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7.5조 용인 반도체, 공기 단축 비용 '누구 몫'
용인 1기 잔여 일감 7.5조…Ph-4 공정 초기
공정 만회 위해 레미콘 오후 7시까지 연장 공급
추가 생산·운송비 반영 어려워…업체 자체 부담도
공개 2026-08-31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27일 15:5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SK에코플랜트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가 본격화하면서 공기 단축에 따른 추가 비용 분담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공정 만회를 위해 레미콘 공급시간 연장과 주말 가동까지 논의되면서 생산·인건비·운송비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추가 비용이 공사원가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레미콘 업체가 상당 부분을 떠안을 수 있어 시공사와 협력업체 간 비용 분담 구조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사진=용인시)
 
4조원대 Ph-4 공정 초기…레미콘 연장 공급 논의 중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수행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관련 주요 공사 3건의 올해 상반기 말 계약잔액은 총 7조 50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계약잔액(25조 4900억원)의 29.49%를 차지한다. 지난 4월 착공한 '용인 Cluster 1기 Ph-4 IBL FAB(팹)'의 경우 기본 도급액 4조 1640억원 가운데 완성 공사액이 941억원에 그쳐 초기 공정 단계다. 공사가 본격화면 용인 현장이 회사의 매출 확대를 이끌 핵심 사업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해당 Ph-4 현장에서는 레미콘 공급 시간 한시적 연장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공정 지연 만회 차원이다. 통상 레미콘 업계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급하는 일명 '8·5제'보다 공급 시간을 늘려 공정 차질을 만회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해당 현장의 협력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공기 단축을 위해 PC공법 적용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말 현장 BP 가동을 위해 지역 레미콘 제조사들과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현장과 지역 레미콘 제조사, 믹서트럭 운송사업자 간 입장을 모두 조율해야 하는 만큼 공급시간 확대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장과 협업한 자재 업체 측은 공급시간이 연장될 경우 시간 외 생산에 따른 인건비와 믹서트럭 운송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해당 업체는 공급 시간이 연장되면 레미콘 차량 1대당 최소 150만원의 비용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공급시간이 늘어나면 생산 시설 추가 가동과 인력 투입, 믹서트럭 운행 확대가 뒤따르는 만큼 비용 증가가 불가피해서다.
 
실제 현장에서는 평일 공급시간 연장을 넘어 주말 배치플랜트(BP) 가동 방안까지 논의 중이다. 해당 논의 쟁점으로 향후 공급 확대에 따른 추가 비용을 누가 떠안을지가 부상했다. 해당 비용은 SK에코플랜트 공사원가에 반영되거나 레미콘 제조·운송 단계에서 흡수될 수 있다. 이번 논의 결과에 따라 각 업체의 실질적인 부담은 달라진다.
 
 
 
추가비용은 누가 떠안나…레미콘 공급망의 엇갈린 셈법
 
취재 결과, 레미콘 공급시간 연장에 따른 비용이 곧바로 SK에코플랜트의 공사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레미콘 제조사와 믹서트럭 운송 사업자 간 운송계약이 별도로 체결되고, 운송비나 인건비가 오르더라도 건설사와의 레미콘 납품단가에 즉각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제조사가 운송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은 늘어나지만, 납품가격은 그대로 유지돼 비용 상승분을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흡수한다.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레미콘 제품 가격 및 운반비(수도권 기준) 자료에 따르면 레미콘 가격은 2024년 ㎥당 9만 3700원에서 지난해 9만 1400원으로 2.5% 하락한 반면, 믹서트럭 운반비는 회전당 7만 2430원에서 7만 5730원으로 4.6% 상승했다. 장기적으로도 2009년 이후 레미콘 가격은 약 63% 올랐지만, 운반비는 2배 이상(약 150%) 상승했다. 제품 가격보다 운송비가 빠르게 오르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운송 관련 비용 부담이 누적되는 구조다.
 

레미콘업체로부터 받은 연도별 레미콘 거래가격 및 레미콘운반단가 현황(수도권 기준)
 
레미콘 업계에서는 공급시간이 연장되면 운송기사 인건·운송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해당 비용을 레미콘 제조사가 건설사에 청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제조사는 늘어난 운송비를 운송 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하지만, 건설사에 공급하는 레미콘 가격은 이미 정해져 있어 추가 비용을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것이다. 별도의 비용 정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늘어난 비용 상당 부분을 레미콘 제조사가 자체 부담한다는 설명이다. 
 
용인 현장의 레미콘 공급은 지역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SK에코플랜트는 용인 지역 11개 레미콘 업체 및 운송업체와 협의를 거쳐 현장 내 콘크리트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시설 운영은 지역 레미콘 업체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용인레미콘'이 맡았다. 
 
해당 현장의 레미콘 공급 사정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장에서 공급시간 연장이나 추가 운행이 이뤄지면 인건비와 운송비 등이 추가로 발생하지만 이를 건설사에 바로 청구하기는 쉽지 않다"며 "별도의 비용 보전이나 단가 조정이 없다면 대부분 레미콘사가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에코플랜트 측은 "레미콘 연장 공급에 따른 비용 부담은 개별 계약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레미콘 제조사와 운송 사업자 등 협력업체 간 세부적인 비용 관계까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반면 레미콘 운송사업자들은 제조사 측 주장만으로 비용 부담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믹서트럭 차주들은 차량 구입비와 보험료, 정비비, 유류비 등 운행에 필요한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있으며 건설경기 침체로 운송 물량까지 줄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주장한다. 한 레미콘 운송사업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차주들은 차량 구입부터 보험료와 정비비, 각종 유지비를 직접 부담하고 있다"며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운송 물량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운반비 인상만 놓고 운송사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가져가는 것처럼 보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현장에서는 평일 공급시간 연장뿐 아니라 주말 가동까지 검토하는 등 공기 단축을 위한 레미콘 공급 확대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현장의 협력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공기 단축을 위해 PC공법 적용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말 현장 BP 가동을 위해 지역 레미콘 제조사들과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현장과 지역 레미콘 제조사, 믹서트럭 운송사업자 간 입장을 모두 조율해야 하는 만큼 공급시간 확대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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