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하면서 금리는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같은 금리 상승기라도 업권별 셈법은 다르다. 은행권은 대출금리 재산정 속도가 조달비용 상승보다 빨라 순이자마진(NIM) 개선 기대가 커지는 반면, 저축은행은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부담과 우량 차주 확보의 어려움을 동시에 떠안을 수 있다. <IB토마토>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 엇갈리는 은행과 저축은행의 수익구조를 짚고, 금융소비자의 대출·예금 흐름이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은행권의 수익성 지표가 오를 전망이다.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 금리에 선반영 됐으나, 예금과 대출 금리 간의 속도 차 영향으로 NIM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인상 효과가 곧바로 전 은행의 NIM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반기 금리 상승에 대비해 시장성 자금과 예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은행은 조달비용 부담이 먼저 반영된 만큼, 향후 자산금리 재산정과 조달구조 정상화 속도에 따라 수익성 개선 시점에도 차이가 날 전망이다.
(사진=각 사)
인상 전 시장금리부터 움직였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준 금리는 3.00%다. 지난 7월과 8월 연이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지난 2025년 1월 이후 처음 3%대로 진입했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먼저 움직였다. 금리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면서 인상분이 시장 금리에 선반영 됐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5월부터 예상됐다. 5월 금통위 이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성을 강조한 이후 인상 가능성도 점차 높아졌다. 시장에서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가격 반영이 시작된 셈이다.
국고채 금리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 5월 이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6월8일 3.94%, 7월24일 3.959%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반영된 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인상이 단행된 8월 금통위 이후인 지난 1일 3.878%로 최고 수준을 넘어서지는 않고 있다.
기준금리는 시장금리, 조달비 등을 통해 우리나라 은행 대출 금리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의 수익성을 향상 시킬 것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의 대표적인 상품인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형과 고정형·혼합형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변동형에는 코픽스가, 고정형과 혼합형은 금융채 5년물 등 시장금리를 기본 금리로 정한다.
5대 은행이 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하고 있는 금융채 5년물의 기본금리는 국민은행 4.29%, 신한은행 4.34%, 우리은행 4.34%, 하나은행 4.44%다. 적용 금리는 시장이나 고객의 신용조건, 대출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차감한 금리가 최종 적용 금리가 되는 구조다.
만약 고객이 국민은행에서 주택담보, 주택자금, 비거치식 분할상환으로 신용등급 3등급인 고객이 대출기간 30년을 적용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금융채 60개월, 변동금리를 적용했을 때 적용 가능한 금리는 최저 5.06%에서 최고 6.46%다.
반면 같은 주택담보대출이라도 코픽스가 기준이 된다면 적용 기본 금리가 다르다. 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 상품에 적용되는 신규 코픽스 6개월은 3.18%, 신잔액코픽스 6개월은 2.65%다. 통상적으로 시장금리에는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선반영되고, 코픽스는 후반영되는 특성이 있다.
금융채 금리에서도 시장이 반응했다. AAA등급 5년 만기 금융채 채권시가평가수익률을 봐도 지난 5월부터 등락을 반복했다. AAA등급 5년 만기 금융채 5사 평균 채권시가평가수익률은 지난 5월 4일 4.08%에서 4.5% 사이에서 오르내리면서 지난 1일 4.438%를 기록했다. 채권평가수익률은 채권의 적정 가격을 평가하기 위해 산출한 기준 수익률로, 신용등급과 잔존만기별 대표 수익률이다.
시장금리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금리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면, 국고채 금리, 은행채 금리 등은 미리 움직인다. 기준금리가 통화 정책에 따라 결정된다면, 수요나 금리 전망에 따라 시장금리는 선행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두 달 새 0.5%p가 올랐다고 하더라도 대출금리에 직접 상승분을 더하는 단순 추산으로 대출 금리를 산출할 수 없는 이유다.
대출금리 먼저 반응…NIM 반등 기대
시장이 은행권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대출금리가 조달금리보다 먼저 오르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무조건적으로 NIM을 밀어올린다고 볼 수 없으나 대출금리는 조달금리 대비 앞서 움직인다. 특히 신규 대출은 시장금리나 기준금리 등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반영한다. 기존 변동금리의 경우에도 금리 재산정 시점이 오면 순차적으로 금리 인상분이 적용되는 식이다.
반면 조달금리 주요 항목 중 하나인 예금은 기존 가입 예금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체 조달 비용이 한꺼번에 올라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존 저금리 예금의 만기가 도래하고, 높은 금리 예금으로 갈아타야 조달 비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예금과 대출 금리 변화에 시차가 발행한다는 의미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NIM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것도 이 같은 시점 차이 때문이다. 특히 미리 자금 조달을 한 만큼, 개선세가 도드라질 것으로 내다보는 시선도 다수다.
지난 2분기 말 5대 은행의 NIM의 단순 평균은 약 1.62%다. 가장 높은 국민은행의 경우 1.74%를 기록했으나 직전분기 대비 0.03%p 하락했다. 기업대출 경쟁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비용이 상승했던 탓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1.61%, 농협은행 1.62%, 우리은행은 1.51%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가계대출 총량 목표 규제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중단도 이 달 들어 일부 재개된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완화하면서 실수요자 대출과 집단대출 등에서 대출을 실행할 수 있게 되면서다. 금리 인상분이 반영된 금리로 대출이 실행될 것으로 보여 NIM 상승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리가 올라가는 시점과 보통 예금 금리가 오르는 시점이 달라 은행 입장의 수익성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라면서 "통상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해당 영향은 NIM에 빠르게 반영된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