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의 계산된 손절…500억 잃고 7058억 부담 넘겼다
매각대금 투자액 밑돌아…언아웃으로 추가 회수 여지
순차입금 6000억원 감소…연 280억원 이자 절감 전망
공개 2026-09-04 06:5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2일 19:0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SK에코플랜트가 SK오션플랜트(100090)를 매각하면서 해상풍력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뗀다. 기본 매각대금 4100억원만 놓고 보면 투자 대비 손실이지만 7058억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 부담에서 벗어나는 데다 순차입금 감소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도 덜게 됐다.
 
서울 종로에 위치한 SK에코플랜트 사옥.(사진=SK에코플랜트)
 
2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1일 디오션자산운용 컨소시엄과 SK오션플랜트 보유주식 2225만 6969주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보유지분 35.62% 전량이며 처분금액은 4100억원이다. 공동투자자로는 오성첨단소재(052420)가 참여하며 거래는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언아웃 조항으로 여지 남겼지만…투자 대비 약 500억 손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11월 해상풍력 시장 진출을 위해 삼강엠앤티 인수를 결정하고 이듬해 8월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2023년 사명을 SK오션플랜트로 변경했다.
 
기존 최대주주가 보유한 구주를 500억원에 인수하고 2926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삼강엠앤티가 발행한 제9회 전환사채(CB)에도 1169억원을 투자했다. 구주와 신주를 포함해 이후 CB 전환을 통해 확보한 주식 2225만 6969주가 매각 대상으로, 총 4595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이번 매각대금 4100억원을 두고 단순 비교하면 투자원금보다 495억원 적다. 단순 수익률만 놓고보면 10% 손실을 감수한 것이다. 투자한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연 0.0%로 발행됐고, 지난 4년간 배당도 없었다. SK오션플랜트는 2023년 575억원, 2024년 164억원, 지난해 378억원의 연결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최근 5년간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계약에는 SK오션플랜트가 거래 종결 이후 특정 실적이나 재무 조건을 달성하면 디오션 컨소시엄이 SK에코플랜트에 추가 대금을 지급하는 언아웃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경남 고성군 양촌·용정지구에서 진행 중인 해상풍력 사업에 따라 손실을 만회할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가 SK오션플랜트를 매각하게 된 배경에는 SK그룹의 전반적인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신축공장 투자에 따른 막대한 이자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신축공장 건설에 따른 총 소요자금은 1조 1530억원이다. 올해 6월 말까지 집행한 금액은 4472억원으로 전체 계획의 38.8%다. 계획대로 사업계획을 마무리하려면 7058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이에 SK에코플랜트는 몸값을 낮추는 대신 매각을 통해 7058억원의 추가 투자금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신규 야드 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실제 생산에는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건설 중인 설비의 장부금액만 4423억원으로 전체 유형자산의 절반에 달한다. 최대주주 차원의 자금지원 부담이 새 주인에게 넘어간 셈이다.
 
 
이자 부담은 덜지만…부동산PF 보증으로 추가 손실 우려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투자원금 미회수보다 매각으로 덜어내는 부담이 더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매각대금 4100억원을 전액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고 SK오션플랜트가 연결 대상에서 제외되는 효과까지 반영하면, SK에코플랜트의 연결 순차입금이 올해 상반기 말 약 3조 9000억원에서 3조 3000억원으로 6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순차입금이 약 6000억원 줄어들면서 이자비용도 감소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의 평균 조달금리는 연 4.7% 안팎으로, 이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 절감액은 280억원으로 추산된다. 향후 언아웃 조항에 따른 추가 매각대금까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면 이자비용 감소 폭은 연간 3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SK오션플랜트 보유주식 전량을 담보로 2500억원을 차입했다. 하나은행에서 빌린 2000억원의 금리는 연 4.807%, 플라잉에코제일차에서 조달한 500억원의 금리는 연 4.340%다. 이에 따른 연간 이자 부담만 약 118억원이다.
 
다만 SK오션플랜트 매각과 별개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에 따른 추가 손실 가능성은 남아 있다. 올해 상반기 말 SK에코플랜트의 도급사업 관련 PF 보증은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사업장의 분양과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시행사가 갚지 못한 채무를 대신 부담해야 한다.
 
특히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 규모는 최근 몇 년간 불어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관련 사업의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지난해 4570억원, 올해 상반기 5059억원의 대손상각비와 기타대손상각비를 반영했다. 이에 건설사업이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별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 1058억원의 영업손실과 189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분 매각대금 유입 효과로 차입금은 일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차입금 이외에도 부채성 자본조달과 도급사업 PF보증 등으로 인한 재무부담이 내재하고 있어, 향후 비주택사업의 추가 손실 발생 여부와 PF우발채무 현실화 수준에 따라 재무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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