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글로벌 성장 속 호주 적자…조용철 책임경영 시험대
호주법인 매출 26% 증가에도 적자전환…판촉비 부담
울워스·콜스 판매 확대…유가·환율에 물류비 상승
조용철 대표 호주법인 겸직…해외사업 책임경영 강화
공개 2026-09-07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3일 15:3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농심(004370) 글로벌 시장이 성장세인 가운데 호주법인은 수익성 측면에서 고전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은 26% 가까이 늘었지만 신제품 출시, 유통채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와 물류비 부담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기존 해외법인 9곳 중 신규 설립된 러시아를 제외하면 적자를 기록한 곳은 호주법인이 유일하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 사장을 호주법인 비상근 임원으로 겸직시켜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그의 호주법인 겸직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조용철 농심 대표가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신라면 출시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 악화…유가·환율 상승에 물류비 부담까지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 호주법인(NONGSHIM AUSTRALIA PTY LTD.)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302억원 대비 25.91%(78억원) 증가했다.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영업손익은 같은 기간 10억원 이익에서 마이너스(-)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반기순손익 역시 7억원 흑자에서 5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호주법인 매출액은 181억원으로 전년 1분기 141억원 대비 커졌지만, 순손익은 2억원으로 전년 분기 3억원 대비 떨어졌다.
 
농심의 해외사업 호조 속 호주법인 실적은 엇갈렸다. 올해 상반기 감사보고서 기준 해외 9개 법인 가운데 신규 설립된 러시아를 제외하면 적자를 기록한 곳은 호주법인이 유일하다. 미국·일본·중국·캐나다·베트남·유럽 등 대부분의 기존 해외법인의 실적 개선과 대조적이다. 러시아 적자는 신규 법인인 데다 전쟁 여파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호주는 기존 시장에서 매출을 26% 가까이 늘리고도 적자로 돌아섰다. 
 
수익성 하락 이유로는 신제품 출시와 유통채널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부담이 꼽힌다. 농심은 최근 호주 법인의 외형 성장을 위해 판촉·프로모션 비용을 투입했다.
 
특히 울워스(Woolworths), 콜스(Coles) 등 호주 주요 유통채널 판매 확대 과정에서 비용이 늘었다. 신라면 브랜드 신제품 출시 또한 비용 증가 요인이다. 매출 확대를 위해 판매·마케팅 비용을 선제적으로 투입하며 외형 성장분이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물류·운송비 부담은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농심에 따르면 올해 호주법인은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물류·운송비 부담까지 가중됐다. 신제품 출시와 판촉 강화에 따른 비용은 성장 투자 성격이 강한 반면, 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호주법인 향후 실적 향방은 판촉·프로모션 등 성장에 투입되는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미·유럽·일·러 이어 호주법인까지 겸직…해외 사업 책임경영 강화
 
농심은 최근 해외에 공을 들이기 위해 조직 변화를 주고 있다. 조용철 대표는 올해 2분기(4~6월) 중 미국·유럽·일본·러시아 법인에 이어 호주법인의 비상근 임원까지 겸직하며 직접 관리하는 해외 법인 범위를 넓혔다.
 
조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동남아 총괄 마케팅팀장, 생활가전사업부 글로벌 사업담당, 태국 법인장 등을 거친 해외 사업 전문가다. 농심에서도 영업 부문장을 지낸 뒤 대표이사에 오른 만큼 해외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가 호주법인까지 대표이사가 직접 관리하는 구조를 택한 것은 해외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법인에 대한 경영진 차원의 관리와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호주법인이 매출 성장과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난 시점에 조 대표가 비상근 임원을 맡은 점은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매출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판촉·프로모션과 물류비 등 비용 구조를 관리하면서 성장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른다.
 
농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조 대표의 호주법인 비상근 임원 겸직에 대해 "해외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해외 법인에 대한 경영진 차원의 관리 및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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