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 7번출구
빚 2천조인데…정부, 대출 문턱 낮춘 이유
가계대출 증가율 1.5%→3%…연간 여력 30조 확대
주택공급·실수요 지원…집값·가계빚 자극 우려도
공개 2026-09-03 21:05: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3일 21:0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우리나라 가계가 진 빚이 20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석 달 만에 25조9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1891조3000억원으로 24조9000억원 늘었습니다. 7월에도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6조2000억원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 4월 올해 관리대상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8월13일 목표치를 3% 수준으로 상향했습니다. 이에 따라 연간 대출 증가 여력은 약 30조원에서 60조원 안팎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정부가 대출 여력을 늘린 핵심 이유는 주택공급과 실수요자 지원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이주비와 신규 주택의 중도금·잔금대출 등이 연간 대출 한도에 막히는 것을 방지하고, 청년과 실수요자의 자금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입니다.
 
주택공급을 위한 금융지원도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합니다. 다만 이는 개인의 주택구매 대출 한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사업장 정상화 등 주택공급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입니다.
 
정부는 대출 총량을 늘리면서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핵심 규제는 유지해 투기성 대출 수요를 계속 관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우려도 나옵니다. 대출 여력이 늘어나면 일부 자금이 주택 구매로 흘러 들어가 집값과 가계부채를 다시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금융지원이 실제 주택공급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반면, 대출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정책의 관건은 대출을 일률적으로 풀거나 조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가계부채와 집값 상승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가계부채가 2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정부가 두 목표를 어떻게 조율할지 주목됩니다.
 
※<합정역 7번출구>는 IB토마토 기자들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입니다. 인물, 경제, 엔터테인먼트, 경제사 등 다양한 분야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이 콘텐츠는 IB토마토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