 방어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79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757억원) 대비 1.99% 늘었다. 매출액이 떨어졌어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판매비와 관리비가 절감된 것이 주요인이다. 롯데칠성의 판관비는 올해 3분기 86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072억원) 대비 4.28% 감소했다.
 
판관비 중에서 가장 크게 줄어든 항목은 광고선전비다. 지난해 3분기 누적 1335억원에서 올해 동기 1047억원으로 21.57% 줄었다. 특히 회사는 올해 들어 꾸준히 광고선전비를 절감하고 있다. 롯데칠성의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259억원)는 지난해 동기(362억원)에 비해 28.45% 감소했다. 분기 기준 상반기(404억원)에도 지난해 동기(552억원)보다 26.81% 깎였다.
 
문제는 롯데칠성과 같이 브랜드 파워가 큰 식음료 기업은 광고가 곧 매출 성장의 핵심으로 작용된다는 것이다. 상품이 소비자 일상과 접점이 크기 때문에 노출 빈도나 친숙함이 구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에 광고비를 줄여 얻는 이익 개선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속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롯데칠성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판관비 감소에 대해 “예전처럼 경기가 좋을 때는 주류 같은 경우에는 영업 상권에서 판촉활동을 하면 소비 심리가 살아나 매출이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워낙 위축되다보니 아무리 판촉활동을 해도 결국은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사들도 판관비를 줄이고 있는 상황일 것”이라며 “경영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희망퇴직·해외 집중…장기 성장 가능성 
 
롯데칠성은 판관비 중 임차료도 지난해 3분기 206억원에서 올해 동기 176억원으로 14.56% 줄였다. 제조업 특성 상 임차료는 대부분 물류창고나 영업소 등의 임대료에 해당되며 고정비 성격이 강하다.
 
물류센터 임차 비용이 감소하면 제품 재고 관리가 효율적으로 되고 있다는 뜻이지만, 영업소 임대료가 감소한다는 것은 영업조직이 슬림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현재 롯데칠성은 전반적인 내수부진, 고환율 등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 매출 방어에 힘을 쏟고 있다. 따라 임차료 감소 또한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행보로 보여진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임차료 감소에 대해 “경영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고정비 부담도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 저희가 물류 통합, 거점 통합 등을 진행하고 있어 임차료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은 주력사업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맥주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34.44% 급감했다. 최근에는 크러시·클라우드 등 생맥주 제품 2종 운영을 종료하기도 했다. 또 탄산음료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4.32% 감소했다.
 
회사는 대대적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창사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국내보다 해외 매출에 비중을 옮기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인력을 줄이거나 국내 캐시카우 육성에 좀 더 주력하지 않는 경영전략으로 장기적인 효율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희망퇴직 등 전반적인 체질개선 방향에 대해 “(장기적인지 일시적인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주류 실적이 크게 줄어든 부분은 포토폴리오 내실화를 하며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라며 “순하리, 새로 등은 해외에서 현지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고, 순하리의 경우 9개 맛을 출시할 정도로 수출을 많이 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매출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릴 계획도 갖고 있어 해외 비중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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