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양금속(009190)의 소액 유상증자 청약률이 60%를 밑돌며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겼다. 본업이 아닌 곳에 회사 자본이 집중되자 시장이 회사의 자금조달에 의문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향후 추가 자금조달마저 시장의 신뢰를 얻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대양금속)
금감원 심사 없는 소액 유증도 청약 미달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양금속은 지난 1~2일 이틀간 진행한 소액 유상증자 일반공모 청약에서 청약률 56.4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양금속은 2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실제 모인 금액은 11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5월 약 10억원 규모 소액공모에서 278%의 청약률을 기록한 지 불과 석 달여 만에 투자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그간 회사의 투자가 철강사업에 집중되지 않았던 점 등이 청약 미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철강사업이 아닌 외부 지분투자, 부동산 매입 등에 회사의 자본이 집중된 이후 금융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순손실까지 발생했다. 이러한 점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대양금속이 소액 유상증자에 나선 것도 이러한 신뢰 저하와 연결된다는 평가다. 소액 유상증자는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신속한 진행이 가능하다. 게다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소액 유상증자 한도가 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었다.
회사는 본업인 철강사업이 아닌 외부 투자에 자본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실제로 대양금속은 철강사업 투자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설비 등 철강사업과 관련된 유형자산 장부금액은 지난해 말 300억원에서 올 상반기 295억원으로 감소했다. 눈에 띄는 투자가 없었고, 감가상각비 누적에 따른 장부가치만 감소했다. 이번 상반기 건설중인자산으로 분류된 유형자산 장부가치도 4억원에 불과했다.
대양금속의 기계장치 감가상각 누계액은 421억원으로 취득원가(465억원)의 90% 수준에 달한다. 설비 증설없이 기존 설비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상태로 보인다.
생산량은 설비 생산능력의 90%이상을 채웠다. 사실상 설비가 빈틈없이 가동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대양금속은 생산량은 3만 4306톤으로 상반기 생산능력(3만 6000톤)의 95% 수준에 달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설비 투자 없이 기존 설비를 빠듯하게 가동할 경우, 증산 여력과 변수 대응력이 약해질 수 있다.
본업 설비는 제자리…부동산·메자닌 투자 확대
반면 올해 상반기 투자 목적 부동산 규모는 23억원에서 117억원으로 5배 넘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서울 군자동 일대 부동산 매입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해당 부동산은 업무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투자 부동산으로 분류된 점 등을 봤을 때 직접사용보다 임대 비중이 더 높다고 판단된다.
부동산 매입 자금은 제24회 전환사채(105억원)로 마련했다. 전환사채에 포함된 전환권, 조기상환권이 부채로 분류되며 평가손실 28억원이 금융비용에 포함됐다. 올 상반기 회사가 지출한 금융비용은 59억원으로 1년 전 18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투자 지분 평가손실도 금융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대양금속이 보유한 블루산업개발 지분이 주가하락에 따라 평가손실 19억원을 입었다. 블루산업개발은 과거 대양금속이 경영권을 인수했던 영풍제지의 새로운 사명이다. 본업에서는 상반기 영업이익을 냈지만 금융자산과 자금조달 과정에서 발생한 평가손실이 순손익을 끌어내린 셈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 대양금속의 이자비용은 9억 40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억원)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없었다. 상환능력이 크게 저하됐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과거 영풍제지 무자본 M&A 논란 이후 잦은 전환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본업 경쟁력도 살펴봐야 한다. 대양금속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을 늘렸지만, 수익의 질을 가늠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유출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상반기 2억원 순유출에 그쳤던 영업현금흐름은 올해 27억원으로 늘었다. 금융비용 증가가 순손실로 이어진 여파다.
이런 상황에서도 상반기 이후 본업 밖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대양금속은 크라우드웍스 전환사채 인수에 40억원을 썼다. 이에 소비되는 자금은 단기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IB토마토>는 대양금속 측에 낮은 유상증자 청약률에 대한 입장을 물으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