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우유청구서)③남양유업, 체질개선에도…흰우유 부담은 그대로
흑자 전환에도 우유 매출 비중 절반
분유·B2B·해외로 원유 활용처 확대
공개 2026-07-22 07:1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20일 18:1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흰우유 소비는 줄고 있지만 유업체들이 원유 구매량까지 그에 맞춰 줄이기는 어렵다. 판매량 감소에도 원유 매입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힘든 구조 때문이다. 결국 팔리지 못한 원유는 재고로 쌓이고, 그 부담은 유업체 수익성을 갉아먹는다. 해마다 '재고우유' 문제가 커지는 가운데 <IB토마토>는 국내 주요 유업체들이 잉여 원유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봤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남양유업(003920)이 한앤컴퍼니 체제에서 흑자 전환했지만, 흰우유 의존 구조와 원유 비용 부담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회사는 제품 다각화와 해외시장 확대로 원유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과잉 원유 해소를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남양유업 전경.(사진=남양유업)
 
실적은 회복세지만…흰우유 중심 구조 탈피 '아직'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 체제 이후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너리스크 해소와 사업 재편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2020년 이후 이어졌던 적자 흐름에서 벗어났다.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252억원으로 전년 동기(2156억원)보다 4.44%(96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7769만원에서 올해 1분기 5억원으로 6.72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2억원에서 63억원으로 5.19배 늘었다.
 
순이익 개선은 본업 회복뿐 아니라 일회성 요인 또한 반영됐다. 전직 임직원의 횡령·배임 사건과 관련해 공탁금을 수령하면서 잡이익이 5억원에서 84억원으로 16.93배 증가한 영향이 컸다. 회사는 해당 공탁금을 특별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며 주주환원 역시 나섰다. 최근에는 약 2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 정책도 펼쳤다.
 
경영 정상화에도 흰우유 중심 사업 구조는 여전하다. 우유류 매출은 2024년 5011억원, 지난해 493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각각 52.60%, 54.00%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도 50.35%(1134억원)로 절반가량을 유지했다. 흰우유 소비 감소가 지속될 경우 시장 변화의 영향을 직접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원유 매입가격 또한 높은 수준이다. 남양유업의 원유 매입 단가는 2021년 키로(kg)당 1067원에서 2022년 1098원, 2023년 1158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2024년과 지난해 모두 1212원 수준을 유지했고 올해 1분기에도 1211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원유가격은 잉여 원유 증가와 시장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최근 동결됐지만,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개년 새 13.59%(145원) 올랐다. 흰우유 소비는 감소하는 반면 원유 조달 비용은 상승하면서 수익성 방어 부담이 커졌다.
 
 
원유 활용도 높이기 '총력'…분유·B2B·해외로 돌파구
 
쿼터제로 인해 원유 구매량을 줄이기 어렵다 보니, 업계는 확보한 원유의 효율적 활용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본다. 이에 남양유업은 단백질 음료와 발효유, 프리미엄 제품, B2B, 해외시장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낸다.
 
회사는 저당·고단백 등 건강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군을 확대 중이다. 발효유 '불가리스',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 가공유 '초코에몽'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한국인 맞춤형 유산균을 적용한 '불가리스 그릭'도 출시했다. 9년 만에 신생아 전용 분유 신제품 3종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분유 시장 공략 또한 나섰다.
 
해외시장 확대 역시 속도를 낸다. 최근 베트남 기업과 약 700억원 규모의 수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몽골 대표 유통기업과도 3년간 100억원 규모의 공급 협약을 맺었다. 
 
기업 간 거래(B2B)라는 새로운 소비처를 확보에도 주력했다. 가정용 흰우유 감소분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믹스커피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다. 푸드서비스(FS) 사업도 카페와 단체급식, 군납 거래 확대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 늘었다. 흰우유 B2B 공급량도 2023년 대비 125% 증가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사는 주요 제품군에서 저당·고단백 등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건강 중심 제품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제품군 다각화와 사업 영역 확대로 원유 활용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과잉 음용유 해소가 기업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원유 용도별 물량 협상에서 음용유를 줄이는 것이 가장 핵심이지만, 당장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낙농가와 유업체간 입장 차로 기업 측에만 유리한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산 원유 소비처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산 원유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카페·베이커리 등 국산 원유 사용처를 늘릴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함께 소비자가 원유 원산지와 가공 방식, 영양 정보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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